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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멍구 Dec 22. 2016

사진작가를 꿈꾸는 우리들의 사연

사진스터디를 시작하는 각자의 사연

친구들과 함께 사진 스터디를 시작하기로 했다.
사진을 시작하는 우리에게는 각자 나름의 사연이 있다.





스물 일곱의 진로 탐색, 문지

어느 여름 날의 문지(T...)


먼저 문지은(이하 문지). 문지는 요즘 우리 중에 가장 바쁘다. 회사다니랴, 이직할 회사의 입사지원서 쓰랴, 연차 쓰고 면접을 보고 다니랴. 불어 스터디 모임과 전화 영어에 연애까지 병행했다.
문지는 취업 이후에도 멈출 수 없었던 진로 고민으로 적성 찾기에 여념이 없는데, 첫 직장의 미술전공출신 회사 대리님은 문지에게 사진을 찍어보는 게 어떠냐 추천했다고 했다. 보고서를 써서 올렸는데, 보고서 내용은 신경 않고 문지가 보고 자료를 위해 핸드폰으로 대충 찍어붙였던 사진들에만 칭찬에 칭찬을 거듭했다는 것. 문지는 자신의 천직이 사진과 관련된 직업은 아닐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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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로써 오래 지켜본 바, 문지은은 고등학생 때부터도 미술적 감각이 두드러지는 친구였다. 뭐하고 먹고 살지 그리 고민하면서 왜 미술로 먹고살 생각은 않는 건지 친구로썬 의문이었다. 문지의 미술적 감각은 사진에서도 필히 발휘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



너의 안목을 썩히지 말아줘, 홍학

문지와 내가 사진스터디를 하겠다 하니, 홍학도 기다렸다는 듯 함께하자 했다.

방원선(이하 홍학. 고등학생 때 정했던 랩네임이다.)은 원래의 꿈이 안타까운 이유로 좌절되고나서, 무언가 시작할 엄두를 못냈다. 그런데 홍학에게 두드러지는 재능이 있었으니, '소비를 안목있게 잘하는 능력'이랄까...? 나를 포함 주변인들은 방원선에게 '콘텐츠가 많은 애' 라며 당장에라도 SNS나 블로그를 시작하기를 여러 번 권유 했다. 홍학은 지금이라도 맘먹고 블로그를 시작해볼까 했다는데, 콘텐츠를 보여주려면 사진 실력이 필히 필요하니 그간 1도 관심없던 사진에 눈독을 들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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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켜본 바 홍학은 한다면 하는 애다. 고등학생 때는 다이어트를 위하 몇 날 몇 일을 옥수수수염차만 먹었고, 왕복 2시간이 넘는 등하교 거리를 걸어다녔으며, 12층 아파트도 걸어 오르내렸다. 때문에 몸은 쇠약해지기도 했다지만 살은 제대로 빠졌다. 홍학은 중학교 때도 같은 반 이었는데, 그 애가 이 애가 맞나 아직도 헷갈릴 정도. 그게 홍학에 대한 가장 큰 인상이었다.
사주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홍학은 쇠 금자가 다섯 개나 몰려있는, 아주 복 많고 돈 많은 팔자란다. 금 다섯 개가 아직은 막혀있지만 곧 굉장히 잘될테니 두고보라고. 비록 그 사주아저씨는 나에게 '청년들의 답답한 마음으로 돈을 버는 현 경제난의 최대 수혜자'라는 수식으로 불리고 있지만, 홍학의 복많은 사주만큼은 맞았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금이 다섯 개 나오는 금광이 여기서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고 있다.



내 월급은 내가 준다, 남멍

PC에 내 사진이 없다. 사진은 우리 시골 강아지 미자>3<


남윤아(이하 남멍)는 하여튼 학창시절부터 찍고 남기는 걸 엄청 좋아했다. 초등학생 때 살았던 아파트를 중학생 때 다시 찾아가 사진을 찍었던 기억, 고등학생 땐 배두나 사진집을 보며 어떻게 하면 이런 사진들을 남길 수 있나 이리저리 연구했던 기억이 있다. 대학생 때 첫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고나서 맨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그 모습을 본 중학교 친구는 "남윤아답다"라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첫 직업으로, 일주일에 한 번은 카메라를 들고 나가 현장 사진을 담아야 하는 사진사 겸 편집기자를 하게 되었을 때 "남윤아랑 짱 잘 어울린다"는 말을 또 한 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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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한 오랜 열정과 경력에 비해선 실력은 아직 쫌.... 다소 형편없지만, 어쨌든 요즘은 문예창작학과라는 과 이름이 무색하게 글보다는 사진으로 더 칭찬을 많이 받고 있는 형국이라 사진에 대한 열정이 보다 강해졌다.



종군 사진작가 지망생, 유령회원 진하

시리아의 어린 아이를 사진으로 담기를 꿈꾸던 진하


마지막으로 김진하(이하 진하. 랩네임은 '낭만'이지만 그렇게 못부르겠다.)

나는 사진모임 첫 오리엔테이션 때 나눌 이야기라며, 진하에게 어떤 사진작가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그랬더니 나온 진하의 칼대답,

"나는 종군 사진 작가." 너무 예상치도 못했던 답변이라 내 친구가 보통 위인은 아니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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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는 공무원 준비 중이다. 공부에 집중해야 하니 평일 모임에는 함께하지 못하고 주말에만 가끔만 만날 수 있겠지만, 마음으로 우리와 함께하는 친구 겸 든든한 유령회원이다.





사연있는 우리들이 모여

사진 스터디를 함께하기로 했다.

나는 우리의 사진스터디의 과정과정을 글로 남겨보기로 했다.

무얼 배운다고 하면 무조건 학원부터 찾게 되는 시대, 스스로 고민하고 알아내고 공부하고 성장하며 우리만의 스타일, 우리만의 철학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모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문지와 홍학에게 우리의 사진 공부 이야기를 블로그에 담는 것에 동의를 구했다.




"너희들의 이야기가 내 블로그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것에 동의 하십니까?"

귀여운 내 친구들은 카톡 캡처에 싸인을 그려넣어주었당. (문지는 라이언이 대필 싸인)




그리고, 여기까진 동의를 구하지 못했지만
이 스터디 모임이 추구하는 것 하나를 정했는데, 바로 '에소테릭'이다.



에소테릭 :
소수의, 비의의,
크게 벌렸을 때 사라지고 마는 진심과 즐거움.


우리가 모두 에소테릭을 즐길 줄 아는 사진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도 우리를 모르더라도,
우리는 우리를 '사진작가'라고 정의하며

이 날들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불안하니?
명성이 없으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까봐?
하지만 비싼 사진을 남기는 삶보다
진짜 네 사진을 이해하는 독자를 만나는 삶이 더 낫지 않겠니?


▽ 에소테릭을 알게 했던 동영상, EBS 지식채널e <사진 강의 노트>

http://www.ebs.co.kr/tv/show?courseId=BP0PAPB0000000009&stepId=01BP0PAPB0000000009&lectId=1047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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