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율을 높이려면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보다는 적정 개수의 선택지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온라인 쇼핑은 내게, 오프라인 쇼핑보다 훨씬 피곤한 작업이다. 눈이 피곤한 것보다는 다리가 아픈 것이 낫기도 하고.
온라인 쇼핑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건, 상품마다 다른 사이즈다. 국제표준 신발 사이즈라든가 허리 사이즈가 있다면 좋을 텐데, 어째 그렇게도 상품마다 사이즈가 들쭉날쭉한지. 사이즈 관련 상품 후기를 책 읽듯 정독해 보지만 실패를 피해 갈 수는 없다.
그래서 딱 맞는 사이즈의 상품이 배송된 날은 수지라도 맞은 듯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물론 그런 운이 좋은 쇼핑은 한 손에 꼽을 만큼 드물고, 아쉬운 대로 맞으면 몇 번은 입고, 전혀 맞지 않을 때는 버리게 되는 일도 허다하다. 교환이나 반품은 하지 못하는 성미기에 주위에 나눔이라도 하고 싶지만, 취향이 반영된 옷이나 신발을 나눈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도 옷장 안에는 작아서 단 한 번도 입지 못한 새 청바지 두 벌이 고이 모셔져 있다. (아쉬운 대로 맞아서 몇 번은 신고 있는 신발 두 켤레도 있다.) 다행히 최근, 집 가까이에 쓰지 않는 옷가지를 기부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 이제는 사이즈 선택을 잘못하더라도 누군가는 나 대신 입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적잖은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