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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도 Apr 26. 2024

무급휴가가 주는 자유와 고찰 (1)

속박을 벗어던진 휴가

전공의 파업, 의료 파업사태로 병원이 뒤숭숭하다.

병원에 갈 일이 없는 사람들은 아마 피부로 와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집안에 한 명이라도 환자가 있는 사람은 이 불편함을 안다.

아는 사람은 너무 잘 알아버리는 병원 생태계.


어쨌든, 이 의료공백으로 인해 전공의로 병원을 굴리는 수련병원들은 난감해졌다.

병원재정이 상당히 빈곤해졌다(고 한다).

결국 남은 병원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신청하라고 권고하기에 이른다.


돌아갈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주는 휴가라니.

1N년간 달려온 인생에 쉼표가 있었으면 하는 찰나.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싶었다.


나는 무급휴가를 가기로 결정했다.


월급을 반쯤 포기하고 가는 휴가다.

무급.

급여 없이 가는 휴가다.


다들 (그리 길지도 않은) 무급휴가를 가기로 결정한 나에게 걱정스러운 시선을 던졌다.

'선생님, 부자예요?'라는 장난스러운 질문도 받았다.

온전한 월급이 없이 어떻게 한 달간의 생활을 유지하냐며 걱정한다.


나는 매번 비슷한 대답을 했다.


'뭐, 어떻게든 되겠죠.'


딱히 모아둔 돈이 있어 믿을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별 생각이 없고 걱정이 없었다.

진심으로.

그저 빨리 쉬고 싶었다.


-다음 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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