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써니소리 Nov 02. 2024

시그널에도 도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마음의 짐

시그널을 충분히 줬음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주지 못했다. 계속계속 죄책감이 생기고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다.

설마 하는 마음이 있었고 부모님께 지극정성이며 아이들에게 정말 자상한 아버지였기에 그런 선택을 그렇게 쉽게 할 거라곤 생각을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평소와 다르게 표정의 변화가 었다. 매번 우울해 보였고 눈빛이 달라 보였다. 같이 있는 시간에는 표정 변화가 많아서 알 수가 없었으나 시간이 잠시 비었을 때는 표정에 많은 우울함이 있었다.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을 늘고 무책임 한 표현이 늘어났었다. 아이를 키우는 문제에 대해서도 알아서 되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등 평소와는 다른 표현을 했다. 또한

모든 일에 의욕이 으며 힘듬에 대한 징후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술에 취해 울기도 했고 대화를 하면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했고 발전적인 방향에 대한 의견을 줬었다. 부모님에게 알리는 것을 지독히도 싫어해서 소식을 전했을 때 삶을 바로 내려놓을 것 같아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하지 못한 후회와 죄책감은 곧 남은 사람의 몫이 되었다.

심한 우울증을 앓았던 걸 몰랐고 우울증인지 조차 몰랐다. 내가 선배라고  항상 깍듯하게 대해줬고 자살시도를 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서 죄송하다는 말도 했었다. 그리고 잘 극복해 나가겠다는 표현도 했었다.


자살을 막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었다.

연락도 평소보다 자주 했었고, 좋아하는 취미에 대해 공유를 하고자 노력도 했다.

전문가의 상담을 권유도 했었고  병원진료를 꼭 받아보기를 당부했었다.


그래도 그런 선택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시간이 흘러가는 지금 그의 아이들을 보면서 더 죄책감이 늘고, 그를 추억할수록 더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


다시 한번 소중한 사람의 시그널을 받는다면 이렇게 마음에 짐을 가지고 살지 않도록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시 생각해 보고 돼짚어보고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이던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나 그립고 미안하고 보고 싶은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작가의 이전글 별 대신 보낸 별거 아닌 선물. 그런 그리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