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민석 Feb 03. 2024

(2) 수학은 망치다~!


제목이 좀 뜬금없네...^^


누구나 망치질 한 번쯤은 해봤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한다.


집에서 뭔가를 벽에 걸어야 할 때, 나무로 뭔가를 만들거나 수리를 하려고 할 때, 망치는 꼭 필요하다. 대부분의 가정에 망치 하나쯤은 있으리라 믿는다. 1년에 한두 번쯤 쓰려나? 그 사용 빈도는 높지 않더라도, 없으면 아쉬운 게 망치 같은 공구들 아닌가?


망치로 벽에 시멘트 못이나 콘크리트 못을 박아본 사람들은 공감할 텐데, 이게 쉽지 않다. 심하게는 아니더라도 손가락 한두 번쯤 찧어봤으리라. 눈물 나게 아프다. 이게 그냥 대충 하면 될 거 같은데, 만만치 않을 때가 많다. 나무에 박으려 할 때도, 똑바로 안 들어가고 삐뚤게 들어가도 속상하다. 자기 실수를 인정하기보다는 망치가 이상한 거 아닌가? 하고 의심하거나 싸구려 망치를 탓하거나 한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망치를 좋아하지도 소중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담엔 망치질을 더 잘해야지 하는 다짐도 없이, 그러려니 하고 곧 잊고 살아간다. 






하지만, 목수를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목공예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망치에 대한 관심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들에게는 망치가 무엇보다도 소중할 것이다. 비싼 망치도 구하려고 할 것이고, 매우 소중하게 다룰 것이 틀림없다. 자신이 쓰는 망치를 매우 아끼며 보관도 잘하리라 믿는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자, 수학 얘기를 해보자. 앞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미 수학에 자신감이 충만하고 뛰어난 아이들에겐 별 해당 없을 것이다. 수학을 싫어하거나, 자신 없어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얘기다.


 오래전부터 아이들과 상담할 때, 혹은 학부모님과 상담할 때 늘 하는 얘기가 있다. '수학 좋아할 필요 없다.', '전 국민이 수학 좋아하면 안 될 노릇이다.', '전 국민이 수학 잘한다면 그것도 안 된다. 나 같은 사람 필요 없어질 테니...' 수학 때문에 골치 아파 상담하러 왔는데, 선생이 수학 좋아할 필요 없다고 한다. 필요한 만큼만 수학점수 나오면 된다고 한다. 그리곤, 망치 얘기를 가끔 한다.


수학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말이 아니다. 좋아하면 잘할 수 있겠지만, 이미 싫은 걸 좋아하라고 강요하면 좋아지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그 목표치를 첨엔 좀 낮게 잡아서 할 만한 게 수학이라는 생각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얘기다.


어떤 아이가 국어선생님이 꿈이어서 국어교육과를 희망한다고 가정하자. 그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아마 평생 수학은 볼 일이 없다. 사실, 수도권 이외의 국어교육과 있는 대학 대부분은 수리영역을 아예 반영하지도 않는다. 근데, 좀 좋은 대학은(지방 국립대 또는 in 서울) 수리영역을 반영하는 곳이 많고, 게다가 꽤나 좋은 등급을 요구하니, 수학을 잘해야 한다며 주변에서 수학에 대한 압박을 한다면? 거기다 넌 왜 수학을 못하니? 또는 왜 싫어하니?라고 한다면? 너무나도 아이러니 아닌가? 그리 수학을 좋아할 거 같으면 이과 가서 공대 가지. 언어에 관심이 있고, 재능도 있고, 국어가 좋아서 국어선생님이 되고자 하는데, 수학이 앞길을 막아? 답답할 것이다.


이 이야기를 망치와 연결하자면, 집에서 망치로 못을 박으려 하는데, 잘 못한다고 해서 아내가, 부모님이 왜 그것도 못하냐고 구박하고, 왜 망치를 좋아하지 않냐며 구박한다면 말이 되나? 난 망치로 먹고사는 사람이 아닌데? 아마도 망치를 집어던지며 화를 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자, 상황이 비슷하지 않은가? 물론 둘 다 잘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특별한 경우는 예외로 두자. 




대체로 문과 성향이 강한 아이들은 이과 과목에 약할 수 있다. 반대인 경우도 있겠고. 쉽게 말해서, 평생 직업으로 수학과 관련 없는 길을 선택할 아이들에게 수학을 단지 망치 같은 도구로 여기길 바라는 것이다. 좋아할 필요도 없고, 목수처럼 능숙하게 다루지 않아도 된다. 비싼 망치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소중하게 망치를 보관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집에 못 박을 일 있을 때, 자기 손가락 안 다치고 가족에게 욕 안 먹을 정도의 망치질만 할 줄 알면 되는 것이다. 1년에 잘해야 한두 번 정도. 그리곤, 다시 공구함에 처박아 놓으면 되는 그런 도구인 것이다.


자, 국어선생님을 꿈꾸는 아이는, 그저 자기가 원하는 대학의 국어교육과에서 요구하는 수학성적이 어느 선인지 알아보고, 그 선에만 맞추면 된다는 얘기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자신이 수학을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설령 수학을 혐오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대학 입학 후에는 수학을 다신 안 볼 테니. 수학을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하나의 도구 취급을 한다면, 그 부담감은 무척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심지어 혹자는, '고3 문과생에게 수학은 암기과목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말한 사람이 지지리도 수학을 싫어했기에 수학을 외워서 수능을 치렀고, 결국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해서 두 번 다시 지겨운 수학을 안 본다니 말이다.


비록 고등학교에서 문과/이과 구분이 사라졌지만, 현실적으로 대학에는 그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한편, 어떤 아이가 공대를 가고 싶어 한다면, 즉 이과에 속한 대학을 가고자 한다면 얘기는 많이 달라진다. 망치와 연결하자면, 목수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도 이과 출신이지만, 이과에서 수학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기에, 수학을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서, 수학을 잘 못하게 되면 이과 대학생으로 발전하는 것은 일단 어렵다고 본다. 목수가 망치질을 잘하지 못한다면, 목수로 돈 벌어먹고사는 일은 요원한 것이다. 자신의 꿈이 과학자라면, 무조건 수학을 잘해야 한다. 호불호(好不好)는 사치다. 이과생이 대학 가서 수학을 잘 못하면, 대부분 고생이 좀 심할 것이다. 결국 극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극복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꿈이 바뀔 가능성이 꽤 있다. 이는 case by case이므로 뭐라 단정하긴 어렵다.



그럼 어찌해야 망치를 욕 안 먹을 정도로 잘 쓸 수 있을까? 결국 어찌해야 수학을 필요한 만큼,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앞으로 내가 풀어나갈 이야기의 커다란 주제인 것이다. 간단한 대답은 아니겠지만, 망치에 대한 대답만 먼저 해보자면, 목수가 아닌 이상, 망치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그저 내 손가락 안 다치게 못을 박기 위한 기술이 좀 필요할 뿐이다. 그러려면, 연습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어려운 연습이 아니라, 비교적 쉬운 대상으로 몇 차례 연습을 하다 보면 웬만한 못은 잘 박을 수 있을 것이다. 정교하고 어려운 작업이라면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 물론, 돈이 좀 들겠지만... 







한편, 수학에 관해 복습과 예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결국 연습이라는 게 복습을 의미한다고 믿는다. 반복하다 보면 어느 정도 능숙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예습도 좋지만, 수학을 싫어하는 마당에 예습이 머리에 들어오나? 혹여 들어온다고 해도, 그게 얼마나 오래 남아있을까? 예습은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몫일 것이다. 이는 장차 선행학습의 필요성 여부와도 이어지는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예습과 복습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할 기회가 있을 것이고, 위에 언급한 욕 안 먹을 정도의 망치질, 다시 말해 필요한 만큼의 수학 성적 얻기에 관한 이야기도 나중에 자세히 하게 될 것이다. 



자, 수학을 망치에 빗대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공감되시나요?  




https://tong-math.tistory.com/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