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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3일 동안 이루어진 일

믿음으로 했다

by 황인갑

우리 교회는 목포대 근처의 시골교회다. 15명 정도 모이는 노인들만 모이는 보잘것없는 교회다. 집사님이 교회 일을 하다 사고가 나 중단된 후 고민하던 차에 서울 강남교회와 연결이 되었다.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해서 비트비계 5조를 빌렸다. 해제 주님의 교회, 용학교회, 복길교회 장로님이 빌려주었다. 그리고 천정에 전선을 빼서 고정시키고 등을 달곳만 내려놓았다.


서울에서 4분이 오셨고 오후에 한분이 그다음 날 한분이 자가용으로 오셨다. 처음에 인원이 부족하다고 해서 시찰회와 해남에 알렸더니 시찰회와 목회, 해남에서 목사님들이 찾아와 주시고 금일봉과 무화과를 사 오셨다.

천장은 낙엽송으로 붙이고 등을 설치하였다. 밤 12시까지 하고 독수리팀 회장은 새벽 2시 30분에 나와서 일을 했다. 둘째 날은 벽을 편백나무로 붙였다. 서로 나무를 끼워 맞추고 치수가 맞지 않아 여러 번 전기톱으로 잘랐다. 전기톱이라 위험했다. 때로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투기도 했지만 서로 호흡을 맞추어 열심히 했다. 나도 필요한 물건을 갖다 대었다. 대양종합상사 건재사등을 다니면서 물건을 샀다. 해제 목사님의 전기톱을 사용하다 과부하가 됐는지 고무냄새가 난다. 새 기계를 사서 다음 날 일을 했다.

잠은 마을 회관에서 잤다. 불편한 잠자리지만 불평 없이 주무셨다. 우리 교인들이 거의 노인이지만 식사대접을 최선을 다했다. 전어 회무침과 닭볶음탕으로 대접하고 때로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시간이 아깝다고 식당에 가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교인들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식당에 가게 되었다.


건축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체력과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건축도 머리가 좋아야 한다. 내가 편백나무를 올려주었더니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다시 한번 돌려서 한다. 이분들은 거기에 믿음으로 하신다.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이라고 봉사하신다. 서울에서는 사장님인데 현장에서도 이렇게까지 일을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 본업을 마치고 저녁에 노인들의 집을 고쳐주는 봉사를 한다. 자기들은 전문가는 아니라고 하지만 인테리어를 30년 했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정신없이 목숨 걸고 일을 한다. 하루 종일 서있었더니 허리가 아프다. 그러나 내가 주인이기 때문에 그들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볼 때 미안하기도 한다. 목수가 연장을 가지고 가면 하루에 50만 원이고 연장이 없으면 30만 원이라는 말이 있다.


강남교회 담임목사님이 예배시간에 광고를 하였더니 한분이 재료값으로 500만 원을 헌금했다. 마지막날은 강남교회 목사님이 장로님과 같이 오셨다. 장로님은 명동에서 안과의사라 한다. 내 브런치글을 말했더니 당장 구독을 해준다. 우리는 양평해장국을 먹고 사진도 찍었다. 토요일에 교회일이 많을 텐데 오셨다. 금요기도회 끝나고 다음날 아침 6시에 출발해서 오셨다. 갈 때는 오후 2시에 출발해서 저녁 8시에 도착했다. 페인트일을 하신 분이 있는데 우리 교회 담 페인트를 칠해주고 싶다고 한다. 창문을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저녁 늦게까지 하고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가셨다. 교회에서 아내가 현미와 찹쌀 4킬로 2개씩 선물로 주었다. 무화과가 맛있다고 사가지고 가셨다. 마지막 갈 때는 눈물이 나왔고 사장과 포옹을 했다. 저녁 10시경에 출발을 해서 새벽 2시 30분에 도착한다.


우리 장로님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한다. 교회 리모델링을 하고 나니 편벽향 냄새가 진동한다. 3일간의 기적이 일어났다. 오늘 비트비계, 전기톱 빌린 것을 갖다 드렸다. 내일은 데코타일로 바닥을 한다. 그리고 의자를 다시 들여놓고 앰프를 설치한다. 보잘것없는 교회가 이렇게 아름답게 변신했다. 오늘 의자 없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지만 감사히 드리게 되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시간들이다. 교회를 4개 지어보았지만 이렇게 3일 만에 리모델링을 해본 적은 없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늘 강남교회 찬양대 영상을 보니 참여했던 집사님들의 찬양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이 선교팀의 이름은 독수리다. 필리핀에도 가서 봉사한다. 이번에 우리 무안 청계서부교회가 가장 먼 곳이고 가장 큰 규모의 봉사였다. 아내가 낙지를 보내드리기 위해 주소를 물었더니 "저희 독수리팀은 하나님께서 시키신 일에 순종한 것이고 청계서부교회 목사님, 성도님께서는 하나님께만 감사하시면 됩니다. 청계서부교회를 섬길 수 있는 기회 주심에 감사했습니다"고백한다.

데코타일로 바닥
리모델링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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