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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하루

일상 속 작은 즐거움

by 조형준 작가

이 날은 2024년 3월 30일이었다. 이때는 네이버웹툰 중 하나인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과 콜라보를 한 지도 약 한 달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그래서 입구 근처부터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과 콜라보를 했다는 게 있었을 정도로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매직 아일랜드로 나가는 구간에는 아주 커다란 공터가 있는데 여기에도 여러 포토존과 세기말 풋사과 보습학원의 로고가 있었다.

첫 번째 어트렉션은 당연히 월드 모노레일이었다. 특히나 매직 아일랜드까지 순환할 때는 재빠르게 움직이는 게 답이다. 대다수의 이용객들은 아트란티스로 가지만 아트란티스는 조금만 늦어도 엄청나게 줄을 서야 하니 차라리 월드 모노레일로 가는 게 답일 수 있다. 그러면 혼자서 월드 모노레일을 탈 수 있으니 이것보다 좋은 것은 없었다. 월드 모노레일은 내게 있어서 롯데월드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어트렉션이자 현재의 내가 유년 시절의 나에게 주는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일찍 가면 두 번은 혼자서 탈 수 있었지만 오늘은 그리 운이 좋지 않아서 내가 타고 나니 이제는 다른 사람과 합석해야 할 정도로 줄이 길어지자 미련 없이 월드 모노레일은 포기했다. 어차피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는 다양한 어트렉션이 있으니 말이다. 이후로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아이스링크를 한 프레임에 담아서 찍었는데 여러모로 어드벤처의 활기찬 분위기와 아이스링크의 시원한 느낌이 잘 살아 있다는 생각부터 했다.

이렇게 해서 사진을 찍고 나서 어드벤처 1층을 찬찬히 둘러봤다. 이런 게 연간이용자만 누릴 수 있는 소소하지만 아주 큰 혜택이었다. 무조건 어트렉션만 타려고 하지 않아도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둘러보며 휴식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그러다 후룸라이드의 1차 낙하 구간으로 갔는데 때마침 비클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 광경을 바로 사진에 담았는데 나의 예상보다 엄청나게 큰 물보라를 사진에 담을 수 있어서 그야말로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후룸라이드까지 찍고 나서 민속박물관 근처에 있는 프랑스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국기가 걸려진 작은 창문도 찍고 나서 매직 아일랜드로 나갔다. 매직 아일랜드에는 월드 모노레일과 가깝게 붙어 있는 시계를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타보면 아주 아슬아슬하게 시계 옆을 지나간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월드 모노레일을 타야 진가를 알 수 있으니 월드 모노레일을 그냥 단순한 전망대로 생각하면 이런 소소하지만 알찬 비밀을 놓치게 된다는 건 분명히 말하고 싶다.

그렇게 매직 아일랜드에서 먹은 간식은 지금은 사라진 TGI Fridays의 원 킬 치킨 콜라였다. BHC의 콜팝처럼 컵 안에 치킨과 웨지 감자를 넣고 그 밑에 콜라를 넣는 메뉴였는데 BHC와 다른 점이라면 소스가 새콤달콤해서 약간 질릴 수 있는 콜팝과 달리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다 먹을 수 밖에 없는 마성의 간식이었다. 그리고 컵에 로티, 로리가 그려진 것도 나에게는 플러스 요소였다.

두 번째로 탄 어트렉션은 자이로스핀이었다. 자이로스핀은 스릴은 가장 약하지만 롯데월드타워를 이보다 가깝게 볼 수 있는 어트렉션은 없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서 탑 하나 주면 자이로스핀은 모자가 잘 날아가기로 유명하다. 나도 그 바람에 몇 만원이나 주고 구매한 모자를 잃어버려서 새로 하나를 더 구매해야 한 것도 엄청나게 강력한 에어타임 때문에 모자가 날아간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무조건 모자를 써야 한다면 모자를 손으로 잡거나 모자가 안 날아가게 해야 한다. 그리고 롯데월드 곳곳에는 조각들이 있는데 이게 은근히 매직 아일랜드의 개성을 한층 강화시켜서 좋았다.

그렇게 자이로스핀을 타고 난 뒤에는 아트란티스의 레일을 사진에 담았다. 레일 자체가 사진으로 담기에도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어드벤처 3층에서는 무언가 비밀을 간직한 듯한 문이 하나 있다. 과연 저 문에는 무슨 비밀이 있는지 상상하는 것만 해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게다가 문이 그냥 대충 만든 게 아니라 마치 수백 년 전에 만들어진 것처럼 잘 만들어졌다는 게 테마파크에 어울리는 특징이 아닐 까 싶다.

세 번째 어트렉션은 자이로스윙이다. 자이로스핀에 비해서는 스릴이 한층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간단히 말해 40명이 동시에 타는 회전 그네다. 그런데 왼쪽에는 석촌호수가 오른쪽에는 아트란티스의 레일과 비클을 볼 수가 있다. 운이 좋으면 아트란티스의 비클에 탄 이용객과 인사도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은 빈 레일만 보게 되지만 진짜 타이밍이 좋으면 가능하다. 이번에도 재빠르게 자리를 선점했으며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도 운이 좋아서 비클에 탄 이용객과 인사도 나눴다. 자이로스윙은 스릴도 좋고 타이밍이 잘 맞으면 마치 히든 미션처럼 숨겨진 요소까지 다 즐길 수 있어서 좋아한다.

자이로스윙까지 타봤으니 잠시 휴식하기 위해서 매직 아일랜드에서 어드벤처로 다시 돌아갔다. 어드벤처와 매직 아일랜드를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에는 월드 모노레일이 매직 아일랜드로 나가거나 들어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데 매직 아일랜드를 표시하는 전광판의 색은 항상 시시각각 변해서 일종의 길잡이이자 하나의 다지인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다리로 나가기 전에 볼 수 있는 매직 아일랜드 지도도 롯데월드를 처음 왔다면 꼭 보면 아주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윽고 오후 6시 정각이 되자 월드 모노레일은 매직 아일랜드까지 순환하지 않고 어드벤처만 한바퀴 도는 코스로 바뀌게 되었다. 이때부터 인파도 빠르게 없어진다. 미리 입구로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매직 아일랜드까지 순환하는 코스를 탈 수 있는 이용객이 다 빠지고 나면 대기시간도 10분 미만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합석 대신 혼자서 탑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밤에 타는 월드 모노레일은 어드벤처의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마니아층이 존재는 하나 매직 아일랜드까지 순환하는 코스에 비해서는 인파가 적을 수 밖에 없다.

이후 탑승한 어트렉션은 당연히 아트란티스일 수 밖에 없다. 아트란티스 자체가 내게 기존과 전혀 다른 신세계를 열어준 롤러코스터이기도 했지만 롯데월드에 가면 무조건 타려고 한 게 아트란티스였다. 롯데월드를 갔다는 나를 괴롭힌 학생들이 항상 말하는 건 아트란티스에 대한 극찬이었다. 아트란티스를 탄 학생 중에서 불만족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점에서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 모두 극찬만 하는지 궁금했는지 직접 타보니 뭔지 단박에 알았다. 롯데월드에서만 탈 수 있고 롯데월드의 노하우가 가득 담겨서 처음 급발진할 때마다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더 탑승하게 되었다.

이후 다시 어드벤처로 가니 후룸라이드의 대기 시간이 표시가 안 된 것을 보고 너무 아쉬웠다. 대기시간이 적혀져 있지 않다는 것은 운영 종료를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입장 마감까지 안 됐다는 걸 알아차리고 바로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입장이 마감되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도 후룸라이드를 못 탈 뻔했던 것이다. 후룸라이드는 꽤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실내에 있는 후룸라이드라서 겨울에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아주 운이 좋게 입장이 성공한 나는 거의 텅텅 빈 대기줄을 걸어서 후룸라이드로 피날레를 장식헀다. 그리고 파라오의 분노가 있는 구간을 사진으로 찍고 나가며 하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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