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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en Maker 배원열 Sep 21. 2024

왜 집을 사지? 직접 지으면 싼데...

25화 필요한 곳에 물이 나오게 하려면 '수도설비' 작업을 해야 한다.

설계도면을 그릴 때 어디를 어떻게 사용할지 미리 계획을 했고 그 계획대로 수도와 배관을 미리 설치한 후 바닥기초 콘크리트 타설이 이루어진다.


미리 설치된 수도를 이제부터 쓰임새 좋게 엑셀파이프와 수도 부속품을 이용하여 더 구체적으로 설치하는 작업을 한다.


늘 현장은 변수와의 전쟁!! 단 낮춤 한 바닥을 통해 벽으로 엑셀관을 밀착시켜야 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벽의 위치를 10cm 이동시킨 것이 발목을 잡았다. 어쩔 수 없이 엑셀관을 바닥을 통해 설치해야 하기에 그 자리만 그라인더로 자르고 파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작업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현장은 작은 오차 투성이 이고 그것을 현장에서 해결하는 것이 작업자이다.


작업자는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작업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변기가 놓일 곳은 벽이 다 만들어진 후 배관과의 거리가 30cm 전후여야 한다. 그래야 변기의 배수 부분과 배관이 정확히 들어맞는다. 거기에 변기에 들어가는 물의 입수 밸브가 변기와 적당한 거리에 있어야 입수호수의 길이가 딱!! 들어맞는다.


이러한 방식으로 어떤 수전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따라 냉온수 밸브와 수도 위치를 잡는다.


이렇게 싱크대, 세탁기 등등의 물을 사용하는 모든 것은 가전기기의 위치까지 고려해서 수도설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수도설비!!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위치에 대한 계산이 끝났다면 엑셀을 길이에 맞게 자르고 꺾고 잇고를 반복하여 지정된 위치까지 물 한방 세지 않도록 수도 부속품을 연결하는 스킬 또한 중요하다. 누수 없는 완벽한 결합은 필수 중에 필수이다.

한번 벽이나 바닥에 매립을 하고 나면 누수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바닥도 깨고 벽도 뜯어내야 하는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상상만으로도 결코 그러고 싶지 않다.)


우리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수학을 배운다. 연필로 공책에 계산식을 쓰는 것은 능수능란하게 할 정도로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결단력과 추진력이다. 계산된 데로 자르고 설치를 하는 것은 연필로 공책을 빼곡히 채우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나의 직업은 목공지도사이다. 학교에 목공교육을 다닌 지도 10년 정도 되었다.


아이들과 마주하여 수업을 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사이즈 기입이 아니라 바로 그것을 정확히 재단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길이나 폭을 잘못 재단하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다. 그 경계에서 고민을 하고 망설이는 모습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아이들에게 결단력을 키워주고 추진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어른조차 그것을 못한다면?


'교육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생긴다.'


창의력을 키우고 실현시키는 트레이닝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더 좋은 교육이 될 것이라 믿는다.


현실로 돌아와서~ 그렇게 1층 수도설비 작업이 되었다. 나중에 2층으로 올라갈 수도까지 계획대로 준비해서 수도 작업을 완료하였다.


이제부터는 설비들을 매립하며 벽, 바닥, 천장까지 생각해 놓은 마감 작업이 남았다. 이제 디자인적으로 예쁜 공간으로 탈 바꿈 할 준비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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