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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사수 Sep 18. 2024

우리.. 내년에도 할 수 있을까?

서사수 로컬 커뮤니티 컨퍼런스 기획일지 ep.3

기획일지 지난 이야기
ep.1 '하고 싶다'가 '해야겠다'가 되는 순간 https://brunch.co.kr/@seo4su/18
ep.2 하고 싶은 일에 100만원 투자 쯤이야 https://brunch.co.kr/@seo4su/19


컨퍼런스를 시작하기론 했지만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로컬 관련 컨퍼런스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컨퍼런스'를 하고 싶었던 것은 다양한 직업의,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성별의 사람들이 각자를 지키고 만들며 서울 밖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로컬 행사 관련 포스터에서 너무 익숙한 이름들 말고, 낯선 얼굴을 내세우고 싶었다. 그건 우리가 동료로서 접근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 믿었다.


다시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컨퍼런스 전, 우리가 만난 사수들의 이야기가 유료 가치가 있는지 실험해보기 위해 <서사톡>을 기획했다. 기획자인 승선과 소피가 자율 후원을 받는 모임을 진행하며 서사톡이 시작되었음을 알렸고, 나길과 시리가 유료 모임을 진행했다. 사수들도, 후기도 만족스러운 모임이었다. 



동시에 자문을 구했다. 소피가 멘토로 생각하고 있는 로컬 기획자 현정님과 커뮤니티 디자이너 닉샘에게 제안서를 메일로 보내고, 한 번씩 전주와 공주로 가서 직접 대면하여 자문을 구했다. 우리가 어떤 지원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동분서주하는 열정을 갖고 있어서일까? 메일에 답장을 보내는 것도, 기꺼이 시간을 내 만나주는 것도 언제나 흔쾌한 오케이였다. 우리는 그런 든든한 뒷배면 충분했다.


4월의 컨퍼런스 제안 메일 중 일부


생각해보니, 우리가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은 "흔쾌함"이었던 것 같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사수들이 우리가 같이 하자는 일에 흔쾌히 '그러자'할 때, 멘토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 물어도 괜찮다 할 때, 우리는 우리의 일이 분명 필요한 일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멘토들이 강연을 맡아주겠다고 할 때, 사수들이 패널과 소모임 리더를 맡아주겠다고 할 때, 우리는 이 일이 분명 재밌는 일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문제는 컨퍼런스의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연사도, 사수도 구했는데 컨퍼런스의 뾰족한 한 수가 없었다. 로컬 커뮤니티 컨퍼런스로 처음부터 기획했지만,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해야 할지가 정해져있지 않았다. 이 괴로움을 공주에서 닉샘에게 토로하던 어느 밤, 방향이 나타났다. 닉샘은 질문만 해줬을 뿐인데, 답이 나왔다. 역시 좋은 질문이 필요한 법.


로컬 커뮤니티의 다음 스텝을 같이 고민하자

커뮤니티가 지역에서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올라타면 반드시 하게 될 질문을 같이 하고 싶었다. 우리 로컬 커뮤니티는 무엇을 향해 갈 것인가. 지속을 위해 수익화를 꾀할 것인지 또는 현상 유지를 택할 것인지, 확장을 위해 멤버를 추가 모집 한다거나 권역을 늘릴 것인지 등등.  방향이 나오니 역할이 분명해졌다.


1부에서 10년 이상 업을 이어오신 연사님들은 문제를 '돌파'한 경험을 중심으로, 선배로서 짧은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2부에서는 연사님들이 제시한 질문에 패널들이 커뮤니티 운영을 안정궤도로 올려태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선배들의 질문과 참가자들의 질문을 중심으로 대화하기로 했다. 3부에서는 시작과 지속을 기준으로 그룹을 나눠 실제적 고민을 같이 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공주에서 닉샘을 만난 후, 승선의 일기. 정말 후련한 밤이었다.

긴 여정이었다. 컨셉이 나오니 컨퍼런스 이름을 수정해야 하는데 영 아이디어가 안 나와 어느 메가커피에서 에어컨 바람에 덜덜 떨며 고민하던 날이 선명하다. 제목을 정하기 위해 기획 의도를 다시 점검했다. 소피가 말했다. "커뮤니티 리더가 가장 고민하는 게 뭘까? 하면 지속이에요. 우리가 계속 할 수 있을까?" 유레카! 그걸 제목으로 하자! "우리.. 내년에도 할 수 있을까?"를 제목으로 확정했다.


'재미'를 중요시하는 소피가 소제목을 유머러스하게 가야 한다고 해서 구글에서 밈을 서치하다가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와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시작/지속하는 마음'으로 확정했다. 제목이 나오자 컨셉이 분명해졌다. 흐릿했던 기획에도 믿고, 응원해주고, 기다려준 연사님들과 사수님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합니다... 우리 컨퍼런스 잘 마쳐봐요 흑흑


서울 밖도 모이면 천둥 소리가 난다

'모기도 모이면 천둥 소리가 난다'라는 속담이 있다. 작고 약한 것도 많이 모이면 큰 힘을 낸다는 뜻이다. 뉴스는 면적을 여의도를 중심으로 보도하고, 커뮤니티 어플은 서울부터 서비스를 출시하는 세상에서 서울 밖은 늘 마이너같다. 그러나, 이 컨퍼런스에서만큼은 서울이 압도적 마이너다. 이번 컨퍼런스는 서울 밖의 서사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드러나, 서울 밖의 존재와 일상을 분명히 인식시킬 것이다. 천둥 소리를 낼 것이다. 2024년 10월 8일 밤 8시 서사수 로컬 커뮤니티 컨퍼런스에서.


컨퍼런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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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소개


로컬생활자 소피 | @local.sop

사람이 필요한 지역과 기회가 필요한 사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기획자 & 에디터를 꿈꿔요. 정착할 곳을 찾아 여러 지역을 넘나들고 있고, 궁금한 이야기를 찾아 3년째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최승선 | @choi_welcome

로컬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본격적으로 로컬 기획을 해보려고 고향인 경기도 양평으로 이사를 왔고, 서사수 기획일지를 쓰고 있어요.


▸ 서울밖사수
모든 자원이 서울로 몰리는 나라에서 서울 밖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서울 밖의 자리를 사수하는 사람들을 찾아 더 많은 서사가 다양한 지역에서 흘러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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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outofseoul.s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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