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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바람 Sep 07. 2024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계획이 아니라.

feat. 김박사넷 유학교육 밋업 후기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의 유명한 연설의 시작이다. 나에겐 계획이 있습니다로 시작하지 않는다.


당신이 당신의 꿈과 비전으로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다면, 그 계획과 실행을 도와줄 무수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룰 수 있는 꿈과 목표의 크기를 '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오늘(8/31) 나는 30만원 가량의 돈을 내고 미국 박사 유학 관련 모임에 다녀왔다. 


세시간 짜리 모임이었다. (실제로 나는 4시간 가량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돈이 아까웠다. 그래서 여태껏 신청하지 않았다. 3시간인데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아는 내용을 다시 들을 것만 같다는 이유로 계속 신청하지 않았다.


많은 동기부여 영상을 보고, 책을 읽고, 그랬지만 여전히 시간보다 돈을 아까워하는 관성을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았다. 2022년 혼자서 많은 자료조사와 유학을 다녀왔거나, 유학을 가있거나, 미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친구, 선배, 후배들과 이미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생각했다.


많은 돈(비싼 돈)을 쓰며 자기계발 강연이나 1회성 교육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동기부여 영상에서 많이 들었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았다. 나이가 마흔이 넘었음에도 행동은 돈이 전혀 없는 20대의 나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이었다.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왜 진작 듣지 않았을까.


2022년에 듣지 않은게 후회됐다. 그리고 2024년 상반기에 참석하지 않았음이 후회되었다.


내가 아는 말이라도 자꾸 들어야 한다. 유도시합을 나갈 때 코치가 하는 말을 유도선수가 그걸 몰라서 코치가 말하는걸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는 내용이라도 자꾸 들어야 한다.





스포가 될 수도, 영업 방해가 될 수도 있어 주요내용 중 일부만을 아주 짤막하게 남겨보려고 한다.




우선 기본 질문 두가지.


왜 박사과정인가? 왜 미국인가?


이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한다.

물론 내가 해야하는 이유가 아니라 타인이 봤을 때 이유가 되어야 한다. 내가 잘되는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어야 한다.



나만의 스토리라인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걸 증명하는 지속적인 행위가 있거나 있었어야 한다.

30년 지속할 수 있고 세상을 바꿀 비전, 미션이 있어야 한다.


피어리뷰를 받은 경험이 적어도 1회 이상 있어야 한다. 미국 박사과정은 채용과정이다. 프로페셔널함을 입증해야한다. 1년에 1억이상의 투자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연구자임을 입증해야한다.



그리고 최대한 많이 지원해야 한다. 여러분이 지원자들의 평균치의 학생이라면 16%의 확률로 합격레터를 받을 수 있다. 5군데 지원한다면? 10군데를 지원한다면? 15군데라면? 30군데 지원했다면?


컨택메일은 필수다. 교수들은 시간거지다. 시간이 없다. 처음부터 결혼하자고 하는 내용의 컨택메일을 보내서는 안된다. 꼭 필요한 내용만을 간략하게 써서 궁금해 CV를 보내달라는 답장을 받을 수 있도록 컨택 메일을 써야한다. 한 학교에 비슷한 분야에 3~5명 정도의 교수가 있을 것이다. 모두 써야 한다. 자동 필터링이 될수도 있고, 컨택 메일 보내지 말라는 교수도 있겠지만 원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 컨택 메일이라면 답장이 올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커미티에서 지원자들의 SOP를 볼 때 그래도 조금이라도 유심히 보게 만들 확률을 높여줄 수 있다.


직접 만날 수 있다면 직접 만나라. 커피 한잔이라도 할 시간을 만들어 내라. 그게 바로 면접이다. 인터뷰 기회다. 직접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이메일과 Zoom을 쓰는거다.


유창한 영어는 기본이다. 인터뷰를 막힘없이 할 만큼은 해야한다. 토플, GRE 점수를 말하는게 아니다. 회의는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영어를 못하는데 유학을 왜 가는가. 오해는 말기를. 토플, GRE점수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토플, GRE는 나중에 점수를 받아도 된다. 조건부 합격도 많다. 지원분야 Terminology에 익숙해 지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한달에 22달러를 내고 ChatGPT를 쓰지 않는 사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급 어휘, 좋은 어휘를 익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외에도 좋은 이야기가 많았다.


주에 100시간을 공부할 생각이 아니라면 미국 박사 유학을 갈 필요가 없다.


박사 학위를 받아도 지도교수 추천을 받지 못한다면 미국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이다.







"돈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가장 쉬운 문제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어느새 17년차가 되었다. 밋업에서 들었던 말이 크게 공감되었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 나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레버리지 해야한다.


스토리라인은 나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레버리지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


나머지 부분은 레버리지 할 수 있다. 내 돈을 써서 나의 소중한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돈을 써서 만들어 낸 시간을 나의 스토리라인, 30년 비젼, 미션을 생각해 내어야 한다.


밋업을 들으면서 유학뿐 아니라 경력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었음을 깨달았다.


내게 20대는 돈이 없어 너무 힘든 20대였다.


그래서 20대에 이런 모임에 참석해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꼭 들어라.


하나라도 건질 수 있다면 30만원이라는 돈이 아깝지 않다 생각했고, 하나가 아니라 많은 걸 얻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나이가 많이 든 지금, 시간이 더없이, 너무 소중하다. 인생에 아무런 변화없이 시간이 그냥 지나가고 있다고 느껴질 때 마다 답답함 그리고 울적함을 느낀다.


강연? 강의? 모임에 나온 내용의 많은 부분이 담겨있는 책도 시중에 나와있다. 이책을 보고 참석하면 더욱 조않을까 생각 해 본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433900



강연을 들으며 아래와 같은 문장들도 떠올랐다.


"내 꿈과 비젼에 함께 하고 싶게 만들어라. 그러면 꿈과 비전을 이뤄줄 누군가를 찾을 있고, 만날 있게 될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말도 떠올랐다.



너무 힘들게 산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리고 자극적인걸 추구하는 성향같다라고 하시는 분도 계셨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사는게 더 이상 괜찮지 않다. 더는 그럭저럭 사는 삶에 만족하며 살 수 없다. 사실 그럭저럭 만족하지도 않는 삶을 살고 있다.


바뀌고 싶다. 바꾸고 싶다.


안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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