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관희 Feb 08. 2024

받아들였더니 합격했다.

임용고시 재수생의 합격후기

다음은 내가 임용고시를 붙고 나서 쓴 합격 수기 중 일부이다. 이 기간의 나는 굉장히 힘든 시기를 지냈었다. 그때 내가 선택한 방법은 한 가지였다. 받아들였다. 모든 상황을 모든 시련과 아픔을 그리고 그 시기의 나 자신을 받아들였다. 


                                      다음 발췌문은 제가 직접 쓴 합격 수기 중 일부입니다.


현역이든 n 수든 정말 멘탈관리가 중요합니다. 중간중간에 와 이거 나 정말 큰일 났다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공부가 전혀 안 되는 경우도 있을 거고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럴 때 혹여 라도 저의 수기를 보게 되셨을 때 이 글을 읽는 선생님께서 큰 도움을 받고 위로가 되셨으면 합니다. 


 저는 수험생활 하면서 멘탈에 크게 무리가 간 적이 3번 있었습니다.  

 첫 번째 가장 크게 갔던 적은 임용 1차 시험을 약 20일 앞두고 제가 18년 동안 키웠던 반려견(토리)이 하늘나라로 떠났을 때입니다. 그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에게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저의 반려견이 하늘나라로 갔을 때 그 슬픔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더군요. 저의 반려견이 하늘나라 간 당일 날 그리고 그다음 날 그 다음다음날 총 3일을 하루 종일 울기만 했습니다. 억지로 스카에 가봤지만 가서 울고만 있고 아무것도 못해서 집에 왔습니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저의 반려견이 참 보고 싶네요.


 사실 그때 시험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너무 힘들었고 글자가 눈에 안 들어오더군요. 이게 의미가 있나 싶었고.. 그래서 그냥 3일을 더 내리 쉬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스카 가서 공부를 하고 그랬습니다. 그냥 습관에 의해 간 거 같아요. 그리고 그 여파인지 시험이 약 10일 앞두고 귀에 이명이 들리고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앞의 시야가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내가 죽겠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공황장애 증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시험이 약 10일 남은 시점에서 정신과 약을 복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서 우황청심환을 하루에 2번 먹으면서 심장 박동만 좀 잡고 다시 공부했습니다. 그 당시에 어떻게 공부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공황장애 증상은 임용 1차 시험을 보는 와중에도 있었고 심장이 너무 뛰고 앞이 흐려지는 증상이 있는 와중에도 1차 시험을 어떻게든  꾸역꾸역 보고 나온 거 같습니다.  


 두 번째 크게 무리가 갔던 적은 제가 6개월 기간제를 했는데 학교 방학 후 개학했을 때가 8월 20일쯔음이 가장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때 정확히 한 8월 중순부터 공부를 시작한 거 같은데 공부 시작할 때 거짓말 안치고 그때 공부를 해둔 게 하나도 없어서 속으로 이거 삼수하겠다 싶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 상황은 인강은 하나도 안 들었고(진짜 하나도 안 들었습니다.... 1강도 안 들었어요..) 머릿속에 든 것이 거짓말 안치고 정말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8월 20일 기간제 개학하고 10일 정도 근무할 때... 이때가 저에게 두 번째로 큰 위기였던 거 같습니다. 


 이때 진짜 너무 무섭고 8개월 동안 놀기만 한 저를 원망하기도 하고 진짜 속으로 큰일 났다 생각했습니다. 물론 5~7월에 전화 짝 스터디를 구해서 그나마 기본이론 및 각론 스제트로 한 번 봤지만 말 그대로 눈으로 봤다 이거지 외우거나 이해하거나 그러지를 안 해서 머리에 남아있지가 않았습니다. 그냥 노베이스 그 자체였습니다. 물론 전화 짝스하면서 1번쯤 봤기 때문에 제가 머릿속으로 약간의 스키마가 생겨 공부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외우거나 이해하거나 말 그대로 공부한 것이 아니라서 노베이스라 봐도 무방했습니다. 이때 남들이랑 비교도 엄청 했고 다른 합격 수기들 보면서 나는 공부량이 너무 떨어져서 어떡하지 이 마음이 엄청 컸습니다. 


 세 번째 무리가 갔던 적은 기간제 하면서 문제아 학생들을 만났을 때입니다. 이 문제아 학생들은 제가 만만했는지 저에게 욕을 하고 학교를 뛰쳐나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저한테 이런 쓰레기 같은 수업 다신 안 들어온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해서 정말 큰 상처를 받았던 거 같아요. 막 저에게 교육청에 신고하겠다는 학생도 있었고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제가 했다고 말해서 학부모님이 저에게 찾아오신 적도 있고 했습니다. 제가 교과 전담 기간제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가는 게 두려워지더군요. 그리고 내가 이 직업을 진짜 해야 되나 이런 생각도 들었고... 암튼 그때 많은 생각이 들었고 정말 그냥 이 직업을 하지 말까 진지하게 생각했었습니다. 

제가 이러한 멘탈 위기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조금 상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처 방법 :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자신 만의 휴식을 취하자  

 

 저는 제가 힘들거나 슬플 때 그 감정에서 도망치거나 숨거나 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냥 얼마나 걸리든지 충분히 아파하고 힘들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부는커녕 집에서 휴식만 취하고 스트레스가 너무 쌓이면 피시방 가서 게임하곤 했습니다. 말 그대로 그 감정을 받아들이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한 거 같습니다. 솔직히 작년은 저에게 있어서 정말 제 인생에서 역대급으로 힘들었던 한 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 저의 감정과 저의 상황을 저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것들을 이겨낼 힘을 저 스스로 길러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혹여나 선생님들께서도 시험에 떨어져서 힘들거나 혹은 체력이 달려서 혹은 다양한 이유로 힘이 드신다면 잠시 멈추고 그 감정을 받아들이고 휴식을 취해보는 것 어떨까요?


 저는 1차 시험 20일을 남기고 공황장애가 와서 거의 10일은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험 1주일 전까지 매일 잘 때 유튜브 보면서 잤고 잠은 보통 아침 10시까지 자거나 오전을 아예 날리고 오후부터 공부했던 것 같아요. 남들이 아침부터 공부한다고 무조건 아침부터 하시지 마시고 여러분들의 상황과 체력에 맞게 잘 대처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중요한 것은 본인이 이 시험을 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유튜브 보면서 쉬는 것이 그 방법이었습니다. 사람마다 재충전의 방법이 다 다를 거예요. 어떤 사람은 친구를 만나서 충전을 할 수 있고 혹은 연인을 만나서 충전할 수 있고 다양한 거 같아요. 자신의 재충전 시간을 버리면서 까지 공부하면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혹여나 멘털이 흔들리고 지금 너무 힘들다면 선생님들의 방법으로 충분히 휴식을 취하시는 게 더 효과적인 거 같아요. 당장 시험을 앞두더라도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 글을 읽는 모든 선생님들께서는 저 보다 더 대단하고 똑똑하십니다. 용기를 잃지 마시고 끝까지 나아가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 있으실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받아들이는 것(feat 궁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