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리
며칠 전부터 기침을 하던 딸아이
코가 또 뒤로 넘어가는 듯해서 병원을
다녀오고 약을 먹고 있었다.
되도록 찬바람 안 쐬게 하고 학원 갈 때도
조심하도록 했는데 어젯밤 기침이 심해
아침 일찍 병원을 다녀오고 새로운 약으로
바꿔 먹이고 죽 해주니 먹고 잠든 아이
너무 힘들었는지 쳐 저서 자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대신 아파주고 싶었다.
푹 잠을 잤는지 일어나 김에 밥 싸서
먹고 싶다 해서 참치 섞어 김 주먹밥 만들어
먹이고 같이 낱말퍼즐 맞추고 간식도 먹으며 쉬며 저녁 메뉴를 이야기했다.
“엄마 집에 닭 있어? 안심으로.”
갑자기 닭 안심을 찾아 생각해 보니 냉동고에 닭안심을 사다 놓은 게 있는 거 같았다.
다행이다 생각하며 이걸로 뭐 해 줄까
고민하니 딸아이가 먹고 싶은 메뉴를
얘기해서 있는 재료 꺼내 빠르게 준비하고
남편에게 조금만 일찍 와 달라 연락을 했다.
남편과 아이가 함께 하는 동안 저녁 준비를
하며 아이를 살핀다.
천천히 치킨 옷을 입히기 위해 재료를 만들고 튀겨 내니 샐러드로 먹고 싶다는 딸아이를 위해 준비를 하고 파스타도 준비를 해
주었다.
지난번 마트에서 저렴하게 파는 딸기를 넉넉히 사서 만들어 놓은 딸기청으로 에이드도 만들어 저녁 상차림을 해 주니 민 씨 부녀
둘이서 행복해하며 맛있다 노래를 불러 주니 그제야 마음이 놓이며 옆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쉰다.
식사를 하며 딸아이가 이야기를 한다.
“엄마도 아프면 할머니가 이렇게 해줬어?”
“아빠도 아프면 나처럼 그랬어?”
생각해 보니 잔병치레가 많았던 나는
엄마가 모든 걸 다 해주셨다.
입맛 없어하니 좋아하는 전복 내장을
달달 볶아 표고버섯 넣고 전복죽을 꼭 해
주시고 약한 기관지 때문에 이약 저 약
해다가 먹이기 바빴던 거 같다.
아빠. 엄마의 어릴 적 아픈 이야기를 들으며
할머니들도 힘들었겠다. 그런데 감사하다
라며 자신은 엄마가 우리 엄마여서 좋다는 말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쁜 말을 잘하는 아이지만 그 말은 언제나
감동이다.
엄마의 자리…
언제나 꽉 채워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가득한 거 같다.
조금이라도 아플까 옆에서 지켜보고 마음을 쓰고 아픔이 시작되면 조금이라도 더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마음
먹을 때 조금이라도 지켜 봐 주며 부족함이 없는지 살펴보고 물 한 모금이라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살피는 모습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나의 엄마도 나를 그렇게 키우셨구나 생각하며 엄마의 자리가
무거운 자리이고 책임감이 강한 자리임을
새삼 더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괜히 친정엄마가 보고 싶고
미안함도 감사함도 밀려든다.
내 아이가 커가면서 더 많은 세상과 감정을
배우게 되는 듯한 요즘
오늘도 내 아이의 모습 속에서 하나 더 배우며 엄마의 자리를 생각하며 감사한 날이
되는 듯하다.
내일은 엄마에게 전화해 봐야지
그리고 빨리 감기가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