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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부자기 Apr 01. 2024

인생의 발란스와 그림

미국 화가 제프리 멜작

1947년 뉴욕 브루클린 출신 미국작가 제프리 멜작은 키가 160 센티 남짓되는 유태인 화가다. 그가 그리는 그림은 초현실주의적인 풍경화인데, 파스텔톤의 색감이 부드럽고 아기자기하다. 초현실주의 그림이 그러하듯이 모든 사물과 형태에는 상징과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음악을 사랑하고 바이올린 연주자인 그의 그림에는 항상 바이올린이 등장한다. 모든 것의 조화와 발란스를 그리고 싶다며, 해와 달, 하늘과 땅, 생명과 죽음, 음과 양, 동양과 서양, 높음과 낮음 등을 그림 속에 짝을 이루어서 그려 넣는다. 마치 노아의 방주에 태워진 쌍으로 이루어진 동물들처럼 그는 그만의 쌍을 맞추어서 그림 속에 그려 넣는다.


유태인이기 때문에 신을 믿는다. 하나님이 유일신이라 믿는 그는 그의 신념도 그림에 불어넣는다. 구름과 물고기에 달린 막대기가 그것이다. 마치 인형연극의 인형들이 막대기에 매달려 있듯이 하나님이 창조한 것들이 막대기에 달려있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은 그가 마애스트로가 되고 하나님이 되어서 캔버스가 연극무대인 마냥 세상을 창조하고 균형 잡히게 살 수 있도록 컨트롤하고 있다.


미술 교육은 전공한 제프리는 평생 미술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선생님이 천직인 그는 모든 것을 설명하고 알려주는 것을 즐거워한다. 그의 작품조차도 교훈적이다. 서로 사이좋게 발란스를 맞춰서 조화롭게 잘 살아야 한다는 교훈은 그의 모든 그림에서 찾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다음 주에 개인전시를 시작하기 위해서 작품이 도착했다. 아주 작은 소품부터 대형 작품까지 많이도 그리셨다. 작가들이 작품이 많으면 갤러리스트는 편하고 좋다. 왜냐하면 좋은 것들만 골라서 전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명 작가라고 해서 모든 작품이 좋을 수는 없는데, 선택할 수 있도록 작품이  많은 것은 좋은 작가들의 기본조건이다. 피카소가 퐁텐블로에 휴향을 간 두 달 동안 서른 점이 넘는 작품을 제작한 것이 좋은 예시가 된다. 심지어 대형작품 다섯 점을 포함해서 말이다.


여하튼 골라서 전시할 수 있을 많은 작품과 정보를 남겨주시고,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그가 젊었을 적 공군 파일럿으로 활동했던 이야기부터 현재 와이프를 어떻게 만났고 그의 삶은 어떠했는지 쭈욱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번에 들은 이 이야기는 벌써 백만 스물두 번째이지만, 항상 즐겁게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의 긴 이야기를 다 듣고 있는 나의 이유는 바로 마지막 한마디 때문일지도 모른다. "솰라 솰라 솰라.... 써니야.. 나는 너를 항상 축복해. 알지? 내가 너를 항상 신뢰하고 축복하는 거. 편하게 하렴. 무엇을 하든지 너는 잘 될 거야."


그의 그림처럼 그의 말도 마음도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이다.

다음 주 전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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