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피치 큐레이터 Feb 26. 2024

연사-청중 상호작용을 소개합니다

Speaker-Audience Interaction


오늘도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말이나 문자, 이모티콘을 주고받으며 가족과 친구와 소통한다. 직장에서는 동료들과,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과 학생으로서, 병원에서는 의사와 환자로서, 면접에서는 면접관과 지원자로서 소통한다. 모두 사회적 상호작용이다. 우리는 사회적 일원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서로 의사를 주고받는다. 


소통 상호작용은 주로 1:1 대화가 많다. 대화 분석(Conversation Analysis) 연구에 의하면 대화할 때 대화 상대와 말하는 데는 순서가 있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말이 끝난 다음에 내가 말하기도 하고 상대의 말 도중에 내가 끼어들기도 한다. 이렇게 대화의 차례를 주고받으며 한 번에 한 사람씩 차례로 대화하는 것을 턴테이킹(turn-taking)이라고 한다. 대화에서는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소통하므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흐른다. 


연사-청중 상호작용은 1:10, 1:100, 때로는 1:수천 명 간의 소통이다. 선거 유세연설, 세바시나 테드 강연, 기업대표 연설, 콘퍼런스, 북콘서트, 강의 등이 연사-청중 상호작용 범주에 든다. 더 범위를 넓혀보면 스탠드업 코미디, 아카데미 시상식, 뮤직 콘서트, 설교와 설법도 이 범주에 든다. 상호작용의 형식이 다를 뿐이다. 




연사와 청중은 어떻게 서로 소통할까? 


연설이나 강연에서는 연사는 말하고 청중은 듣는 형식이라 청중의 응답과 질문에는 제한이 있다. 청중은 연사가 질문하면 대답하거나 박수, 웃음, 환호 같은 반응으로 연사와 소통한다. 약간 다른 상황인 뮤직 콘서트에서는 가수의 말과 노래에 팬들은 단어로, 때로는 떼창으로 반응한다. 


연설이나 강연을 보면 연사의 메시지에 수많은 청중이 일시에 다 같이 박수를 친다. 마치 연사가 지휘자고 청중의 박수나 환호는 악기 같다. 지휘자가 청중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연설로 지휘하는 것 같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어떻게 그 수많은 청중이 '자~ 이때 다 같이 박수를 칩시다'하는 의논이나 결정도 없이 적시 적소에 단체로 박수를 치는 것일까?  


심리학자, 솔로몬 애쉬(Solomon Asch)에 의하면 사람은 사회적 고립을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들도 동의할 거로 생각할 때 사회적 행동을 드러낸다고 한다. 사회학자들도 이와 연계한 예를 든다.* 우리는 박수를 칠 때, 다른 사람들은 안 치고 혼자만 치는 부끄러운 상황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박수를 칠 때 다른 사람도 칠 것이라고 예상할 때 박수를 친다고 한다. 그래서 다 같이 치는 박수는 보통 8초까지 이어지지만, 몇 사람만 친 박수는 2초를 넘어가지 않고 사라진다고 한다. 


그런 것 같다. 나도 박수 칠 때 제일 먼저 치지 않는다. 누가 치면 따라서 친다. 하지만 어떤 때는 박수 칠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고, 다른 사람도 다 칠 것이라고 예상하며, 누가 먼저 치기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친다. 예를 들면 세바시나 테드 같은 강연에서 청중은 강연의 시작과 끝에서 박수를 칠까 말까 망설이지 않고 박수를 친다. 박수를 치는 것이 예의이고 다른 사람들도 다 박수를 친다는 일종의 사회적 규범이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사회적 행동으로 스피치 도중에 청중이 단체로 박수를 치는 데는 2가지 형태가 나온다고 한다.** 하나는 각자 박수 칠 결심. 이 경우에는 연사의 메시지가 끝남과 동시에 폭발적인 박수가 시작해 곧바로 소리의 최고점에 이른다. 다른 하나는 누군가 박수를 치기 시작하면 따라서 치는 것. 이 경우에는 박수 소리가 작게 시작해서 다른 사람들도 치기 시작하면서 천천히 크기의 정점에 오른다. 


전자의 경우, 어떻게 각자 박수 칠 결심을 하고 다른 사람도 박수를 치리라는 것을 아는 것일까? 


거기에는 연사가 보내는 신호가 있다. 연사는 '여기가 박수 칠 타이밍이에요'하는 신호를 청중에게 보낸다. 청중은 그 신호를 해독한다. 이런 연사-청중 상호작용은 스피치 분야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어떻게 신호를 보내고 어떻게 해독하고 무엇이 다를까? 


자~ 이제부터 차근차근 함께 알아보자.   




Heritage, J., & Greatbatch, D. (1986). Generating Applause: A study of rhetoric and response at party political conferences.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92(1), 110-157.


** Clayman, S.E. (1993). Booing: The Anatomy of a Disaffiliative Response.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58(1), 110-13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