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6일 차의 루틴
하루를 모두 허리재활에 바친다.
차를 오래 타는 건 증상만 악화될 것 같아 설날에도 여전히 집에서 누워있다.
고작 6일 차의 바른생활인데 벌써부터 다시 교대근무하는 게 걱정이다.
지금 생활이 너무 좋다.
다시 쓰레기 같은 패턴으로 돌아갈 텐데.
어떻게 그 속에서 건강하게 살지 고민해 본다.
침대를 벗어나 바로 체중계 위에 선다.
아침 공복 체중을 기준으로 한다.
조금씩 살이 빠지고 있다.
아침 걷기 운동을 하려고 했으나 매번 실패.
걷기 운동 대신 아침을 먹는다.
언제나 그러하듯 양배추를 활용한 음식이다.
후식은 야쿠르트.
밥을 먹고 바로 누울 순 없으니 설거지를 한다.
집밥을 해 먹으니 설거지거리가 매번 많다.
혼자 해 먹는데도 설거지를 이렇게 매번 해야 한다니.
자취생은 고달프다.
간단한 집안청소 후 다시 눕는다.
아마 12시쯤 됐을 거다.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를 한참 본다.
가끔 글 쓸 소재가 생각하면 핸드폰에 적어둔다.
또 넷플릭스를 본다.
글도 써본다.
이것저것 사부작대니 금방 오후 5시.
점심 겸 저녁을 먹는다.
또 양배추요리.
또 야쿠르트.
이렇게 하루 두 끼쯤 먹는다.
저녁식사 후 걷기 운동을 위해 한강으로 나간다.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멀리 있는 건물들이 뿌옇게 보였다.
서울에서 좋은 공기 마실 일은 없을 것 같다.
편도로 20분, 왕복 40분을 걷는다.
이마저도 허리가 아파온다.
시간을 좀 줄여야 하나?
집에 갈 때쯤 되니 해가 저물고 있었다.
이런 날 딱 한강에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수다 떨고 놀면 좋은데.
다음엔 오후 6시쯤 걷기 운동을 나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을 듯.
집에 돌아와 운동한 만큼 누워서 쉰다.
하루종일 반복이다.
살림하느라 활동하거나 서있으면 그만큼 눕는다.
걷기 운동 한 만큼 또 눕는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좀 좋아져라.
이제 뭔가 자유시간 느낌이다.
글을 쓴다.
별거 없는 글들을 적고 브런치 서랍장에 넣어둔다.
허리디스크 책을 읽는다.
오후 11시 취침.
별거 없는 하루의 마무리.
정말 별거 없지만 평온하고 한적하다.
하루하루가 그렇다.
일하지 않는다는 게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
역시 병원은 해롭다.
환자로 다니든 직원으로 다니든 기가 쭉쭉 빨리는 곳이다.
아무튼, 허리디스크 환자의 루틴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