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0318.
도쿄의 밤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항상 추천하는 장소가 있다.
화려한 스카이라인도, 유명 관광지도 아니다. 좁고 낡고 시끄럽고, 담배 연기와 야키토리 냄새가 뒤섞인 골목. 바로 요코초(横丁)다.
'요코초'란 일본어로 큰길에서 갈라져 나온 작은 골목이라는 의미로, 골목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자카야, 바, 식당들이 밀집한 공간을 말한다. 한자를 풀면 横(가로)와 丁(마을, 구역)의 합성어다. 직역하면 '옆으로 난 동네' 정도가 되겠다. 큰길의 그늘 아래, 살짝 옆으로 비껴 앉은 골목길 속 세계.
거대한 마천루의 향연인 도쿄 도심 속 골목으로 발길을 돌렸을 때 펼쳐지는 이질적 풍경은 마치 해리포터가 호그와트 급행열차를 타기 위해 비밀의 문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연결되는 '런던 킹스크로스역(King's Cross Station)의 9와 4분의 3 승강장(Platform 9 ¾)'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요초코를 처음 접한 것은 두 번째 도쿄 출장 때였다. 맨 처음 요코초에 발을 들였을 때의 감각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다는 신주쿠역 서쪽 출구 근처. 현지 업체의 지인을 따라 들어간 곳은 '오모이데 요초코'였다.
골목의 입구는 화려한 신주쿠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허름하고 좁았다. '여긴 뭐지?' 하며 어깨를 비틀어야 겨우 지나칠 수 있을 것 같은 그 입구를 통과하는 순간, 전혀 다른 시간대로 들어서는 기분이 경험한다. 형광등 불빛이 아닌 주황빛 백열등, 반들반들 닳은 나무 카운터, 낯선 사람과 팔꿈치가 닿을 만큼 다닥다닥 붙은 자리. 이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경험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의 '요초코' 사랑의 시작은..
도쿄에서 요코초로 이름난 장소는 꽤 많다.
그중에서도 단연 유명한 곳은 앞서 소개한 신주쿠의 '오모이데 요코초(思い出横丁)'다. '추억의 골목'이라는 이름답게, 2차 세계대전 이후 암시장에서 시작된 이 골목은 어느새 70년 넘는 세월을 품고 있다. 30여 개의 작은 가게가 어깨를 맞대고 늘어선 이 골목은 낮에 보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해가 지고 주황빛 조명이 켜지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 반전 매력이야말로 요코초의 본질이다.
야키토리(焼き鳥) 연기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어디선가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처음 보는 옆 사람과 건배를 나누는 일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공간. 비좁기 때문에 오히려 느낄 수 있는 사람의 온기가 있다.
물리적 거리가 좁으면 심리적 거리도 좁아지는 것일까?
아니면 이 골목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애초에 그런 온기를 찾아온 것일까?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형형색색 인종의 옆 테이블 사람들과 부대끼며 인사를 건네다 보면, 어느새 '이러면 어떠하리, 저러면 어떠하리' 모드가 되고 만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픈 장소 몇 군데를 소개해본다.
1.신주쿠 오모이데 요코초(추억의 골목)
주소 : 1 Chome-2 Nishishinjuku, Shinjuku City, Tokyo 160-0023
신주쿠역 근처에 위치한 일본을 대표하는 요초코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형성된 곳으로 야키토리(닭꼬치)와 호루몬(곱창) 구이 냄새가 가득한 전통적인 좁은 골목이 특징으로, 요초코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만, 최근 워낙 유명세를 떨치다 보니 최근엔 약간의 관광지 같은 느낌으로 변질되어 외국인들이 주로 요초코를 체험하기 위해 들르는 곳이란 느낌이 더 커졌다. 때문인지, 가격도 좀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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