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을 때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으나 좋아하는 일이 없었고, 잘하는 일을 찾아보았지만 잘하는 일이 없었다. 졸업을 앞두어 갈수록 불안이 커졌다. 목적지 없이 바다를 표류하는 배가 되고 싶지 않았다. 푯대가 필요했다. 좋아하는 일도 잘하는 일도 없다면, 해야만 하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눈에 띄지 않고 말수가 적은 아이로 학창 시절을 보내왔기에 나는 나와 같은 아이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들을 만나 대화하며 그들 안에 잠들어 있는 거인을 깨우는 것이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교사가 되기를 꿈꾸었고 결국 교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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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전우익). 읽어본 책은 아니지만 종종 떠오르는 책 제목이다. 이 말이 나를 점검하게 해 준다. 살아가는데 돈이 참 많이 중요하긴 한데,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단 한 명이라도 어제보다 행복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돈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