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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소망 Jun 04. 2024

TV 뉴스를 꼭 봐야 하는 이유

어머니에게 나는 뉴스 해설가

일주일에 한 번은 홀로 사는 어머니댁에 들른다. 안부를 살피고 함께 식사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기 위함이다. 80살이 넘어버린 어머니에게 하루하루는 정해진 틀에서 단순하게 지나가는 것 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성경을 필사하고 오전에는 노인복지관에서 가서 여러 활동도 하고 점심을 먹고, 복지관이 끝나면 오후에 이웃들과 산책하고 집에 와서 TV를 보며 저녁식사를 하면 하루가 마무리된다. 

겉으로 보면 매일 똑같은 일상처럼 보이지만,  속내용은 조금씩은 다르다. 복지관에서의 프로그램도 다르고, 이웃들과의 대화 내용도 다르고, 시청하는 TV 프로그램도 다르다. 그중에서도 매일매일 새로운 내용으로 소식을 전해주는 TV 뉴스가 가장 다를 것이다. 

뉴스 중에서도 정치뉴스에 관심이 많으시다. 어머니가 젊었을 때는 드라마를 많이 보셨는데 지금은 뉴스를 더 많이 보신다. 그 이유는 아마도 복지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정치이야기를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뉴스는 사안에 따라 이해도 차원에서 약간씩 결이 다르다. 사건 사고 뉴스를 시청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을 때는 ‘그런 일이 있었어?’, ‘그랬구나~'하면서 다 이해도 되고 공감도 되겠지만 정치뉴스는 차원이 좀 달랐다. 정치인 이름도 많이 나오고 여당, 야당마다 주장하는 내용이 상반되고, 복잡한 법안이야기도 나온다. 또 해외 뉴스는 여러 나라 대통령 관련 이슈도 나오고 전쟁에 따른 세계경제 및 정치의 변화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등 복잡하고 수많은 기사가 빠르게 배출되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어떤 기사는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복지관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들어도 피상적인 이야기만 하니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내가 오면 뉴스 내용 중 잘 이해 안 되는 내용을 이건 왜 이렇고, 저건 왜 이런지 물어봤다. 그런데 이게 내게도 어려웠다. 다른 사건 사고나 연예인 이야기는 ’이러이러했어요 ‘ 하면 끝나고 더 이상 의문이 생기지 않지만, 정치이야기는 설명할수록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는 발생원인, 역사적· 정치적 배경 및 정치세력 간 이해관계 등을 설명을 해야 하는 데 그러다 보면 이야기가 샛길로 빠지고 나도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그리고 이젠 어머니의 정치적 지식수준이 높아져 종종 나도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을 물어보기도 한다. 모른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어머니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얄팍한 지식으로 어설프게 설명할 때도 있다. 그러면 어김없이 더 어려운 질문이 들어온다. 그러면 설명을 시원하게 못하는 나 자신이 답답해지기도 하고 조금 귀찮아지기도 한다.     


어린아이들은 호기심이 많다. 모든 것이 이상하고 새롭고 궁금하기 때문에 엄마나 아빠에게 물어본다. 나도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한다. 계속되는 질문이 귀찮기도 하고, 본인도 모르는 것이 있어 댓 구하기도 싫었겠지만 나의 질문을 회피하거나 그만하라고 막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젠 그 반대의 상황이 되었다. 어머니가 나에게 주신만큼이라도 해야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TV 뉴스를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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