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이자 정신과의사, 심리학자, 철학자]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인문학 강의를 듣다 그의 대표적 이론인 정신심리치료학제 3학파(1학파 프로이트, 2학파 아들러(미움받을 용기) '로고테라피'를 통해서이다. 실존적 공허를 느끼는 나로서는, 로고테라피의 포인트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시련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문구가 마음을 동요케했다. 끌릴 수 밖에 없었다. 이 이론이라면 내 실존적 공허를 야기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의미의 의미는 빅터 프랭클의 논문 18개를 모아 편집한 책이기 때문에 반복되는 내용이 많지만 로고테라피란 무엇인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사실 로고테라피라면 실존적 공허를 앓고 있는 내게 아주 시원한 답을 가르쳐줄 줄 알았다. 막상 읽어보니 로고테라피는 실존적 공허함을 느끼는 이에게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
대신 삶이 무엇인지, 방황이 나쁘고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해준다. 고통을, 헤매임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준다. 내가 지금 헤매이는 게 너무 싫다거나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거나 뒤쳐지는 것 처럼 느껴지는 이에게, 영적(종교적X)용기를 얻고 싶은 자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영적 고통'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순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감사한 분이 해주신 말씀을 더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감히 보태자면, 지금처럼 계속 방황하고 부딪히고 시달리시라고 부탁드립니다. 균형과 조화를 발견하는 때가 반드시 올 거거든요. 파이팅 입니다."
삶은 무조건적으로 의미가 있으며,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것은 병적인 것이 아니라 그만큼 건강하다는 징표라는 것. 8p
이제 인간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무엇에 책임이 있는지 알지 못하며, 때로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조차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대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려고 하거나(순응주의) 혹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을 하려고 한다(전체주의). 17
부메랑이 목표한 표적을 맞히지 못하면 던진 사람에게로 되돌아오듯, 인간은 자신의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의미를 찾는 일에 실패하면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가 스스로를 반추하고 자기해석에 지나치게 몰두하게 된다. 18
궁극적으로 인간은 자기 내면이 아니라 세상 밖에 있는 의미를 실현함으로써 자신을 온전히 실현할 수 있다. 즉 자아실현은 자기초월'의 결과물인 것이다. ....자아실현은 중요한 어떤일에 헌신함으로써 최선으로 달성될 수 있다. ...개인은 가치를 실현하고자, 즉 의미 있는 삶을 성취하고자 열망한다. ....'의미에의 의지'는 다른 어떤 욕구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욕구이며, 모든 인간 안에 존재한다. 19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에 오히려 행복을 얻지 못한다. 행복 추구 자체가 행복을 방해한다. 행복은 추구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오는 것이다. 즉 행복이란 오직 자기초월적 삶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부산물이다. 삶의 의미를 실현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행복은 자동으로 따라오게 되어있다. 그러나 행복을 목표로 하면 할수록 그 목표는 더욱 더 빗나가게 된다. 21
의미는 발견하는 것이다. 주어질 수 없다. ...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오직 온전한 자신의 존재로부터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삶이 바로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인 것이다. ...이른바 삶의 3대 비극인 고통, 죄책감, 죽음 같은 부정적이고 비극적인 것들조차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것으로 바뀔 수 있다. 절망적인 상황에 무기력한 희생자가 되어 갇히고, 바꿀 수 없는 없는 운명에 직면하더라도 인간은 여전히 그러한 어려움을 온전한 한 인간으로서 인간성취로 바꿀 수 있다. 그럼으로써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인간은 삶의 비극을 승리로 바꿀 수 있다. 24-25
의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은 병리적인 것이 아니다. 이러한 노력은 오히려 진정으로 인간적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의미의 좌절은 정신과적 질병이 아니라 영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27 ('영적'이란 인간만의 고유한 차원을 의미. 종교적X)
나는 인간은 가치를 인식하고 실현하는 존재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은 다른 어떤 것을 위해 혹은 누군가를 위해, 즉 어떤 대의를 위해, 자신의 동료를 위해 혹은 신을 위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때에만 오직 자신을 찾을 수 있다. 41
"살아야 할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은 삶의 어떠한 어려움도 견뎌 낼 수 있다"는 니체의 말에는 큰 지혜가 담겨 있다. ...정신건강은 적당한 정도의 긴장에 기초한다. 적당한 정도의 긴장이란 이미 성취한 것과 앞으로 성취해야 할 것 사이의 긴장이며, 이는 내가 어떤 존재인가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 사이의 차이다. ...인간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에게 가치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과 투쟁이다. 즉 어떻게든 긴장을 없애는 것이 아닌 완수되기를 기다리는 자신의 잠재적 의미에의 소명이 필요하다. ...즉 한쪽 끝에는 완수되어야 할 의미가 자리하고 다른 한쪽 끝에는 그것을 완수할 인간이 자리하는, 의미와 인간 사이의 긴장이라는 축에 놓인 영적 역동성이 필요하다. 51-52
영적 역동성에 의해 인간은 강제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끌림을 받게 된다. 즉 인간은 의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닌 존재의미에 대해 삶이 기대하는 것으로 자신의 삶을 채울 것인지를 결정한다. 인간에게는 삶의 의미를 실현할 요구(the call)와 도전이 필요하다. 75
더 나아가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넘어서 '해야하는 어떤 것'을 향해 나아가 수 있는 존재다. 자기 자신을 초월할 때 인간은 자신의 신체적 차원과 심리적 차원을 넘어설 수 있다. 즉 인간은 자신의 신체적 차원과 심리적 차원을 넘어서 진정한 인간의 차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차원을 영적 차원이라고 한다. 78
참된 인간은 마음 상태가 아니라 세상 속 대상에 관심을 갖는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객관적으로 세상 속에 있는 대상을 향해 나아간다. ...신경증이 있는 사람은 1차적으로 자신의 주관적 상태에 관심을 갖는다. 82
마음의 평화도 목표가 아니라 결과다. 인간의 진정한 관심은 자기 자신을 성취하거나 혹은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완수하고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의미를 완수할 때에만 온전히 자기 자신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그래야 자기 성취가 자연스럽게 가능해진다. 따라서 자기성취는 의도를 통해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인 것이다. 83
내적 평화만 추구하려 한다면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그 화살이 돋보기 돌아와 자신의 환경에만 집중하게 된다. 우리는 구체적이고 고유한 개인적인 의미 즉 세상 밖에서 오직 자신에 의해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과제를 잊어버릴 때 인간은 결국 자기 자신과 자신의 환경에만 열중하게 된다. 이렇게 세상 밖에서 성취되기를 기다린 의미와 과제를 향한 목표 지향성이 결여되고 좌절될 경우 자신의 환경이나 조건에 대한 관심은 신경증적인 모습으로 매우 강력하게 드러나게 된다. ... 의미예의 의지란 가능한 최선을 다해 인간존재의 의미를 완수하고 자신의 삶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을 뜻한다. 84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은 인간의 몫이 아니다. 인간은 삶이 묻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즉 삶이 인간에게 질문하고 인간은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인간 존재가 반응해야 한다. 92
만약 인간이 자신의 모든 욕구와 충동을 완벽히 만족시킬 기회를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만일 그런다면 그 결과 인간은 틀림없이 가장 깊은 곳으로부터의 성취감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좌절스러운 내용을 라면의 공허함과 절망스러운 텅빈 느낌 로고테라피의 영어로 말하자면 실존적 공허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앞에서 언급한 의미의 이름이 의지가 좌절되었을 때의 결과다. 102
삶의 사명이란 말에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성취해야 할 삶의 사명이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 인간은 자신만의 기회와 해야 할 일을 가지고 있는 세상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역사를 경험하는 고유한 상품을 짓는 특별한 존재다.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몫이다. 103
책임 있는 선택을 회피하려고 하는 인간의 노력은 결국 헛수고가 되고 만다. 왜냐하면 인간은 어디를 가든 삶의 위기와 냉혹한 삶의 욕구가 왜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냉혹한 삶의 요구란 자기 자신을 넘어선 것에 뿌리를 둔 요구로서 삶을 의미있고 가치 있게 만들라는 그럼으로써 실존적으로 삶에 헌신하란 요구다. 108
유한한 존재인 인간은 결코 완벽하게 자신의 삶의 과제를 완성할 수 없다. 자신이 삶의 과제를 완벽하게 완성할 수 없다는 한계의 짐을 기꺼이 짊어지고자 할 때 그리고 짊어질 수 있을 때 인간은 인간 존재의 유한성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 인간 존재의 유한성을 수용하는 것이 정신 건강과 인간의 성장에 전제 조건이다. 109
삶은 세 가지 방식으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우리는 세상에 주는 것 즉 창조적인 이해를 통해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둘째,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 가치나 자연 그리고 문화에 대한 경험을 통해 의미를 발견할 수 있으며 셋째,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운명적 상황 불치병 수술이 불가능한 암 등의 용기 있게 직면하는 것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136
의미와 가치의 가능성은 만약 실현되지 못하면 영원히 그냥 사라져 버린다는 사실이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자유의 존재일 뿐 아니라 책임의 존재로 봐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합니다. 이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성취하기 위해서 그 순간이 지나면 사라져버리는 삶의 의미를 실현할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166
감각 자극의 부재가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감각의 결핍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미 있는 자극의 부재가 감각을 느끼게 못하게 하는 감각의 결핍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론은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것은 환경과의 지속적인 '의미 있는 접촉'이라는 것입니다. 167
성숙의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실존적 위기는 신경증 같은 병리적 증상을 띠지만 이를 병이라고 진단한 이유는 없다. 어떻게 성숙해가고 있는 모든 것이 병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281
고통이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인간은 고통을 통해 가장 긍정적인 것을 성취할 수 있다. 고통에는 본질적으로 의미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284
사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 너머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이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이며 성취해야 할 의미나 사랑할 타인을 위해 나아가는 존재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항상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존재다. 291
(본 글은 책의 내용을 기억하고자 하며 동시에 추천하고픈 책을 소개하는 글인 관계로 북마크한 문장들이 더 많습니다. 또한 음성인식으로 쓴 글로 검토를 했음에도 오타가 많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