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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사수 Nov 08. 2024

지원사업 없이 컨퍼런스 운영 후기

서사수 제1회 로컬 커뮤니티 컨퍼런스 : 우리 내년에도 할 수 있을까..

지원사업도 받지 않고, 후원도 받지 않고, 오직 두 사람의 "독립 기획"으로 준비한 <제1회 로컬 커뮤니티 컨퍼런스>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후속모임 운영을 준비하며 소회를 풀 겸 컨퍼런스 운영 후기를 남겨봅니다.




천둥 소리가 난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혼자인 줄 알았던 사람들이 서로를 발견하는 싸인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


오프닝 : 서울 밖도 모이면 천둥 소리가 난다

소피의 서사수 소개와 로컬생활자로서의 소피 소개를 마친 후 승선은 짧은 오프닝 발제를 준비했습니다. 컨퍼런스를 하나로 꿰는 메시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피의 제안이었는데요. "컨퍼런스"를 기획하게 된 건 두 가지 큰 이유가 있었습니다.


먼저, '큰 일'을 벌이고 싶다는 독립 기획자로서의 야망이었습니다. 한줌단 같은 로컬씬에서 익숙한 얼굴들 말고 새로우면서 내공 있는 프로들을 섭외했습니다. 전주로, 공주로, 춘천으로 다니며 직접 만난 사수분들을 연사로 섭외한 것이 우리 컨퍼런스의 가장 큰 일이었고,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로 부지런히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연사들에게도 참가자분들에게도 실망시키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신호탄을 쏘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서울 밖의 서사를 서울로 흘러갈 수 있게 하고, 서울 밖을 연결시키겠다는 우리의 목적을 위해 우리를 더 알려야겠다는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프닝 발제는 이 컨퍼런스가 신호탄임을 밝히며 서울 밖도 모이면 천둥 소리가 난다는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소피의 서사수 소개 / 승선의 오프닝 발제


1부 연사 강연 : 우리 내년에도 할 수 있을까..? 고민인 리더들에게

컨퍼런스가 서울 밖 커뮤니티 리더들의 연결을 목적으로 했다면, 1부는 그 리더들을 위한 '복지' 차원으로 기획했습니다. 자문을 요청드렸다가 큰 은혜를 입은 두 분에게 강연까지 요청드렸는데요.


열정과 진심으로 시작해서 부딪히는 지점들은 비슷할 것 같은데, 이 지점을 뚫고 지나간 선배들이 해줄 수 있는 얘기가 분명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로컬 기획자 현정님(에보미디어레지던시 김현정 대표)과 커뮤니티 디자이너 닉샘(다이얼팩토리 이병성 대표)에게 강연을 부탁드렸습니다.


문제는 그 시간이 고작 15분씩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현생이 있는 분들과 온라인 컨퍼런스를 진행하다보니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부담스럽지 않은 총 시간의 한계를 고려해야 했는데요. 3시간동안 최대한 참가자들이 상호작용을 많이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 분당 강연 15분 질의응답 10분씩을 요청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의 연사님들은 참가자분들에게 알찬 정성을 쏟아주셨는데요. 첫 번째 강연은 현정님의 지속가능함에 대한 간절함은 OO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는 것부터라는 몹시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현정님이 직접 고민했던 주제들 속에서 찾은 답을 5가지로 정리해주셨는데요. 그래서 그 OO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하시죠? ㅎㅎ 비밀입니다~


이어 두 번째 강연은 닉샘의 오래가는 모임을 위한 커뮤니티 디자인의 핵심 요소들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커뮤니티 디자이너로서의 활동한 지난 시간들과 함께 정리된 핵심 요소들은 특히 예비 리더들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연사님들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시길!


2부 패널토크 :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

2부 패널토크는 3부 소그룹 토크를 맡아준 시리, 나길과 함께 했습니다. 앞선 1부에서 연사님들께 리더들이 답해보면 좋을, 그러면서도 강연과 연결된 질문을 요청드렸는데요. 2부는 그 질문들과, 참가자분들의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Q1. 커뮤니티 운영을 통해 여러분은 무엇을 얻고 계신가요?
Q2. 현정님의 강연에서 언급된 5가지 OO 중, 여러분은 어떤 것에 특히 거부감이 있으신가요?
Q3. 반대로, 특히 열려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 열린 마음으로 실행한 것이 있으신가요?
Q4. 병성님의 강연에서 언급된 '가장 적은 부담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구성원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계시고, 맺고 싶으신가요?
Q5. 수평적 관계를 만들어가는 노하우도 있으실까요?


2부를 시작하며 참가자분들에게 소소한 요청을 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의 참여도에 따라 컨퍼런스의 풍성함이 달라지니, 적극적으로 함께 남겨주시면 너무 감사하겠다- 라는 요청이었는데요. 좋은 질문과 패널들 덕에 아주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 5가지 OO 중 하나였던 '평범함'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정말, 무척, 몹시 다양한 모임과 구성원들 그리고 활동이 있는 서울과 달리 서울 밖에서는 그 흔한 독서모임조차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밀집도가 떨어지는 지역일 수록 평범하고 뻔함 커뮤니티조차 큰 반가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 그럼에도 너무 뻔한 걸 하려고 하지 않나 하는 걱정, 내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을 꼭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 등의 시간이 쌓인 진심들로 정말 풍성해졌습니다.


다른 색, 다른 관점으로 '섭외 잘 했다...' 뿌듯함을 주신 시리와 나길!


3부 소그룹 토크 :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열띤 대화를 마치고서야 2시간만에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시작'과 '지속'이라는 두 주제로 소그룹을 나눠 3부를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퇴근 후에 들어오셨고, 이미 2시간이나 진행됐기 때문에 이탈이 많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시간 관계상 나간 분들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분들이 3부까지 함께 하셨습니다.


특히 3부의 시간이 가장 좋았다는 후기도 많았는데요. 서사수 인터뷰에서 한 번 뵙고, 서사톡으로 한 번씩 호흡을 맞춰준 소그룹 리더 사수님들 시리님과 나길님의 정성스러운 진행덕이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이 모두 자기소개를 하고(시리가 진행한 지속 소그룹은 자기소개가 30~40분 걸렸답니다?) 각자의 고민을 꺼내고, 서로 고민을 해결해간 과정을 들으며 아주 알찬 시간을 보냈어요.


예상 종료 시간이 11시였는데, 우려대로 어김없이 10~20분씩 늦게 끝났답니다. 카메라를 켜서 서로 눈을 맞추고,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시간이 몹시 소중했어요. 이 시간 덕분에 후속모임에 대한 수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꺾여도 지속하는 마음! 시작하는 마음!





온라인 컨퍼런스였는데도 불구하고, 채팅으로 서로 질문하며 답을 찾아가고,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며 복돋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사님들도 3부까지 남아주시면서 (병성님은 차 운전하면서 참여하셨다는...) 든든한 마음을 보태어주셨어요. 당일에 참여 인원이 많아 질의 응답의 시간이 부족했는데, 패들렛에 기록해둔 질문에 연사님들이 곧바로 장문의 답을 남겨주셔서 무척이나 감동이었습니다.


한 달 전, 첫 발을 뗀 서사수의 컨퍼런스에 대한 후기로 글을 마무리 합니다. 또다시, 서울 밖에서 만나요 :)


참가자 후기 중 발췌

"의미있는 대화가 고팠는데 정말 세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 지도 모르게 지나갔어요! 제가 이렇게 오래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 새삼 놀랍습니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유익한 서사수 모임 지속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서사수 커뮤니티 열심히 홍보하며 응원하겠습니다~!!"

"용기있는 시도가 좋아서 모임에 참여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뭔가 느낌이 좋았습니다.  다들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은 통했던거 같습니다."

"전국의 커뮤니티 대표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진행된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명확한 주제에 맞는 연사분들의 메시지와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소통과 참여에 더욱 컨퍼런스를 의미있게 만들어준거 같습니다. 준비하신 분들이 멋지게 기획하고 잘 운영해주신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확실히 같은 운영자의 입장에서 겹치는 고민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타 지역 커뮤니티는 어떤 기반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운영하시는지 공유할 수 있었던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에디터 후기


로컬생활자 소피 | @local.sop

꿈을 이뤄서 행복하고요, 덕분에 로컬 커뮤니티의 다음을 보다 긍정적으로 고민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쁩니다.  모든 고민을 다 깨끗하게 해소할 순 없겠지만, 지역이라는 경계를 넘어 서로의 한계를 뛰어 넘는 인사이트를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날 목감기가 심하게 와서 하마터면 말을 못할 뻔했는데요. 다음에는 말짱하게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를 바라요! 우리 또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요!!


최승선 | @choi_welcome

하나의 고민으로 함께 고민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다음 시간까지 저도 어엿한 양평에서 이것저것 기획을 해보려고 해요. 그 기획에서 나온 고민으로 여러분들과 같이 고민할 수 있다 생각하니, 그것만으로 든든합니다. 더 많은 서울 밖의 서사를 여전히 궁금해합니다. 인스타그램으로 언제든 연락주세요!


▸ 서울밖사수
모든 자원이 서울로 몰리는 나라에서 서울 밖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서울 밖의 자리를 사수하는 사람들을 찾아 더 많은 서사가 다양한 지역에서 흘러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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