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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Nov 21. 2024

초반열정이 과하다면 반드시 조절할 것.

그러지 않는다면 반드시 깨달을 일이 생길 것이다!

사실 달리기에 대한 열망은 몇 년 전부터 있었다.

그냥 사는 게 별로 재미가 없다 느끼던 순간에 자주 스쳐가던 그림이었다. 내가 사는 곳의 강줄기를 따라 달리고 사람들과 사귀기도 하고 같이 대회도 나가고 성취감에 행복한 장면이 문득문득 지나갔었다.

그리고 몇 년 만에  '달리기'라는 단어에 다시 설레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나는 며칠간 모임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군데를 가입했다. 모임이 생긴 지 그리 오래되지 않고, 회원수도 많지 않았다. 20명 정도였나? 잔잔하니 불편한 느낌이 없어서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분위기를 보다가 첫 모임을 나가게 되었다. 첫 모임은 운동장 트랙을 도는 일정에 나가게 되었다.

3킬로를 뛰는 중에 몇 번이나 멈춰서 호흡을 가다듬고 뛸 만큼 내 체력은 기대이하로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끝내고 땀을 흘리니까 개운하고 맑아져서 좋았다. 요가를 했을 때 오는 나른한 개운함과는 조금 다르게 기운이 차오르는 활동적인 느낌이 남았다. 모임 사람들도 마음에 들었다. 내가 의지할 모임이 되겠구나! 그날 그 조합이 아니었다면 나는 또 도망갔을지도 모르겠다.


첫 모임을 나갔을 때가 9월이었다. 그리고 나는 10월까지 무지하게 많이 참석했다. 주 세 번 정도는 꼭 참석했다. 그래서 결국 4킬로, 5킬로 까지는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거기까지 나갈 수 있었던 힘은 의지와 욕심이었다. 제대로 휴식하지 않고 계속 앞만 보고 갔더니 발목과 무릎에 통증도 무시하고 있었던 거였다.


결국 열흘정도를 쉬어야만 하는 상황이 왔다. 쉬는 동안에 든 생각 중에 그래도 이전과는 달라진 부분이라고 느껴지는 게 하나 있었다.

'나는 평발이고 아치가 무너져서 원래 발목 무릎 부상이 쉽게 오는 사람이야, '라고 나를 한정 짓고 살았었는데 이번 휴식기간에 스트레칭을 하면서 점점 좋아지는 걸 느끼다 보니

'아~ 운동하고 스트레칭하면서 잘못 사용된 근육을 잘 풀어줘야 하는데, 그걸 간과했더니 부상을 당했네, '  아주 약간의 차이지만 생각 후에 드는 기분은 매우 달랐다.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믿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욕이 생기지 않지만, 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니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더 커지는 것이다.


나는 요가할 때도 비슷한 패턴으로 초기에 손목을 다친 적이 있다.

무게중심을 잘못 잡고 반복 동작을 하다 보니 손목에 무리가 왔을 때가 있었다.

그래도 하고 싶어서 무시하고 계속했는데 나중에 손목에 삐죽하게 뼈가 튀어나오듯이 염증이 생겨버렸다.

그때도 한 달은 쉬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시 시작했을 때 비로소 요가를 천천히 다시 배우게 되었다.

역시 제대로 알 때까지 무한 반복되는 게 사람 사는 패턴인 것 같다.


처음에 달리기는 그냥 기본 유산소 운동 아닌가? 이런 생각이었는데 달리기라는 운동을 아주 잘 활용하려면 하체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고, 근육 마사지도 잘해줘야 하고,, 그냥 유산소 운동이 아니라 전신적으로 다 연결이 되는 근본적인 아주 중요한 운동이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다이어트도 저절로 되니까 열정이 더욱 커질 수밖에! 다이어트 계획은 늘~ 자주 하지만 정말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타이밍은 흔치가 않다. 사람들도 좋고 어울리는 것도 좋고 운동도 좋고 삶의 질 개선도 되니 모든 게 나를 위해 펼쳐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감사하다. 좋다. 이런 말이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게 얼마만인지.


잘 뛰든, 못 뛰든 다 같이 뛰니까 혼자 할 때는 포기하기 쉬운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오기든 뭐든 내가 목표한 거리나 속도만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조금 더 생겨나니까 확실히 혼자보다는 단체로 뛰는 게 더 기록이 좋다.

이제 한겨울이 오면 밖에서는 많이 못 뛸 것 같아서 헬스장도 등록했다. 야외러닝을 해보니 실내 머신에서는 영 지루해서 기분이 안 난다. 추워도 30-40분 정도는 밖에서 뛸 수 있지 않을까. 한겨울 러닝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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