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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하다 Aug 13. 2024

3. 육종암이 뭐야?

그런데 가슴 한 곳이 묵직하면서 울렁거린다. 


어쩌면 이게 슬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내는 다음 날 수술받았던 병원에서 조직 검사 결과지를 받아왔다.

혹에서 악성종양으로 변신해 버린, 굉장히 어려워 기억하기도 쉽지 않은 생소한 그 녀석의 이름을 알았다. 


"SYNOVIAL SARCOMA.  GRADE 3"

(검사지에 많은 정보가 있었지만 기억나는 것은 이뿐이다. 우리말로는 활막육종암이란다.)


의사는 조직검사지를 건네면서 큰 병원 가서 조직검사를 다시 해봐야 정확하다는 말을 덧붙였다고 한다.


'이 조직검사도 이미 큰 병원에서 한 건데?' 하는 생각이 스치지만 굳이 입밖에 내진 않았다.


위암, 간암, 폐암, 대장암, 자궁암,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암, 뇌종양. 전립선암. 췌장암. 식도암.

그간 내가 들어보던 암의 이름 전부였다. 그런데 육종암? 정말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아내와 난 이제 이 낯선 이름을 상대해야 한다.


회사에서 이 녀석의 정체에 대해 검색해 봤다.

요약하자면 '1~2% 발병하는 희귀 악성종양, 원인 불명


부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하는 내 어설픈 검색은 불분명과 불안 사이만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

큰 병원 가서 정확히 진단받기 전까지 어떤 것도 생각지 말자 마음먹었다.

(당연히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초조함은 날이 갈수록 커져 갔다.)



일주일은 더디게 지나갔고,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외래일은 오늘이 되었다.


아내와 나는 둘 다 휴가를 냈다.

담담한 아내담담한 척하는 나는 이 놈의 낯선 병을 확인하려 낯선 병원으로 향했다.

긴장했지만 긴장하지 않은 척하는 우리는 서로를 보며 애써 웃었던 것 같다.



장례식장 조문이 아닌 진료의 목적으로 이런 대형병원 방문은 처음이었다.


우리는 정형외과 서 00 교수님 예약이었다. 미리 검색해 본 바로는 육종암 분야를 다룰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병원, 세브란스병원, 성모병원, 소위 빅 5 병원과 여기에 더해 원자력 병원 정도가 다 인 것 같았다.


아직 제대로 진단받은 게 아니기에 병원과 교수님 선택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삼성병원은 빅 5라 불리는 최고의 병원이 아닌가.


시간 맞춰 우리는 서 00 교수님 외래진료실로 갔고, 순서를 기다렸다.


"000님, 들어오세요."




쿵쾅거린다.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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