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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일글

운동은 생각없이 하는 것

2023년 11월 20일 하루일글

by 강민경


여러분은 운동 갈 때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가기 싫다’ ‘가서 대충이라도 하고 오자’ ‘근육을 어떻게 해야 키울 수 있나?’ ‘스트레칭을 좀 더 해야 하나?’ ‘오늘 안 가면 체력이 떨어져버리려나’ ‘어제도 갔는데 오늘까지 가면 운동중독이려나’ ‘감기에 걸린 것 같은데, 오늘 운동하면 더 심해지려나?’


운동 전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가지 않을 혹은 가야 할 핑계를 찾고는 하죠. 그런데 운동은 사실 아무 생각 없이 가야 하더라고요.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고, 밍기적대지 않고 바로 일어서서 나서야 하는 거더라고요.


운동이 습관이 된 사람들이라면 생각을 할 필요가 없죠. 어쨌든 결국 운동을 가게 될 거거든요. 어떤 핑계를 대서든 안 갈 이유를 찾지만, 내심 그 이유가 타당하지 않다는 걸 알아서 가게 되는 일이 대부분이고요. 가고 싶은데도 몸 상태 때문에 ‘가지 말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도 결국 가게 돼 있습니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운동이라는 습관이 길들어 있어서, 어떤 핑계든 ‘하지 않은 후회’가 더 매섭다는 걸 압니다. 어차피 갈 거라면 생각을 하지 않는 게 낫잖아요? 어차피 하게 될 거라면 머리라도 덜 써야 에너지도 덜 소모하고, 밍기적거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더라고요.


생각이라는 건 무언가를 신중하게 선택하게 하기도 하지만, 어차피 해내야 할 습관이나 일 앞에서는 안개일 뿐인 것 같아요. 어떠한 결과가 안개 속에 숨어있든, 안개가 걷혀야 그 결과가 보일 거고요. 하지 않아서 생길 후회가 존재한다는 걸 안다면, 행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 여깁니다. 해서 좋아질 결과가 기대된다면 굳이 머리 아플 일을 만들 이유도 없지요. 마땅히 해서 좋을 일 앞에서도 고민하는 게 사람이 쓸데없이 행하게 되는 일 중 하나지만, 운동을 하면서 그런 쓸모없는 시간이 인생의 효율을 떨어트린다는 것을 좀 알겠더라고요. 교훈 같은 걸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냥 생각 없이 뭔가를 한다는 건, 생각 없이 습관 같은 일이 생긴다는 건 건강해지는 일이구나 싶어서요. 너무 많은 생각은 때로는 인생의 안개라 운동갈 때만큼은 걷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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