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공원을 걷는데
익숙한 향수냄새가 나를 감싼다.
분명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데
이 향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
생각해보니
작년 요맘때도
코를 자극하는 진한 향기가
나를 찾아왔었다
아하~ 하고 주위를 살핀다
두껍고 푸른잎 사이 사이
눈꽃처럼 작고 하얀 꽃이 피어있는
은목서나무가 나를 반긴다
상록수여서
예쁜 단풍잎으로 가을이 왔음을
알릴 수 없어
멀리 퍼지는 진한 향기로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고 싶었나 보다
다른 꽃처럼 크지않아
사람들 시선을 뺏지 못해
작은 송이송이 꽃들 모여
매혹적인 꽃향기를 뿌리나 보다
네가 있어 가을을 느낀다
네가 있어 꽃보다 향기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