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막글 발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하다 Jul 12. 2024

주눅주눅

브런치 작가 승인이 되고, 이틀이 지났다. 

그간 두 편의 글을 올렸다. 1일 1 글을 발행했다. (훗~)

발행한 글에 라이킷이 몇 개 찍혔다.


기뻤다.

설렜다.

감사했다.


브런치 세계는 현실처럼 각박하지 않은 것 같다.

나 같은 초급자에게도 라이킷을 준다.

브런치는 참 따뜻한 곳이다.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이 찍어준 걸까 궁금하다.

답방을 하는 게 도리 같다.

라이킷을 찍어준 몇 분의 브런치에 방문했다.


헉.............!!!  (첫 번째 헉)


뭐지? 저 많은 구독자 수는?.....

뭐지? 저 많은 작품 수는?.....


일단 주눅부터 들고 보자.


정말 이런 사람들이 보잘것없는 내 글을 읽은 건가??


뭔가 의심스럽다. 

다른 뭔가가 있을 것 같다.


신입이 글을 발행하면 용기뿜뿜 하라고 라이킷을 찍어주는 매크로가 돌아가는 건가?

아니면, 아무 글이나 라이킷을 찍어서 본인 브런치에 방문하게 하려는 일종의 마케팅인가?

(누가 사실 여부를 알려주면 좋겠다.)


뭐 어쨌건 일단 주눅 든 마음을 바로 세우고,

그분들 글을 랜덤으로 찍어서 조심스럽게 크.. 클릭했다.


숨을 가다듬고 음.. 한번 읽어볼까? 시선을 활자에 고정한다.


헉...!!!! (두 번째 헉)


시작부터 그냥 술술 읽힌다.

재미가  있다!

통찰이 엄청 있다!

리듬감이 끝장난다!

표현력이 어마어마하다!

뭐 이것저것이 다 있다......


흠뻑 빠져 미친 듯이 읽는다.

낄낄거리며 웃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대면서 공감도 한다.

그 와중에 두려움이 밀려온다.


와.. 이런 사람들이 작가라는 거구나...

와.. 이런 게 글이구나....

와.. 여기가 브런치구나...


'주눅'보다 더 큰 단어를 찾아본다. 

내 머리에 그런 단어는 없다.


'주눅주눅'이 든다

'왕주눅'이 든다......


부럽다 저 필력..

탐난다 저 통찰..

멋있다 저 사유..

내 어깨는 한껏 쪼그라든다.


다시 내 브런치로 돌아왔다.

내 글을 읽어본다.


헉...!!!! (세 번째 헉)


차은우를 보고나서 거울을 보는 기분이다.(젠장)



글은 쓰면 쓸수록 는다는 말을 들었다.

막글이라도 1일 1 글을 써보자 계획했다.


계획에 쩍~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과연, 나는 이런 주눅주눅 상태로 계속 글을 쓸 수 있을까?


힘... 내.... 보...... 아 몰라.



20240711





매거진의 이전글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