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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크 Mar 25. 2024

2023년 가을, 청주

박물관과 미술관, 전시관을 좋아하는 나에게 ‘비엔날레’란
좋아하는 조각케이크를 다 합친 홀케이크를 한 번에 먹는 의미를 가진다.    



한 작품 한 작품 꼼꼼하게 감상하는 편이라 비엔날레를 보는 날이면 어김없이 발이 아프고 지친다. 배가 터지도록 케이크를 먹으면 배는 아프지만 만족감은 굉장히 큰 그런 기분이 든다.     


태어났을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 전라북도와 남도 여러 지역에 살아 주로 갔던 비엔날레는 광주였다. 1995년부터 시작된 광주비엔날레는 부모님께서 갈수만 있으면 꼭 데려가 주셨고, 대학에서도 미술대학에 해당하는 학과는 학교에서 지원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줘 익숙하면서도 설레는 곳이었다.      


충청도로 이사와 못 봤던 박물관과 미술관을 많이 찾아보던 중 2019년 비엔날레 광고가 보였다. ‘청주공예비엔날레’였다. 광주비엔날레는 포괄적인 예술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공예라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도시마다 강점을 두는 예술 분야가 있는데 충청도의 경우 도예, 공예와 관련된 전시장과 박물관등이 많이 보였다.      



공예는 여러 예술 분야 중 의식주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에, 광주비엔날레와 또 다른 관점으로 감상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같이하기 때문에 각 작품마다 어떤 공간과 어떤 사람에게 이 작품이 어울릴까?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까? 하며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2019년 처음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를 갔을 때 기억이 좋아 2023년 날이 선선해지길 기다리다가 좋은 날을 잡아 다녀왔다. 주차장이 굉장히 큰 편인데도 주차를 하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많이 걷기 때문에 선선한 날을 모두 기다렸던 것 같다.       



주차장에서 내려와 비엔날레 표를 사기 위해 문화제조창 본관을 향했다. 입구로 들어서기 전에 큰 굴뚝이 있다. 비엔날레 건물은 예전에 연초제조창이었는데 문화제조창으로 바꿔 여러 문화행사 및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굴뚝은 상징적으로 남겨둔 것 같았다.      


표를 사기 위해 오랜만에 들어선 1층은 2019년과 또 다른 모습이었다. 많은 가게들과 멋진 카페로 가득해 식사와 휴식까지 한 번에 다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좋았다.           



본전시가 있는 3층으로 올라왔다. 이번 비엔날레의 제목은 ‘사물의 지도’였다. 슬로건은 ‘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다. 전시를 보는데 전체적으로 ‘시간의 흐름’과 ‘결과와 극복’을 관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공예품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나온 모든 결과 중 자연과 인류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부분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도 있었고, 관념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도 있었다. 때문에 전혀 보지 못했던 소재의 작품들도 많았고 자연에 대한 안타까우면서도 애틋한 마음까지 들게 하는 작품들도 많았다. 생명체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섬세하게 만든 작품들을 보니 멋지고 놀라웠다.      



본전시 외에도 초대국가전과 국제공예공모전까지 정말 알찼다. 엄마는 아빠와 함께 감상하고 나는 동생이랑 감상했는데 공모전 전시까지 보니 다리가 아팠다. 특별전 전시도 있어서 보려고 했는데 발이 아파서 통로에 있는 의자에 앉아 쉬었다. 대부분 다른 사람들도 특별전까지 보는 걸 힘들어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특별전까지 야무지게 잘 감상하고 1층으로 내려왔다.      



부모님은 먼저 다 감상하고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쉬고 계셨다. 너무 집중하며 감상해서 그런지 배가 고파 차와 함께 초콜릿케이크와 작은 빵 하나를 먹었다. 카페가 굉장히 넓었는데 파티션이 많아 사람들이 많이 있어도 부담이 없어 좋았다.        


2019년엔 본 건물 뒤에 있는 동부창고에서도 작품들이 많이 있어 혹시나 싶어 동부창고에 갔다. 동부창고는 카페를 포함해 총 7개의 건물이 있는데 그중 4개의 건물에서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축제처럼 여러 체험 부스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참여하기에 좋은 프로그램도 많았다.


다음 비엔날레도 정말 기대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작품을 구상하고 만들 작가님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야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문화제조창), 보이드맨션(카페)

noki.and.no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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