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질투를 모르는 네가
어쩌다 내게만 그 감정을 쏟아낼 때,
작은 틈을 발견한다.
틈은 날숨과 들숨 사이의 정적처럼,
이마에 얹힌 손과 손 사이의 온도처럼
겨우 드러난다.
그 틈에서 무언가 툭 떨어진다.
어느 날 나는 물었다.
너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차가운 유리잔에 녹아내리는 얼음을 바라보았다.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도
시간은 흘러갔고,
잔 속의 물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았다.
나는 너의 질투를 닮고 싶었다.
투명하고도 단단한 그것은
서로를 꿰뚫고
우리를 아프게 할 뿐
결국 어디로도 흘러가지 못했다.
어느새 밤은 깊었고,
틈은 벌어진 채 닫히지 않았다.
내가 모르는 네 마음이 그곳에 있었다.
너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질투라는 감정은
목소리가 아닌 눈빛으로만 살아 있었다.
아무도 읽지 못하는 언어처럼,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심연처럼.
질투는 사랑의 증거였을까,
아니면 사랑을 무너뜨리는 징조였을까.
나는 너를 바라보았다.
너는 고개를 돌렸다.
그 틈은 아직도,
우리 사이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