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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현정 Oct 08. 2024

16. 또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_ 진짜 안녕

23년 7/18일

거의 잠을 설쳤다.

위층에서 나는 소리, 아빠 기침하는 소리 등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침대? 의자? 끄는 소리, 쿵쿵 발소리)


아빠는 엘 칼라파테부터 목 상태가 좋지 않으셨다.

그래서 어제 호텔 바로 옆 약국에서 약을 사서 드시고 잠에 드셨는데,

건조한 호텔 때문에 여전히 불편하신 듯했다.  


6시 알람이 울렸다.

살짝 고민을 했지만 운동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에 헬스장을 찾아갔다.

사실, 정신이 힘들 때는 몸을 괴롭히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혼자만의 생각)


엘리베이터 꼭대기 층(그래도 7층)까지 가서 계단으로 한 번 더 올라갔다.

작지만 심플, 깨끗, 있을 건 다 있었던 헬스장.

40분...? 45분...? 쯤 했나 ㅎㅎ

땀만 살짝 내고 내려왔다.


역시나 운동을 혼자 한다는 건 엄청난 마음의 결심이 필요하다.


조식 생각이 크기에 후다닥 내려왔다.

엄마, 아빠는 준비를 끝내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서둘러 씻고 준비를 했다.


8시쯤 조식 먹으러 갔다.

우와~ 비싼 호텔 조식도 좋다.

물론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컵에 티라미수 비슷한 느낌이 나는 것이 있어서 들고 왔다.

그런데 둘세데레체가 층층이 가득 들어있었다.

캐러멜 소스를 한 입 앙- 먹은 느낌?

반도 못 먹었다.

(내가 못 먹을 정도면... 진짜 심하게 단 거다.)


** 빠질 수 없는 커피! 물론 커피 맛은 잘 모르지만 남미의 모든 커피가 다 맛있었다.

이 맛에 돈 쓰지. 이 맛에 호텔 오지.

좋다. 하하 어젯밤 비행기부터 돈이 최고인 것을 마구 느낀다.


조식을 먹고 아르헨티나 돈도 남아서 이것저것 사러 나가자고 했다.

(오늘 브라질로 이동!)

아빠의 컨디션이 무척 안 좋았는지 싫다고 하셨지만, ‘아빠 술 사는 거다. 나가자.' 하고 끌고 나갔다.

근처 마트로 갔다.

아빠는 정말 위스키만 딱 사더니 바로 호텔로 들어가셨다.

컨디션이 매우 안 좋으셨나 보다.


엄마랑 나는 조금 더 구경을 하려고 다른 마트를 갔는데 딱히 살 것도 없어서 호텔로 돌아갔다.

비행기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조금 쉬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가기 위해 나왔다.

공항까지 가는 버스를 환승해야 했기 때문에 버스 환승 정거장까지만 택시를 타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 좋다.

다시 한번 잊고 있던 스카이다이빙이 생각난다.

(어디서든 꼭!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못하니 더 오기가 생기잖아!)

길도 더욱 예뻐 보였다.

공항 가는 길 _ 메시의 나라

그렇게 1시간 20분 정도? 걸려서 공항에 도착했다.

바로 체크인하는 곳으로 가서 줄을 서는데...

우리 가족은 항상 빨리빨리 가기 때문에 늦은 적이 없다.


그런데 이곳 업무 처리 능력 무슨 일일까.

체크인을 기다리는데 여유 따위 없어졌다.

사람이 많지도 않았는데...??

살짝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점점 시간이 임박해지니, 드디어 관리자가 앞으로 나왔다.

'리우행 앞으로 나오세요' 이러면 마음이 급해진다고!

우리 가족은 안 그래도 빨리빨리인데!!

제발 엄마 아빠 앞에서 이런 모습 보이지 말아 주세요!!


돈이 많이 남아서 식당에서 술도 한잔 더하고, 면세점 구경 천천히 하려고 했는데,

무슨... 어휴

기다리다 기다리다 우리 가족이 한 생각은.

'사람 문제가 아니라 이건 컴퓨터가 분명 엄~청 느릴 것이다!' 결론.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정말 한 명, 한 명 처리가 매우 느렸다.


** 공항에서는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여유 시간을 가지고 가는 것으로!  


급해진 마음에 서둘러 출국심사를 마쳤다.

면세 구경을 할 시간도 없어!

이 와중에... 아빠는 화장실 급하다고 가버렸다.


돈은 많이 남았고, 뭐 사야 할지 모르겠고....

술! 일단 술을 사자.

마음이 급하니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달러랑 페소 환산도 잘 되지 않았다.

그냥 눈에 보이는 술 사고, 초콜릿 사고, 계산하면서 핸드크림 사고.

이때 엄마가 비행기 시간 때문에 예민해지셨다.


키위 사이트 예매 취소 사건 영향이라고 본다.

한국은 보내주겠다니깐 ㅠㅠ


'엄마 괜찮아 우리 안 가면 방송으로 부를 거야' 해도 역시나 소용없지.

그렇게 후다다닥 뭐 샀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이것저것 사고 나니 얼추 돈을 다 썼다.


아빠는 화장실 갔다가 길이 엇갈릴까 봐 게이트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서둘렀는데 연착 ㅎㅎ

뭐.. 그렇지 뭐 ㅎㅎ


조금 남았던 돈은 스타벅스에서 빵이랑 커피로 싹~ 끝낼 수 있었다.

또!! SUBE 카드도 싹 털어서 기분 좋았다.

1시간? 정도 기다렸을까,

리우행 드디어 탑승!


라탐 항공은 간식이 너무 맛있고 와인도 줬다!

또 신이 났다.

아빠랑 한 잔씩 크~


엄마랑은 미리 다운로드 갔던 영화 '클래식'을 봤다.

그렇게 3시간이 걸려서 마지막 남미의 여행지인 리우에 도착했다.

(거리는 짧은데 비행기 왜 이렇게 비싼 것이냐)


길고 길게 느껴졌던 아르헨티나가 끝이 났다.

나는 아르헨티나에 버려지길 바랐다.

많은 사람들이 왜 아르헨티나의 매력에 빠지는지 알았다.


그렇지만 리우행 비행기를 타는 엄마, 아빠는 아르헨티나를 벗어나서 기뻐 보였다.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그 표정 ㅎㅎ


스카이다이빙을 하지 못했고,

이과수를 보지 못하는 큰 사건도 있었지만,

완벽했던 빙하 투어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엘 칼라파테 탐방은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아르헨티나 - 한 달 살기도 부족하다.

여유 있는 사람이 되어서 비즈니스석을 타고 아르헨티나로 날아가 한 달? 세 달? 살기를 해야겠다.

언젠가는 꼭!


브라질 도착!!

짐을 찾고 나가서 일단 환전부터 했다.

브라질 헤알의 감이 없어서 일단 50달러만 했다.

그런데 와 물가 미쳤다.


한국이랑 비슷? 하려나... 더 비쌀 수도 있다는 생각...!

30달러가 호텔로 이동하는 택시비로 쓰였다.

아르헨티나에서 비행기로 3시간 날아왔는데...

물가도 3배 뛴 느낌이었다.

30분의 호텔 이동 = 40000원!

(그나마 흥정한 가격!)


** 공항 내에 공식 택시? 보다 입구 쪽 택시 기사들과 흥정을 할 수 있었다.


**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중에는 영어가 가장 잘 통했던 듯!


택시 기사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며, 호텔로 향했다.

날씨는 매우 좋지 않았다.

빵산!

호텔로 가는 길에 빵산을 보았고, 우리 가족은 갈 계획이 없었다.

엄마 아빠 그냥 잘 봐둬~ 별거 없지?


코파카바나 해변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해가 지고 있었다.


좋지 않은 날씨에 해까지 저물어가니 조금 걱정이 되었다.

치안 안 좋기로 가장 유명한 리우의 코파카바나 해변.


택시 기사가 호텔 문 바로 앞에 내려 주는데도 걱정스러웠다.

택시 안에서 돈 결제를 하고, 바로 호텔 로비 안으로 들어갔다.

체크인을 하는 다른 사람이 있었고,

잠시 기다려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의 남미 여행 마지막 체크인.

그렇게 방으로 향했다.


택시 기사가 한 번에 알아들을 만큼 유명한 호텔이었다.

하지만...

체크인을 마치고 들어간 방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창밖의 풍경은 완벽했지만,

습한 날씨 때문에 곰팡이 같은 냄새와 꿉꿉함이 남미 여행 숙소 중 최악이었다.

옆옆이 힐튼이었는데 키위 사이트 사건으로 포기한 게 너무 속상했다.

나 스스로가 어찌나 답답하고 한심스러웠던지.


** 속상한 마음에 내일 숙소를 옮길까 고민을 하며 코파카바나 해변의 호텔을 검색해 보았다.

그렇지만 바다 바로 앞의 호텔들은 방의 습한 상태가 비슷한 듯했다.

(여러 후기 글들을 읽어 보니..!)


돈은 다시 벌면 되는 거고!! 쓸 땐 써야 하는데!!!

엄마, 아빠는 두 번 못 오는 곳인데!!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후회스러웠다.


이러는 와중에 조금 느렸던 체크인과

(달러 계산에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고 다른 사람도 기다려야 했다.)

방 컨디션에 실망한 탓인지, 배가 고프셨는지,

아빠의 짜증이 극에 도달해 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나가는 길에 로비에 물어볼 것이 있어서 잠시 기다리는데,

엄마한테 '일로 와 있어라, 왜 그러고 있냐' 짜증과 명령.

어휴.. 나도 또 짜증이 너무 나서 (순한 양 사라짐 또) 엄마만 감싸고돌았다.


‘배도 고파서 더 그러시는 거겠지’

생각에 얼른 식당을 가려고 했지만 환전을 또 해야 했다.

환전소를 후다닥 찾아야 하는데 이럴 때는 또 보이지도 않아요.

조급하고 화나는 맘을 다스리며 환전을 했다.

(왜 하필 또 환전소 힐튼 뒤에 있는데...ㅠ)


음식점을 찾아갈 마음의 여유는 없었다.

지나가다 보았던 일식집으로 들어갔다.

엄마가 한식을 드시고 싶어 해서 라멘, 우동 종류를 먹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국물 요리가 없다.

또 속상... ㅠㅠ


캘리포니아 롤 2종류와 야끼소바를 시켰다.

밥은 괜찮았지만 양이 조금 작았고, 소바를 라면으로 만들었네...?

그래도 맛은 있었다.

문제는 술이 비싸다.


아르헨티나에서 먹다가 이곳에 오니 비싸서 술도 마음껏 시키지 못했다.

물가가 급 너무 많이 올라버렸다.


그래도 맥주는 시켜야지.. ㅎㅎ

아빠와 나는 맥주 작은 거 한 병씩, 엄마는 음료를 드셨다.

우리 가족의 평화를 위해 짠 ㅎㅎ

저녁을 먹고 마트에서 물, 맥주만 사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치안이 안 좋다는 것을 느꼈다.


노숙자일까...? 난민 느낌의 남자가 우리 가족에게 무슨 말을 하며 다가왔다.

옷도 제대로 입고 있지 않았고, 맨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키가 매우 크고 말랐었다. 무서웠다.


나는 엄마 어깨를 감싸고 서둘러 걸었다.

와 순간 정신이 바짝 들면서 긴장감이 10배는 올라갔다.

치안이 안 좋다고는 하지만, 로비에 물어봤을 때 분명 10시 이전에는 괜찮다고 했었다.

현지인도 이렇게 말할 정도면...


** 호텔로비에 밤에 돌아다녀도 괜찮은지 물어봤었다.

직원은 밤 10시 이후에는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다.

그래 정말 위험한 곳이었다.

남미 여행 전체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느낀 긴장감이었다.


과연 이 도시의 2일을 잘 보내고 돌아갈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브라질 맥주 맛없다! 맛없어!!!!!

파타고니아 라거 가져와라 ㅠ.ㅠ


식당에서 왜 하이네켄, 스텔라 팔았는지 알았다....

브라질 맥주 맛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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