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스스로를 사랑하는 연습
글을 쓰는 것은 내 오랜 소망이었다.
내게 그림이 힘든 시절의 탈출구였다면, 글과 책은 어둠 속에서 나를 비추는 작은 등불이었다.
중학교 때 동아리에서 창작소설을 쓰고, 그것을 엮어 작은 책으로 만든 적이 있었다. 다이어리 수준의 작품이었지만 전시를 앞두고 꽤 공을 들였었다. 하지만 몇 년 뒤 그 책을 펼쳐보곤 얼굴이 화끈거려 읽어 내려갈 수 없었다. 결국 나는 그 서툴렀던 책을 버렸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만 쓸 수 있었던 나만의 글이었는데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린 것 같다. 부끄럽긴 하지만 그 시절 노력이 담긴 소중한 것이었는데.
지금 내가 쓴 이 글들도 시간이 흐르면 곧 부끄럽게 느껴질지 모른다. ‘내가 뭘 안다고 저렇게 썼을까?’ 싶은 순간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 동안 내 마음은 정리되었고, 나 스스로 위안을 얻었다.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지만, 가장 먼저 위로받은 사람은 나였다.
‘상담자도 상담받나요?’를 쓰면서 나 자신을 여러 번 돌아보았다. 사실 상담을 통해 배우고, 가장 많이 변화해야 했던 사람은 바로 나였다. 아이들과 부모님을 만나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늘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이 아픔이 덜할까? 조금이라도 가벼워지는 방법은 뭘까?” 하지만 정답은 단 한 가지 방식으로 주어지지 않았다.
각자의 속도로, 저마다의 방식으로 우리는 조금씩 나아간다. 그리고 돌아보면 그 모든 과정에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결국 스스로를 사랑하려는 마음이었다.
나는 지금도 배우는 중이다.
상담을 하며 알아가고, 살아가며 또 깨닫는다.
가끔은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면서,
가끔은 울고 또 웃으면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어쩌면 나처럼 여전히 배우는 사람일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느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계속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자체로,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