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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산 Aug 10. 2024

그거 보면 행복해?

아날로그한 내 이상형이 과연 세상에 존재하긴 할까 의심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TV 속에서 보게 된 한 연예인의 모습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 여기 있다.’ 하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화면 속에 담긴 그의 생활패턴과 가치관은 홀딱 반해버릴 만큼 정말 멋졌다.     


에어컨, TV, 스마트폰, 메신저가 없는 삶. 대신 운동, 명상, 독서, 글씨 쓰기로 가득 찬 매일. 특히, 내 마음을 울린 그의 한 마디는 ‘유튜브를 보는 매니저에게 그가 건넨 말’이었다. “그거 보면 행복해?” 그 말이 어찌나 설레게 들리던지. 내가 지향하는 아날로그한 삶을 제대로 살아내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저런 사람과 함께라면 평범한 일상의 행복도 배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사람이 있긴 있구나. 내가 싫어하는 에어컨과, 줄이고 싶은 TV와, 멀리하고 싶은 스마트폰 없이도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 대신 매일 하고 싶은 운동과, 아직 실천하지 못한 명상과, 더 가까이하고 싶은 책과, 되새기고 싶은 좋은 글귀로 하루를 꽉 채우는 사람. 절대 만날 일 없는 텔레비전 속의 사람이지만, 맘속에 품고 있던 이상형이 세상에 실제로 존재함을 안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그가 그렇게 아날로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전, 그는 내게 수많은 연예인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채널을 고정하게 만드는 배우이다. 그 후, TV드라마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그를 보았을 때, 나는 미소 지으며 궁금해했다. 그가 요즘 같은 무더위에도 선풍기로 만족하며 명언을 옮겨 적는 아날로그한 하루를 보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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