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은 노래 가사가 귀에 쏙 꽂혔다.
고민보다 go ~ 고민보다 go~
이런 가사였는데, 사실 그 노래를 찾아보지 않아서 실제로 저런 가사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상관없다. 내가 저렇게 들었다는 게 중요한 거니까.
어떻게 보면 정말 단순한 저 가사는, 내 귀로 들어와 놓고는 내 뒤통수를 때리는 게 아닌가.
고민 좀 그만하고 일단 하라고 말이다. 이 브런치북의 글들을 읽어 보신 독자분들이라면, 내가 얼마나 고민만 하다가 포기하는지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그건 유튜브를 지우고 새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삭제'를 통해서 남들과 비교하는 건 거의 사라졌고, 활용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아져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불안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다. 도대체 난 뭐가 이렇게 불안한 걸까?
우선, 나에게 가장 큰 불안을 안겨주는 고민은 '이게 내 미래가 되어줄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엄청난 불만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제2의 인생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직업을 벗어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있다 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이런 브런치 활동이나 심리학 공부, 독서 같은 것들이 '과연 훗날 내 직업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느냐?'를 계속 머릿속에서 저울질하게 된다. 이 시간에 차라리 어떤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거나 자격증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난 커서 뭐가 될까?'이런 고민은 어렸을 때만 할 줄 알았더니, 30대 아저씨가 돼서도 하고 있을 줄이야.
그다음은, 실패에 대한 불안이다.
이 세상에 '시작하기도 전에 100퍼센트 성공 보장'이런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아니 있기는 할까? 근데 나는 왜 계속 100퍼센트를 찾고 있는 걸까.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이렇다. 내가 만약, 현재 20대 초반이라면 실패는 좋은 경험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패보다는 도전에 초점을 맞추고 최대한 많은 것을 시도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난, 30대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는 애기 아빠이자 외벌이 가장이다.
실패? 경험이 될 수는 있겠지만, 결코 좋은 경험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현시점에서 내 월급이 30만원만 줄어들어도 허리띠를 졸라 메야하는 상황에 '도전'은 엄청난 용기가 있어야 하며 '실패'는 가족의 희생이 뒤따른다.
어릴 때, 아무것도 책임질 게 없을 때의 수많은 도전과 실패는 젊은 날에 누릴 수 있는 권리이자, 패기고, 용기이며 좋은 경험이다.
하지만, 책임질 게 많아진 가장의 수많은 도전과 실패는 그저 무책임과 이기심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이게, 내가 100퍼센트가 아니면 도전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이자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다. 하지만 알고 있다, 100퍼센트를 찾는다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면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고 있다'라는 자기 위안을 위한 변명일 뿐이라는 것을.
이 세상에 100퍼센트는 없다.
나는, 이 두 가지의 불안감을 없애야 하고, 없애지 못하더라도 이겨내야 한다.
이게 내 미래가 되어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고 해도, 실패할지 성공할지 모른다고 해도, 일단 해야 한다. 뭐라도 해야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다. 겁난다고 제자리에서 한 발짝도 떼지 않으면 그냥 평생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시간이 더 흘렀으니 자책만 더 늘어나겠지. 불안은, 대책은 없고 걱정만 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대책을 세워 실패의 리스크를 줄이거나, 처음부터 리스크가 적은 일을 먼저 시도하면 된다.
그러니,
고민보다 일단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