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의 1분-상

by 서현석

캠벨의 아침


낮게 뜬 아침의 태양빛이 창살을 비집고 들어와

아직 가라앉지 못한 먼지 에 닿는다.

양장점 주인이 햇살 앉은 먼지를 가르며

입 안 가득 남은 홍등의 붉음을 칫솔로 밀어낸다.


그 붉음이 닿지 못하는 곳에

셸비형제의 검은 수트가 걸려있다.


태양빛이 비집고 들어온 그 길을 따라

캠벨경감이 조심스레 먼지를 가른다.


입안 가득한 지난밤을 다 밀어내지 못한 채

붉은빛 속에 숨어 경계하는 주인이

카운터에 선 캠벨의 수트에 호출된다.


간신히 양칫물을 뱉은 주인이

캠벨경감의 검정옷을 응대하며 붉음을 숨기려 하지만

주인만큼 붉어진 캠벨경감의 검정이 먼저 보인다.


제도권에게서 부여된 캠벨의 붉음은

침대옆 홍등에 다시 붉어지고

가라앉던 먼지를 다시 공중으로 날려

그 먼지마다 그레이스를 향한

원망과 미련을 매단다.


원망매달린 먼지는 그레이스를 향한

편지가 되어 그녀의 손위에 내려 앉는다


토마스의 아침


같은 아침 태양빛 속 토마스는

흩어져있던 아서의 화염과 존의 총알을

깨워 일으킨다.

그의 시계초침에 맞춰 걸어가는

경쾌한 발걸음은

호루에 앉은 먼지를 일으켜

지난밤 잠들어있던 검은 차를 함께 일으킨다.


전투를 위한 마지막 발걸음은 폴리에게 향하고

순백색으로 어둠과 빛의 경계에서

성호의 십자가를 긋는 폴리의 등뒤에서

발걸음이 멈춘다.



회담


먼지가 앉고 홍등이 물러간 양장점에

셸비 형제의 행진이 태양빛을 가르고,

그 힘은 빛마저 가르며

캠벨이 먼지를 일으킨 방 앞에 이른다.


붉은 커튼을 조용히 젖히는 토마스의 손끝은

노크대신 검은총의 약실을 돌려

자신의 기척을 만들어 낸다.


캠벨이 자신의 붉음을 홍등에 물들이면서까지

위로받으려 했던 그 침실등은

토마스의 기척과 함께 회담실의 조명이된다


하지만 공간에 가득한 원망 섞인 먼지는

토마스의 옷깃에도 달라붙는다.



전투를 향하는 시곗바늘


쏜이 탄 호송차량을 세우기 위한

대니의 총성은 잿빛 도시의 밖에서부터

총성을 울려 토마스가 정한 전투의 시간이

도시에 다가오고 있음을 알린다.


개리슨 앞 검은 길 위 빗물이 고여있고

그위로 나란히 선 병사들의 실루엣이 다가온다.

그들의 구둣발은 자신들을 비추던 고인 물을 가르고

과거의 병사를 현재로 행진시킨다.


캠벨 또한 도시를 방문한 붉은 기차 안

편안하게 구두를 벗은 처칠로부터

토마스를 법의 심판대가 아닌

개인의 원망이 담길 총알을 받아내고,

그 총알에 그레이스의 눈물을 묻혀

빌리킴버의 약실에 채워진다.

망설임 없이 채워지는 총알은

전투의 시계를 앞당겨 토마스의 시계와

오차를 만들고


전투에게 다가가는 토마스의 시곗바늘은

토마스에게도 전투를 불러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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