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마흔하나
작년에 마흔이 되어 떠나려 했던 순례자의 길.
하지만, 히말라야가 너무 힘들어 가지못했던 그 길.
결국 가기로 했다.
즉흥적으로(on impulse, on a whim) 파리행 비행기 티켓을 샀다.
큰 걸 해결하면 작은건 저절로 해결된다고 했던가.
저절로는 아니지만 항공권을 구매하고 나니 나머지는 그 전의 결심하기 전 까지 고민했던 시간에 비하면 일사천리다.
첫 유럽여행(= 첫 해외여행)의 최종 종착지가 파리였는데.
처음 하는 해외여행이라 여유있게 잡았던 일정으로 빠리에서 긴 시간 있게 되었었는데 가지못해 아쉬운 곳들이 떠올랐다.
몽쉘미셸, 그리고 오르셰 미술관.
이 두 곳도 가기로 마음먹었다.
걷는 걸 좋아해 첫날 일정(등산이 있다...)만 제외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싶은지, 남은 삶을 어떻게 채우고 싶은지 생각하며 걷고 싶기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걷고도 싶다.
여행은 준비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했던가 지금 나는 설렌다. 그것만 해도 이미 순례자의 길을 걷기로 한 결정은 잘한 결정인거 같다.
프랑스 길 800km를 다 걷고 싶은데 부르고스까지 걷게 될 거 같다.
진정한 깨달음은 나를 구하러 와줄 타인이 없음을 알게 될 때 온다고 했는데,
나는 여전히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줄 그 누군가를 꿈꾸고 있는거 같다.
아직 가지 않은 곳 중에 여행후기를 쓰고 싶은 곳에 썼던 세 곳이 있다.
그 중에 한 곳을 가게 되었다.
몸 건강히, 그리고 어떤 예상치 못한 행복과 즐거움이 숨어있는 그런 여행이 되기를 바래본다.
안녕.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