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수 2024 로컬 커뮤니티 보고서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커뮤니티 운영해 보려고 알음알음 사람 모으며 발품 팔고 있는 분들 계신가요? 서울의 넷플연가, 남의 집, 트레바리를 바라보며 '우리도 저렇게 사람들 와글와글 모여서 대화 나누는 자리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 독서든 영화든 공통의 관심사로 만날 모임이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셨을 수도 있겠는데요. 꼭 그게 아니더라도, 동아리 지원 사업을 받아서 필름 동아리를 해보거나, 독서 모임을 해본다거나 작고 소소하게 시도해 보는 분들도 계시겠죠. 아니면 이미 협동조합이나 비영리 단체를 꾸려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겠고요.
이렇게만 봐도 '커뮤니티'라는 것은 다양하고, 각자에게 정의되기 나름입니다만. 본질은 하나, '연결되고자 하는 욕망'은 같아요. 이 욕망을 따라서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도 커뮤니티라는 씨앗을 키워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오늘의 글이 흥미로우실거예요.
올해 1월부터 활동을 시작에서, 지난 10월 8일에는 제 1회 로컬 커뮤니티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는데요. 지역 간의 연결, 지역 내의 연결로서 '커뮤니티'의 역할이 중요하다 생각해 로컬 커뮤니티 컨퍼런스를 기획했어요. 일명 '우리 내년에도 할 수 있을까'라는 이름으로 로컬 커뮤니티 리더분들을 모시고 커뮤니티 지속과 확장에 대해 나누었죠.
컨퍼런스를 열기 전에, 서사수 내부적으로도 계속 자문자답 했어요. 기획에서 가장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본질이잖아요. 본질을 따라서 사람의 마음이 모이고, 핵심을 전달할 수 있으니 깊게 고민했죠.
로컬에 커뮤니티가 꼭 필요할까
나름 로컬 커뮤니티의 효능에 대해 유쾌하게 적어봤어요. 이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쯤은 다들 알고 계시겠죠?
컨퍼런스를 함께 채우는 연사분들은 과연 로컬 커뮤니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컨퍼런스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인사이트를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에 <지역에 커뮤니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인사이트를 나누어 봤어요. 여러분도 인사이트에 공감하실지, 아니면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실지, 어떤 이유를 갖고 계실지 궁금하네요!
↳ 서사수 기획자 승선의 이유
슬로건은 결핍을 드러낸다고 하더라고요. 지역에서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건, 그만큼 지역에서 사람들과의 연결이 필요하고 삶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서울은 익명의 도시잖아요. 사람이 많은 만큼 데이터도 많아서 검색만으로 웬만한 정보는 다 찾을 수 있죠. 그런데 서울 밖은, 특히 소도시나 시골은 그렇지 않아요. 서사수 인터뷰에서도 사수님들이 네이버부동산이나 직방으로 부동산 매물을 찾지 않고, 일자리도 알음알음 소개받은 경우가 더 많은 것처럼요. 제가 사는 양평에서도 통하는 마케팅은 입소문뿐이라고 다들 그러거든요.
↳ 서사수 기획자 소피의 이유
머무는 시간이 끔찍하면 지역조차도 안 좋게 기억하게 돼요. 하지만 지역을 떠날 수 없고 버텨야 하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예요. 사람이 곧 커뮤니티, 커뮤니티는 곧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커뮤니티가 무해하다고 장담하긴 어려워요. 그렇다면, 좋은 커뮤니티 나에게 맞는 커뮤니티를 지역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러려면, 우선 커뮤니티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시키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 사수 나길의 이유
커뮤니티는 거창한 게 아닙니다! 그냥 내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요소! 그게 꼭 영원하지 않아도 되고 모든 커뮤니티가 나랑 잘 맞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각자 그때그때 나에게 맞는 커뮤니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사수 시리의 이유
커뮤니티는 개인의 고립을 해소하고, 사람들 간의 연결을 촉진함으로써 개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곳이에요. 커뮤니티는 지역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어요.
↳ 연사 현정(에보미디어 레지던시)의 이유
우리가 당면한 지역의 해결해야 할 현안과 문제는 이미 여럿이지만, 지역에 커뮤니티가 필요한 이유는 분명해요. 개인의 삶이 지속되려면 우리에게는 서로를 지지하고 삶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연결된 사람들이 필요해요. 어찌 보면 지역의 커뮤니티는 근본적으로 생존의 문제죠. 단순히 만나서 생각을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행위와 결과를 넘어 개개인의 정서적 지지세력이자 나를 돌보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죠. 그렇기에 다양한 커뮤니티의 존재 및 활성화 여부가 지역 전반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력은 소중해요.
↳ 연사 병성(다이얼팩토리)의 이유
지역은 이미 그 자체로 커뮤니티 일 수 있어요. 그리고 지역에는 이미 많은 커뮤니티들이 존재하죠. 중요한 것은 현재 지역에서 살아가는 각자에게 필요한 커뮤니티가 있는지라고 생각해요. 지역에 왜 커뮤니티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지역을 위한 필요보다는 개인의 필요에 맞춰 다양한 답으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지역의 문제 해결을 위한 커뮤니티보다는 개인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결핍이나 니즈, 행복을 채워줄 수 있는 커뮤니티가 우리에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목적으로부터, 나아가 어떤 커뮤니티가 필요한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들을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네요.
여기까지 읽어보시고 고개를 끄덕끄덕하셨다거나 저마다 각자의 이유를 찾으셨다면 오케이입니다.
아 그런데, 아니 글쎄요, 제가 깜빡하고 오늘의 글의 요지를 아직까지도 밝히지 않았네요. 커뮤니티가 필요한 이유쯤이야 여러분들 다들 잘 알고 계실 테고, 아마 다들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있으셔서 클릭하셨겠죠? 그 고민을 함께 풀어봅시다!
로컬 커뮤니티, 이거 맞아?
컨퍼런스 전에 미리 생각해 둔 커뮤니티에 대한 고민은 크게 4 가지였어요. 로컬 커뮤니티 리더가 가장 머리 아프게 고민하는 주제는 바로바로! <참여도, 리더쉽, 활성화, 기획> 이것만 보면, 오우 난 못하겠는데..? 싶을 수 있겠는데요. 사실 뭐든 고난과 역경을 미리 예상하기 보다, 일단 멋모르고 저질러놓고 수습하는 거잖아요? 일단 커뮤니티라면 보통 이런 고민을 하는데, 나도 미리 알아두고 나중에 필요할 때 뽑아서 참고하면 되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시길 바라요.
진지하게 로컬 커뮤니티 생각해보고 있다면
혹시나 도움 될까 하는 마음으로 컨퍼런스 내 질의응답 내용을 가져와봤어요. 공주에서 커뮤니티 디자인 워크숍을 오랫동안 운영하고 계신 주식회사 다이얼 이병성 대표님의 답변이에요.
질문 : 커뮤니티 초기 자본은 얼마나 필요할까요?
답 : 조금 더 말씀드리자면, 초기 자본은 참여자의 회비 정도로 최소한의 자본으로 할 수 있는 일들로 커뮤니티를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얻게 되는 동료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들과 더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을 발견한 후 그것을 위한 자본을 고민하시면 좋겠네요.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좋은 활동 사례가 생겨나면 그에 맞는 자본들이 이어질 수 있어요. 구체적인 프로젝트나 활동의 지속을 위해 더 큰 회비를 받을지, 후원이 될지, 지원사업에 도전할지, 혹은 창업이 될지. 다음 스텝들을 단계적으로 실행하며 자본을 만들고 사용하는 경험과 학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질문 : 브랜딩을 할 때 미션 비전 등을 정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그 가치에 납득할지 고민하고 정하는지, 오롯이 리더의 니즈와 가치관에 맞춰서 정하는지 궁금해요
답 : 커뮤니티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리더의 니즈가 분명한 것이 사람들의 공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혹은 리더의 니즈가 분명할수록 원하는 커뮤니티 참여자를 모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강의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함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운영진이나 한번 한 번의 모임에 참여해 주시는 구성원분들의 니즈와 접점을 형성하는 것이 리더의 다음 스텝이자 중요한 역할인 것 같습니다. 리더가 시작한 가치로부터 사람들의 공감을 만들며 연결을 유지하거나 확장해 가는 것이 지속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커뮤니티 리더는 본인의 이상과 구성원들이 바라는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기 마련인데요. 사람을 모으고 커뮤니티를 지속하기 위해선 병성님의 말씀처럼 구성원들의 니즈도 파악하고, 열심히 상호작용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 상호작용이라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원래 쉽지 않은 것이겠죠? (너무 T라미수 케익인가요.. ㅎ)
이외에도 컨퍼런스 이후에 참여자 분들이 남겨주신 고민들을 가져왔어요. (원래는 참여자들만 볼 수 있는 서사수 프라이빗 페이지에 있는 .... 시크릿) 아마 로컬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있어서 가장 골머리를 앓게 되는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혼자 운영하다 보니 일손부족! 기획 - 모객 - 운영을 전부 혼자 하는 게 회사 운영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정과 상황이 있다 보니, 그때그때 모이는 사람들이 다르고 커뮤니티의 방향성이 달라지고,, 지속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유동적이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매번 맞춰서 움직이기가 쉽지 않아요.
커뮤니티가 커져갈수록 도전해 보고 싶은 프로젝트나 사업 제안들이 많아지는데... 커뮤니티로서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사업화하는 것을 지양하려고 하는 중이거든요. 성장과 즐거움 두 가지를 모두 잡을 수는 없을까요?
장소가 외지고 인구가 적은 지역이기에 모임이 어려운 것 같아요. 지역에 계속 살고 싶은 청년을 만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습니다.
결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하고자 하니 커뮤니티가 폐쇄적이게 될 것 같고, 모두가 함께하자니 뜻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나서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도 결집력 있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어요. 커뮤니티의 주제가 좁고 정확할수록 모이는 사람들의 결이 맞겠지만 인구가 적은 소도시에서는 '일단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딜레마가 있답니다.
앞으로 커뮤니티(모임)를 더 활발하게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데, 공간을 활용해 좀 더 지속 가능한 형태의 커뮤니티는 어떻게 기획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고민이 아닐까 싶은데요. 혹 생각을 나눠주고 싶은 천사 선배님들이 계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 1회 로컬 커뮤니티 컨퍼런스에 참여했던 로컬 커뮤니티들을 소개합니다
경남 함양 커뮤니티 함양청년네트워크이소, 부산 커뮤니티 웨이브닷, 대구 커뮤니티 내마음은콩밭, 전북 전주 커뮤니티 래고, 전남 함평 커뮤니티 함평프로젝트원, 충남 천안 커뮤니티 나바시클럽, 충남 부여 커뮤니티 부여안다
서사수에서 소개했던 로컬 커뮤니티
강원 춘천 커뮤니티 춘뿌리, 전북 전주 커뮤니티 불모지장, 강원 강릉 커뮤니티 솔방울들, 전남 곡성 커뮤니티 자자공
▸ 서울밖사수
모든 자원이 서울로 몰리는 나라에서 서울 밖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서울 밖의 자리를 사수하는 사람들을 찾아 더 많은 서사가 다양한 지역에서 흘러나오길 기대합니다-!
▸ Contact Us
이메일 outofseoul.sss@gmail.com
인스타그램 @seo4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