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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유 Aug 07. 2024

오랜 친구에게

친구여, 너의 기억 속에는

언제였던가 우리가 함께였던 그 새벽

겨울밤의 차가운 바람이 발걸음을 끌고

어시장 한 귀퉁이 낡고 허름한 노포에서

비릿한 바다내음에 소주 한 잔

가슴 쓰라렸던 그 뜨거웠던 후회가 남아 있는가


찬 바람이 나돌던 그 새벽

여전한 어둠에 갇힌 항구에서

만취한 눈으로 졸음에 힘겨웠던 바다

우리는 무슨 짙은 미련이 남아서

쉽사리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을까

손 한번 휘저으면 금방이라도 어둠은 물러나고

달빛마저 눈을 감출 듯했던 그 새벽에


헤어짐의 아쉬움 때문이었는지

몇 걸음을 옮기며 숙취에 심한 두통 때문이었는지

발걸음은 바다로 이어지고 숲길로 다시 이어져

우리가 올랐던 바닷가 작은 공원에는

시인의 오래된 싯구만 눈에 들었었는데

너는 그 싯구가 기억나는지


오늘은

천년 전에 바람이 하던 장난을 너에게 하고 싶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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