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소풍 일기장의 시작
ykjmf@
나의 직업이 기자이던 때 사용했던 바이라인(By Line)이다.
바이라인이란 기사의 끝에 붙는 기자의 이름을 말한다. 달리 말하면 본인이 쓴 기사에 대한 책임감의 표현이며 그 기자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사에 입사해 바이라인을 만들 때 꽤 많은 고민을 했다. 단순히 좋은 기사를 쓰겠다는 막연한 다짐이 아닌 객관적이고 공정하면서도 많은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기사를 쓰겠다는 약속을 바이라인에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고심 끝에 만들어진 나의 바이라인은 ykjmf. 아내 이름의 영어 이니셜 yk, 내 이름의 영어 이니셜 jm에 영원함을 뜻하는 forever의 f를 조합했다. 나와 아내의 이름을 걸고 좋은 기사를 쓰겠다는 다짐과 함께 우리 두 사람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인생 소풍'은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 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부분에서 영감을 받았다.
나는 나와 아내가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인생 소풍'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설렘', '즐거움', '행복' 등 소풍하면 떠올릴 수 있는 긍정적인 단어들을 나와 아내의 삶에 있어 최우선 가치에 놓기로 한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갖지 못한 것 또는 애초부터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기 위해 욕심과 스트레스 가득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자.
'조급함', '불안함'이 아닌 '여유로움', '안정감'이란 단어가 우선이 되는 삶을 살아가자. 비록 나의 의지로 이 세상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죽는 날이 아깝지 않도록 즐겁고,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보자. 인생은 즐거운 소풍이니까.
10여 년 전 지역 언론사 기자로 시작한 나는 중앙 언론의 정치부 국회팀장을 거쳐 외교안보부 외교안보팀장까지 차근차근 성장의 계단을 밟아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2020년 4월 24일, 평탄한 길만 걸을 것 같았던 나와 아내의 삶에 엄청난 폭풍이 불어닥쳤다. 그리고 이 폭풍은 나와 아내가 삶에 커다란 변곡점이 됐다.
이 일을 계기로 나와 아내의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했고, 입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빨리', '돈', '성공'이란 단어가 '천천히', '건강', '행복'으로 바뀌게 됐다.
ykjmf@ 인생 소풍 일기장에는 2020년 4월 24일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나와 아내가 겪었던 슬픔과 아픔, 이별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차근차근 극복해 갔던 두 사람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