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직장생활을 한 적이 있다. 바다를 맘껏 보고 해변을 걸으며 여유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었고 인근에 255m의 제법 크고 넓은 산이 있어 그곳에 오르며 산이 주는 상쾌함과 청량함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런데 세상만사가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이 있듯이 워라밸의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조건을 가진 곳이 섬이지만 불편한 점도 있었다. 보건소외에는 병원도 약국도 없기 때문이 몸이 아프면 힘들다. 더웠던 6월 어느 날 감기에 걸렸다. 몸에 힘이 빠지고 기침이나고 콧물이흘렀다. 직장에서 할 일도 많은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제대로 업무를 할 수가 없었다. 안정을 취하면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따뜻한 차를 많이 마시면서 이틀을 보냈지만 증상이 더 심해졌다. 다른 조치가 필요했다. 감기에 효능이 있는 비타민 C가 풍부한 산딸기가 인근 산에많았던 것이 기억났다. 이열치열이라는 다짐으로 축 쳐지는 몸을 일으켜 세워 산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산에는 산딸기가 많았을 뿐 아니라 한창 익어갈 때여서 크기도 굵었다. 새빨간 색으로 시선을 끌어당기는 산딸기도 있었고 검붉은 색으로 침샘을 자극하는 것도 있었다. 가장 굵어 건드리기만 해도 터질 것 같은 잘 익은 것을 조심히 따서 입에 넣었다.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었다.
`플라세보효과'라도 얻기 위해 최고의 천연감기약이라고 되뇌며 하나씩 하나씩 따먹었다. 그렇게 한참을 따먹은 후 집에 돌아와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났는데 감기증상없이 가뿐했다. 참 신기했다. 감기엔 비타민C라는 말을 그때부터 무한신뢰 하게 되었고,다른 과일보다 산딸기에 비타민 C가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을 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비타민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도 남에게 도움을 주고 활력을 줘서 사회에꼭 필요한 비타민 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삶 속에 타인에 대한 배려는 없고 자기 자신만 있어 공동체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성경에는`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아무 쓸데없어 밖에 버려진다'는 구절이 있다. 내 안에 나와 타인에게 기쁨을 주고 웃음을 주는 비타민과 같은 성분이 있는지, 감성이나 공감능력이메말라 소금이 그 맛을 잃는 것처럼 인간성을 잃어가는 건 아닌지6월에 탐스럽게 익어가는 산딸기를 보며 생각에잠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