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토릭(rhetoric, 수사법)
3의 법칙은 3의 규칙, list of three, three-part list, 또는 rule of three로 불린다. 열거법에 속하며 연설에서 자주 쓰는 수사법이다.
3의 법칙은 단어를 3개, 구절을 3개, 또는 문장을 3개로 나열하는 표현법이다. 세 개를 나열하며 메시지를 잘 짜인 틀 안에서 강조하는 효과가 있다.
스피치 장르 책에서도 3의 법칙을 마법의 숫자로 부르며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음은『나승연의 프레젠테이션』, 카민 갤로의『Talk like TED 어떻게 말할 것인가』『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최고의 설득』에 나온 3의 법칙을 요약한 것이다.
나승연의 프레젠테이션 - 113~121쪽
라틴 명언 - 셋으로 이루어진 것은 모두 완벽하다.
로이 피터 클라크 - 서구 문명과 언어권에서 숫자 3은 완전함을 나타낸다. 1은 강렬함을 줄 때, 2는 비교 또는 대조를 할 때, 3은 완전성 또는 완결성을 나타낼 때, 4부터는 목록을 만들 때 사용한다.
안드레 들루간 - 3의 법칙을 사용하면 자신의 개념을 보다 완벽하게 표현하고, 핵심 메시지를 강조하고, 청중의 기억에 오래 남게 할 수 있다.
3의 법칙 예
줄리어스 시저 - 왔노라, 보았노라, 정복했노라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 당신을 만드는 스토리, 당신의 모든 앱, 당신을 표현할 새로운 방법
Talk like TED 어떻게 말할 것인가 - 253쪽
3의 법칙은 우리 생활 곳곳에 있다. 아기 돼지 삼형제, 삼총사 이야기, 알라딘 세 가지 소원. 화가들은 삼원색에 익숙, 뉴턴은 세 가지 운동법칙 발견, 과학자의 원자를 이루는 3가지.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 - 88쪽
왜 곰 네 마리가 아니라 곰 세 마리인가.
코미디언들은 말한다. "3이 2보다 재밌다."
작가들은 말한다. "3이 4보다 극적이다."
잡스도 말한다. "3이 5보다 더 설득력 있다."
뛰어난 영화, 소설, 연극, 프레젠테이션은 3부 구조.
삼총사는 5명 아닌 3명.
셋 어릿광대.
미국 독립선언서 - 삶, 자유, 행복 추구의 권리.
3의 법칙은 모두에서 유효.
최고의 설득 - 172쪽
우리는 왜 3을 좋아할까?
패턴에 따라 생각할 때, 3이 패턴이나 진행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이기 때문이다. 영화감독은 '조명, 카메라, 액션'이라고 말한다. 육상선수들은 '차렷, 준비, 출발'이라는 구령을 따른다.
3의 규칙은 청중들이 내용을 기억할 가능성을 높이므로 모든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만든다.
3의 법칙은 정책 슬로건과 대국민 담화에서도 자주 활용된다.
전 세계적으로 위기 상황이었던 2020년 봄, 영국 정부는 매일 코로나 관련 대국민 브리핑을 했다. 브리핑하는 연단에는 3의 법칙으로 만든 슬로건이 붙어 있었다.
“Stay Home, Protect the NHS, Save Lives”
며칠 후, 런던 교통부가 보낸 이메일을 받았다. 런던의 교통을 제한한다는 내용으로 위의 슬로건을 모방한 3의 법칙이 함께 왔다.
"Stay Home, Don't Travel, Save Lives"
4월 초가 되자 영국 여왕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없었던 '위기 상황 대국민 메시지'를 보냈다. 진행자 없이 혼자 하는 대국민 담화였다.
이 담화는 10개의 문단으로, 각 문단은 1~4개의 문장으로 구성됐다. 이 10개의 문단에서 3의 법칙이 6개의 문단에 쓰였다. 다음은 마지막 문단에서 사용한 3의 법칙과 반복법이다.
리스트 1
We will be with our friends again,
우리는 다시 친구들과 함께할 것이고,
리스트 2
we will be with our families again,
다시 가족들과 함께할 것이며,
리스트 3
we will meet again.
다시 만날 것입니다.
(관련 영상 3:55부터)
https://youtu.be/_d1YEkcbFwk?si=8-W52VR4uD5CMDDs&t=235
영어권 사회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3의 법칙으로 둘러싸여 있다.
시리얼 광고에도
"Snap! Crackle! Pop!" 톡! 탁! 펑!
영화 제목에도
"Eat Pray Love"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BBC 요리 프로그램 이름에도 쓴다.
“Ready Steady Cook” 제자리에, 준비, 요리(시작).
경주 출발할 때 구호이자 텔레비전 프로그램 Ready Steady Go(제자리에, 준비, 땅)를 활용한 사례다.
노래도 있다. 아이스크림(I scream)으로 시작해 아이스크림(ice cream)으로 끝난다.
"I scream, you scream, we all scream for ice cream"
아이스크림 달라고
나도 스크림(소리쳐), 너도 스크림(소리쳐), 우리 모두 스크림(소리쳐)
해리포터에도 호그와트 삼총사가 있다.
해리, 론, 헤르미온느
3의 법칙은 우리 문화에서도 다양하게 쓰고 있다. 삼세번이란 단어가 있듯이 우리 문화에 자연스럽게 3이라는 숫자가 있다.
단어 - 삼세판, 삼간택, 삼박자, 삼위일체
영화 제목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동요, 우산 셋 - 파란 우산, 검정 우산, 찢어진 우산
대중가요에도 3의 법칙이 있고, 공연 중간 멘트에도 3의 법칙이 있다. 2018년 국군의 날 축하 무대에서 싸이는 '예술이야'를 부르며 중간에 멘트를 한다. 노래 가사와 멘트에 3의 법칙과 반복법이 쓰였고 운율(리듬)을 맞추었다.
노래: ♪여기서 우리
리스트 1, 2, 3
같은 것을 즐기고,
같은 것을 느끼고,
웃다가 흐느끼고♪
멘트: "우리 모두는
리스트 1, 2, 3
군인이었거나, 군인이거나, 군인의 가족입니다.
건국 70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뛰어~"
노래:
리스트 1, 2, 3
♪지금이 우리에게는 꿈이야
너와 나 둘이서 추는 춤이야
기분은 미친 듯이 예술이야♪
woo-whe-oh woo-whe-oh woo-whe-oh
리스트 1, 2, 3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야
죽어도 상관없는 지금이야
심장은 터질 듯이 예술이야♪
(관련 영상 2:35부터)
https://youtu.be/mln3jaE9dJI?si=4mhQK8Is5YmBUKNp&t=155
인터뷰에서도 3의 법칙을 쓴다. 다음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 후,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다. 3의 법칙 안에 또 3의 법칙이 있는 사례다.
차범근:
앞으로 우리 선수들 못할 때, 사랑의 매 들어주십시오.
리스트 1
그 매는 이겼을 때, 함께 기뻐하고
리스트 2
실패했을 때, 함께 고통을 나누고
리스트 3 + 리스트 1, 2, 3 = 3의 법칙 안에 또 3의 법칙
그리고 더 다음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염려하고, 그렇게 함께 노력하는 것입니다.
언제든 좋습니다. 때려주십시오.
리스트 1
우리 선수들 달게 받고
리스트 2
더 성숙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앞으로 계속 노력할 거고
리스트 3
저희 축구인들도 더 앞으로 열심히 뒤에서 노력을 하겠습니다.
많이 우리 선수들 사랑해 주시고 기 좀 세워 주십시오!
(관련 영상 2:29부터)
https://youtu.be/ZXmjcqUKBgE?si=dM34ZXc6_T_j9eUY&t=149
텔레비전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오는 우리의 귀염둥이 윌리엄도 3의 법칙을 쓴다.
지금보다 훨씬 아가였을 때 코스모스를 보며 말한다. 한 편의 동시다. 문장을 3개 나열한 3의 법칙에 문답법의 퍼즐-솔루션, 반복법이 있다.
제목
꽃
리스트 1 - 서론
흔들흔들 코스모스,
어디에서 왔나?
리스트 2, 문답법, 퍼즐, 반복, 비교 - 본론
아가가 예쁜가?
꽃이 예쁜가?
리스트 3, 문답법, 솔루션 - 결론
아가가 예쁘지!
(관련 영상 1:50부터)
https://youtu.be/SQYluF6ET4U?si=r8ag9ji1w9T3O2OV&t=110
꽃에게 귀여운 레토릭을 쓰는 이 장면은 몇 번을 봐도 미소가 나온다.
3의 법칙은 이렇게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표현 스타일의 일부로 의도적으로 쓰기도 하고,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쓰고 있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수사법을 배우기도 하지만 언어를 배우듯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