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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en Maker 배원열 May 02. 2024

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11화 보조기둥(샛기둥) 작업!! 이작업으로 더욱 튼튼한 골조가 된다.

기본골조가 만들어지고 다음 작업은 보조기둥(샛기둥)을 세우는 작업이다.


5m 와 6m 길이 큰 보는 위에서 아래로 눌러내렸을때 가운데 부분이 내려 앉는다. 이것을 보조하기 위해 2m 또는 3m 간격으로 보조기둥을 세워 큰 보의 부족한 하중을 보조적으로 지탱하여 튼튼한 골조를 만들어 준다.


5m, 6m의 큰 보에 우리는 1.5m, 2m 간격으로 보조기둥을 세워 주기로 했다. 과하다면 과할 수 있겠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바로 보조기둥 사이에 창호(문&샷시)를 설치하기 위함 이다. 문이나 샷시를 설치할때 보조기둥을 세우고 기둥 사이에 가로로 보강각관을 설치하면 그 자체가 금속틀이 된다. 이 금속틀에 문이나 샷시를 설치하면 중량을 벼텨내고 변형을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이유로 다소 많아 보이는 보조기둥이 설치되었다. 보조기둥의 하부에는 기둥과 동일하게 하부에 베이스플레이트를 용접하여 주각부를 만들었다.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고 창호의 위치까지 사전에 철저히 계획하여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보조기둥을 박기 위해 바닥에 구멍을 뚫고 앙카를 박는다.


왼쪽 : 기둥과 베이스플레이트를 용접해 놓은 자재  / 오른쪽 : 큰 보에 보조기둥을 용접하는 중
가운데 : 용접 부위에 방청페인트를 바르는 아내


이 무렵에는 장사가 그리 잘 되지 않아, 공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공사 현장에 출근하고 같이 장사도 하러 나갈 수 있어 외롭지 않았다. 아내가 옆에서 바라봐주니 힘도 나고 의지도 되었다. 행복한 때였다.


꾸준한 용접으로 실력이 나날이 발전했다. 속력도 빨라지고 용접부위의 비드도 꾀 봐줄만 하게 나왔다.

아내가 말했다.

"집 다~지으면 용접으로 먹구 살아도 되겠는데~"

기분 좋은 칭찬이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신이 났다.


6월 초여름이다. 온도는 높아지고 햇살은 따갑고 내 앞의 용접 열기는 뜨거웠다.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작업 중 장인어른에게 전화가 왔다.

"더운날 고생이 많네~"

"너무 힘들게 하지말고 쉬엄쉬엄 햐~"

"어떤 작업 중이여?"

햇빛 아래서 용접을 한다고 하니

"BT아시바에 파라솔 걸어 놓고 작업햐~"


현장경력 30년의 장인어른께서는 BT아시바에 파라솔을 설치하고 작업하라는 Tip 을 주셨다.

뒤에 있는 구옥 창고에서 파라솔을 본 것이 떠올랐다. 아버지께서 오래전 사용하시다가 지금은 쓸 일이 없어 창고에 놓아 두었던 파라솔이었다. 얼른 가져다가 BT 아시바 보조난간대에 직결피스를 박아 파라솔을 설치 했다.

파라솔 아래 그늘은 너무나 시원했다. 강한 햇살을 파라솔이 가려주는 것만으로도 타들어갈 같던 몸의 열기가 식어 들었다. 그리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땀에 젖은 옷에 닿는 순간 얼마나 시원하던지 요즘 나오는 아이스 조끼를 입은 것 처럼 시원했다. 흐르는 땀이 입으로 들어가 부족한 염분을 채워?주는 느낌이었는데 짜기보다는 달콤하게 느껴졌다. 맛의 대비 효과인가?

역시 현장의 선배님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장인어른께서는 사위가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계셨다. 어른의 말을 귀담아 들으면 누워있다가도 떡이 떨어지는 법이다.


파라솔 아래 그늘에서 용접하는 중


무더위 속에서는 파라솔 덕분에 시원하게 용접작업을 할 수 있었다. 힘들고 덥지만 보조기둥이 하나하나 만들어지며 건물의 골조가 견고해지고 튼튼해진다는 믿음과 기쁨으로 즐겁게 작업을 했다.

다만 우리가 짓고 있는 이 건물의 평수가 109평 이다보니 작업량이 많을 뿐이다.

한가지 일을 무수히 반복하다보면 어느샌가 '달인'이 된다는 말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달인' 들의 공통점은 몸의 어딘가가 반복된 작업으로 노쇠하여 병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용접으로 쇳물을 녹여 각관을 접합시키고 용접똥을 제거하기 위해 무수히 용접망치로 깨는 작업으로 어깨와 손목이 병들어가고 있었고 야외에서 강한 빛을 정통으로 맞으며 용접을 하면 피부가 포~옥 싹 늙는다는 것을... 동시에 기미와 검버섯이 늘어갔다.

어느 날인가부터 후면삼각근과 손목을 주무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무리했다 싶으면 어깨와 손목의 피로를 빠르게 느낀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은 내 얼굴을 보며 이야기 한다. 레이저 시술 하라고...)


그렇게 1층 보조기둥 공사가 끝이났다. 보조기둥이 세워진 골조를 보고 있으니 정말 튼튼해 보였고 기둥을 발로 차고 몸으로 밀어도 보며 튼튼해진 골조를 온몸으로 느꼈다. 확실히 기초골조 때와는 다르게 각관의 울림이나 진동이 현저히 줄었고 그 튼튼함이 느껴졌다.


첫 기둥을 세울때가 떠올랐다. 바람에 쓰러지면 어떻하나 조마조마해 가며 긴장속에서 기둥 한개를 어렵게 세웠는데 12개의 기초기둥이 세워지고 14개의 큰 보가 기둥들을 이어주며 34개의 보조기둥이 세워지니 이젠 태풍이와도 쓰러지지 않을 골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참 많이 발전했다. 앞으로 더 발전해 나아갈 우리집 골조가 너무나 기대되었다.


다음 작업은 2층 바닥 '작은 보' 용접작업이다. 이제부터 외롭고 고독한 작업이 시작된다.


보조기둥이 모두 세워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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