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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아이린&슬기 콘서트 후기: 완벽한 밸런스

레드벨벳 덕후의 아&슬기로운 여름 나기

by 박애주





높아진 낮. 올라간 습도. 아스팔트 온도 50도. 바-바나나 바-바-바나나-나나. 과일 가게 사장님 흥정하는 소리. 보다 커지는 Heartbeat B B B Beat 음악 소리. 나만 모르는 사이 온 세상이 기울고 있었다. 성큼 다가온 여름을 알아차리지 못한 건 변덕스러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내 플레이리스트에 늘 빠빠-빨간 여름 노래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게 다 내가 늦덕이라 그렇다. 덕질이란 사랑의 Start Line에 늦은 것이 나의 Weakness지만, 나는 언제나 이 여름을 사랑했다.



계절보다 마음이 훨씬 빨리 자랐다. 이렇게 뜨거운 세상에서 덕후로 살며 덤덤하게 쿨한 척하는 건 열나게 어렵거나,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차라리 아주 화끈한 것이 좋다. 나의 올여름이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레드벨벳-아이린&슬기의 첫 단독 콘서트, 밸런스(2025 IRENE & SEULGI Concert Tour [BALANCE])와 함께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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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음원 강자이자 '서머 퀸'이라 불리는 레드벨벳(Red Velvet)은 빨간 맛(Red Flavor), 덤덤(Dumb Dumb)으로 대표되는 밝고 강렬한 레드 컨셉의 히트곡이 많다. 하지만 레드벨벳-아이린&슬기, 일명 아슬(I&S)의 디스코그래피에는 고혹적이고 아찔한 긴장감이 있다. 유닛에서 보여준 둘의 케미는 팀 활동은 물론 아이린과 슬기의 솔로 활동과도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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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IRENE)은 작년 Like A Flower를 발매하며 솔로 가수로 데뷔해, 25만 장의 초동 판매량을 기록하며 역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여자 솔로 아티스트 중 가장 높은 음반 판매 성적을 냈다. 10년의 고민 끝에 아이린이 선택한 키워드는 용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늘 옆에서 응원해 준 팬들의 사랑으로 용기를 냈던 아이린은 거창하진 않지만 단단하고 다정한 용기를 나누고 싶다는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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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한 육각형 아이돌, 많은 4, 5세대 후배 아이돌의 롤모델과 최애로 뽑히는 슬기(SEULGI)는 올해 초 가요계 대선배이자 원조 디바 김완선과 Lucky를 발표한 후, Baby, Not Baby로 솔로 2집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상반기 3컴백과 매주 새 콘텐츠가 업로드되는 하이슬기 유튜브까지. 언제나 팬들을 깜짝 놀래키는 슬기를 사랑할 이유는 지금 당장에라도 28 Reasons 보다 더 많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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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돌아온 레드벨벳-아이린&슬기의 미니 2집, 틸트(TILT)는 데뷔 앨범 몬스터(Monster)부터 아이린과 슬기가 아슬아슬하게 대립하며 만든 틈 속에서 균형을 찾으며 성장하는 둘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느덧 유닛 결성 5년 차. 아슬의 첫 단독 콘서트는 레드벨벳 콘서트와 어떻게 다를까. 레드벨벳은 러비(ReVeluv, 레베럽)에게 지루할 틈이 하나 없다.








그치만 들뜨는 기분에 완벽한 날씨라 하기엔 지난 주말은 이제 장마철이라 사실 좀 습하고 더웠다. 오늘부터 진짜 여름인가 보다. 땀이 뚝뚝 났지만 러비들이 준비한 현수막 따라 걸으며 공연장에 도착했더니, 아이린이 광고하는 #아일로(ILO)에서 마그컷 앰플과 애사비 젤리를 역조공했다. 대기하는 동안 다른 러비들이 직접 만든 굿즈와 간식을 나눠줘서 선물도 잔뜩 받았다. 바로 오늘이 내 Birthday 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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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의 수용인원은 약 3천 명으로, 돌출 무대를 어떻게 구성하고 플로어를 좌석(의탠딩)과 스탠딩 중 어떤 방식으로 채울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그동안 이곳에서 참 많은 공연을 봤는데, 아슬의 콘서트는 아이린과 슬기의 상징색인 핑크노랑으로 공연장이 대칭을 이룬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레드벨벳 아이린 슬기 콘서트의 컨셉에 맞게 러비들도 구역을 나누어 앵콜 때 왼쪽은 배주현, 오른쪽은 강슬기. 멤버들의 이름을 외치기로 약속했다. 공연 시간이 다가오니 레드벨벳 조이(JOY)웬디(WENDY)가 중앙 블록으로 입장하며 러비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레드벨벳 멤버들의 여전한 우정을 확인하니 시작 전부터 이미 밸런스가 완성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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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 WE TILIING? 정시에 맞춰 흑과 백으로 대비된 아이린과 슬기가 기울어진 세상을 자각하는 VCR이 나왔고 오프닝 곡은 TILT였다. 이후 Feel Good - Trampoline - Diamond - 놀이(Naughty)의 무대가 이어졌다. 역시 레드벨벳은 수록곡 맛집이다. 공연에 집중하면서도 3센터가 퍼포먼스 직캠을 잘 찍어주길 바랐다. 이 무대는 눈에 담을수록 더 또 갖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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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세션은 슬기의 솔로 앨범 무대로 시작했다. Praying - Dead Man Runnin' - Rollin' - Better Dayz까지. 파워풀한 보컬과 댄스를 선보인 후 소감을 쫑알쫑알 얘기하는 이 슬기는 방금까지 노래하던 그 슬기와 같은 사람이 맞는 걸까. 슬기의 멘트와 무대가 끝나고 공연장이 암전 되더니, 아이린이 의자를 끌고 돌출 무대로 걸어왔다. 레드벨벳 유닛 전설의 시작, 비 내추럴(Be Natural)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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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을 무대에서 보기까지 11년. 그때의 배주현과 강슬기는 오늘이 올 것을 알고 있었을까. 오랜 연습생 생활과 SM 루키즈, 레드벨벳 활동까지. 서로의 용기이자 베이비가 되어 10대, 20대, 30대까지 모두 함께하는 둘의 눈맞춤과 미소에 괜히 울컥했다.



그 담엔 페어 안무가 멋졌던 Irresistible과 아이린이 솔로곡 Strawberry Silhouette - Calling Me Back - Ka-Ching - Start Line을 선보였다. 팬들의 떼창과 응원법이 어우러진 무대였는데, 정작 아이린은 이 곡을 세트리스트에 넣을지 말지 고민했다고 하니, 주변의 러비들이(나 포함)이 모두 놀랐다. 휴, 상상이 현실이 되어서 너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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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3세션은 균열과 무너짐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What's Your Problem? - Heaven - Like A Flower - Baby, Not Baby - Girl Next Door - Monster 무대가 이어졌다. 지난 레드벨벳 콘서트 R to V는 댄서 퍼포먼스로 멤버들의 퀵체인지 시간을 채웠던 것과 달리, 이번엔 한 편의 영화와 같은 몰입감 있는 VCR이 콘서트의 서사를 설명해서 공연의 흐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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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비들이 떼창 이벤트로 미래를 부른 후 착장을 갈아입은 아이린과 슬기가 다시 등장했다. 공연 내내 빛과 어둠, 흑과 백으로 대비되던 둘이 2시간의 공연을 통해 완벽한 밸런스(BALANCE)를 찾은 후에 이어진 무대는 사랑스러운 Jelly. 러비들과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게 올림픽홀을 한 바퀴 돌며 앵콜곡을 불렀다. 나는 이렇게 자기주장이 강한 이목구비와 복근을 동시에 가진 토끼곰돌이를 본 적이 없다.



만약 콘서트에 못 온 러비가 있다면, 앞으로 레드벨벳 콘서트에 김만봉은 물론 체력도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빨간 맛 - 짐살라빔(x4) - Power Up으로 앵콜이 30분이나 되었다. 나는 불미스럽게도 티켓팅을 하루만 성공해서 체력이 남았었는데, 러비들의 짐내림 앵콜 요청이 계속될수록 아이린과 슬기가 무대 위에서 녹아내리는 것이 보여서 순순히 보내줬다. 이번엔 내가 양보했으니까, 다음에 더 큰 곳에서 앙콜콘 하기로 약속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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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아이린&슬기의 콘서트, 밸런스는 TILT의 가사처럼 우리가 완성해 낸 마스터피스였다. 레드벨벳 멤버들 중 가장 닮고 가장 다른 아이린과 슬기는 둘의 차이를 서로의 장점으로 돋보이게 하는 새로운 밸런스를 찾으며 멋진 무대를 보여줬다. We are ALREADY TILTED. 역시 좀 삐뚤어지고 삐딱해야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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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밸런스를 넘어 아이린과 슬기는 다음에 무엇을 보여줄까. 싱가포르, 마카오, 방콕, 타이베이, 쿠알라룸푸르,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 콘서트 투어가 이제 막 시작되었고, 레드벨벳 완전체 컴백이 2025년 4분기에 예정되어 있지만, 나는 벌써 다음이 궁금하다. 이 여름이 내게 줄 감정이 아직 너무도 많다.



늦게 찾아온 여름과 늦은 입덕. 늘 어떤 날짜에 맞춰 의미를 함께 담아 올리던 글이 이번엔 조금 늦었다. 무더위나 장마가 핑계로 참 좋을 것 같다. 나는 그냥 나의 온도와 속도로 이 여름을 사랑하려고 한다. 레드벨벳과 러비. 우리만의 쿨하고 뜨겁고 달콤한 여름 나기는 이제 막 시작이다.



우리 주 오래 며시 함께하자❤




TILT(틸트) - 레드벨벳-아이린&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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