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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새벽 Apr 05. 2024

소설을 읽는 일이 늘었다

2024.4.5.

소설을 읽는 일이 늘었다. 집중해서 책만 읽는 게 아니라 흘려듣다 보니 내용을 아예 모르는 소설보다는 이미 내용을 아는 소설이나 웹소설 같이 내용 파악이 쉽고 가볍게 읽는 경우가 많다. 그냥 있기 다소 적막해서 노래를 틀어 놓듯이 책을 틀어 두다 보니 가장 적당한 게 소설이었다.


다른 분야 책도 시도해 봤지만 그냥 흘려들을 수 없다는 점에서 다른 일을 하면서 틀어 놓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소설 또한 그런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분야 책은 집중력을 너무 분산시키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면서 듣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흘려들을 수 없고 집중을 뺏는다는 건 그만큼 그 내용이 나에게 가치 있고 필요한 내용이라 내가 주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저 한 순간 재미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유익하고 의미 있는 생산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소비량이 줄어든다는 게 씁쓸하기도 하다.


여러 마케팅 관련 책에서 사람들이 그다지 뇌를 쓰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접근성을 높이고 소비량을 늘리는 데는 얼마나 가치 있고 유익한지 보다는 얼마나 소비하기 쉬운지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창고에 보관되어 쓰이지 않는다면 가치를 가졌다고 해서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선호도가 큰 것들은 대부분 의지가 필요하지 않고, 이해가 필요하지 않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아도 소비할 수 있는 것들이다. 혹은 하루종일 이런저런 일이 치이고 지쳐서 집에 돌아와 눕기만 하고 싶은데도 소비할 수밖에 없는 절박함이나 만족감을 채워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감정과 욕망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가치 있는 것을 만드는 것도, 소비하기 쉬운 것을 만드는 것도 모두 쉬운 일은 아니다. 가치 있는 것을 소비하기 쉽게 만드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우선순위를 굳이 둬야 한다면 소비하기 쉽게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는 게 먼저일지 모른다. 가치를 높이지 않으면 당연히 한계에 부딪히겠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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