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성적인 사람이다.
드라마에서 슬픈 장면이 나오면 100% 눈물이 나고
어떤 땐 오열을 하기도..
연인과 싸울 때도 마찬가지로 슬펐을 때나 너무 분하면 이야기하다가도 눈물이 난다.
연애 시절 남편은 본인이 잘못해서 싸우다 내가 마음고생이 심해 눈물을 보이면 툭하면 우냐, 울면 다되는 줄 아냐 라는 말을 했다.
눈물이 많은 사람들은 안다. 상황을 회피하려, 해결하려 우는 게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나는 남편과 5년 연애 3년 결혼 생활을 하면서 많았던 눈물은 점점 메말라갔다.
ep 11. 메마른 눈물 = 차갑게 식은 사랑
나는 눈에 불을 켜고 증거 수집을 했다.
더러운 내용도 많았고 기가 찬 내용도 많았다.
계속 자녀양육 소감문을 빨리 쓰라고 욕하며 소리치는 남편이 조금은 무서워져서 변호사를 알아보기로 했고, 상담을 통해 변호사 선임을 했다.
변호사님은 합의이혼 서류는 냈지만 자녀양육소감문까지 낸다면 불리해지므로 소감문은 제출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고, 법원에 가지 않으면 그 서류는 자동 폐기된다고 하셨다.
나는 집에 가서 당장 소감문을 찢은 후 남편에게 집 전세사기 문제와 재산 분할 문제로 모르는 게 있어 조언도 구하고 조정하고자 변호사 선임을 했다고 했다.
남편은 그냥 좋게 합의이혼 하고 끝내면 되는데 왜 돈을 주고 변호사를 선임하냐고 했다.
“네가 바람피우고 있잖아”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거 같았지만 꾹 참았다.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하니 남편은 갑자기 아이 어린이집을 데려다줬다. 그렇지만 그럼 그렇지 그 한번뿐이었다.
하루는 이혼 문제로 말싸움을 하던 중 아이 이야기가 나왔고 남편은 나에게 네가 말한 거처럼 난 아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보고 있으면 귀여워만 하는 거 같다고 이야기하며 낳질 말았어야 했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멍해졌고, 면접 교섭이건 뭐건 그냥 이혼 이후 아예 아이를 보여주기 싫었다.
아무 말도 안 하니 남편은 무슨 생각을 하냐고 했고, 아이를 보여주기 싫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니 그렇다고 아이에게 정이 없는 건 아니라고 했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이었다.
이혼 문제로 말싸움을 하던 중 나에게 “c발”이라고 욕을 하며 컵을 던지려고 들었다 내려놓았었는데 그 장면은 고스란히 홈캠에 찍혔고, 아이가 돌이 되기 전 아이방에서 우리 부부가 싸울 때 아이방에 있던 아이용 옷걸이( 옷을 여러 개 걸 수 있는 미니 헹거 느낌)를 던져 아이에게 옷이 날아간 적 있었는데 그때 너무 충격받아 가지고 있던 영상과 함께 변호사에게 제출했다.
이혼 이후 아이가 받게 되는 상처, 커가면서 겪을 시선들 때문에 아이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가슴 아팠지만 지금의 이런 상황과 남편을 보는데 눈물이 하나도 나질 않았다.
남편에 대한 애정이 언제부턴가 서서히 식어갔고, 이젠 정 따위가 아예 남아 있지 않았다.
생활비는 여전히 주지 않았고, 손님이 없으니 3월까지는 주기 힘들 거라는 말뿐. 자기한테 생활비 이야기 하지 말고 없으면 새벽에 공장이라도 나가라는 사람.
아이를 어린이집 보내고 하원하고 또 내가 봐야 하는데 그런 생각은 단 한 번도 안 하는 사람.
혼자 버는 게 힘들다는 걸 이해한다. 그렇지만 생활비를 줄 돈이 없다면서도 상간녀와 매일 술, 모텔 등 돌아다니는걸 안 이후론 손님이 없다는 말도 믿을 수가 없었다.
아!! 그리고 상간녀가 남편을 만나기 전 이력은 정말 웃음만 나오는 상황이었다..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