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일이든 1만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된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한 분야를 꾸준히 시간을 들여 노력하면 환경이나 재능과 관계없이 그 분야의 대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40년 가까이 살아온 나는 인생의 대가인가.
아직은 많이 미숙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사람은 한가지 일에 몰두할때보다 그렇지 못한때가 더 많다.
심지어 하루에 한시간도 제대로 몰두하지 못할때도 많다.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시간이 없다.
무엇이 집중력을 뺏어가는지, 집중력을 되찾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을 설명해주는 좋은 선생님은 따로 있다.
모든 사람이 경험한 모든 분야의 대가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질문을 조금 더 좁은 범위로 좁히자면, 나는 왜 '좋은 개발자'가 되지 못했나.
이 질문을 긴 시간 해왔고,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인생의 1/4이 넘는 시간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살았다.
한순간도 게으름을 피운적이 없다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치열하게 살고자 했다.
거창한 커리어 목표는 없었지만, 정체성과 전문성을 잃지 않으려 했다.
경력과 함께 나이가 하나,둘 들면서 역할과 책임도 늘어났다.
부담감과 함께 회사와 세상을 향한 원망도 떠오를때가 있었지만 시야는 넓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 영상을 봐서는 배울 수 없는 깨달음이었다.
제품과 서비스는 세상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직 좋은 개발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러 시도를 해보며 배우고 성찰한 경험은 나눌 수 있을것이다.
많은 독자들을 고려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 내개는 먼 길이다.
그래서 몸담았던 회사의 후배 개발자들을 생각하며 글을 썼다.
말주변이 없어 미처 하지 못했던, 하고 싶었던 말들이다.
이제와서 이런 글을 쓰려니 왜 시간을 들여 직접 전달하지 못했나 후회되기도 한다.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지금 글로 쓰고 있는 관점이 바뀔수도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생각과 경험을 엮어내는것에 두려움이나 망설임을 담지 않으려 한다.
개발자로서의 성장,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 소프트웨어 품질, 소통, 개발자 조직을 이루고 같이 성장하는 방법.
가능한 협소하지 않은 시각에서 경험을 풀어내려 노력했다.
글쓰기란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하는것이라 한다.
내가 사랑했던 이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