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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국 Oct 28. 2024

달의 뒷면을 바라보다

나의 이야기

조금 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여태까지 쓴 이야기도 분명 나의 이야기였지만, 조금 더 날것의 느낌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아마 요즘 받는 스트레스와 여러 일들이 겹쳐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었고, 그에 따라 감정 정리도 힘들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들뜬상태가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직전까지 와버렸기 때문인 것 같다.

     

최근 내 감정 상태를 돌아본다면, 정말 사소한 것으로 우울해지고, 또 사소한 것으로 기분이 풀리는 것 같다. 다행인 건 이런 감정 기복을 다른 곳에다 표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 않을까.

     

최근에 너무 바쁜 일들이 있었고, 시험 기간도 겹치고, 언급하지는 않을 몇 가지의 일이 겹치다 보니 감정 소모가 심해졌다.

     

조울증인지 물어본다면, 그건 또 아니다. 솔직히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누구든 잠이 부족하면 예민해지지 않는가? 딱 그 정도인 것 같다. 단지 글로 써 놓고 보니 그렇게 와닿을 뿐.

     

솔직히 시험이 끝나면 전이랑 똑같이 들판에 풀어놓은 개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닐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지금 느끼는 기분을 기록하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을 잘 알고 있다. 잘 웃고, 생각 없이 살고, 딱히 사람과 트러블을 일으키지도 않고, 게임하는 것을 좋아하고 음악 없이는 살 수 없으며 맨날 이상한 농담 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

     

그래서 조금 가볍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아닐 수도 있다. 내가 보는 나와 주변에서 보는 나는 다른 법이니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겉에 보이는 나와 그 속에 있는 내면을 비교하면 살짝 다르다는 걸 느꼈다.

     

가장 다른 점은 바로 생각 없어 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뒤돌아서면 여러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정말 쓸데없는 생각까지도.

     

누구와 같이 있을 때 무슨 말실수를 한 것은 없는지, 상대방의 사소한 반응이나 말투, 단어 선택 하나까지 생각나고, 신경 쓰이고, 그 사실들로 인해 자주 위축되기도 한다.

     

과대 해석이라고 할까? 내가 생각하는 것은 거의 그런 것들이다.

     

그렇게 한 번 떠오른 생각은 상상력이라는 연료를 불태워가며 계속해서 나를 괴롭힌다. 내가 한 말이나 행동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을지, 또 부담스럽지는 않았을지, 나에게 한 말이 어떤 감정에서 비롯되었을지, 뭐 이런 것들 말이다.

     

사실 알고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들인데 혼자 신경 쓰여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적이 많은 것 같다.

     

이런 면에서 나는 그렇게 가벼운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사실, 누구나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과 내면의 모습은 다르다. 유리처럼 투명해 앞뒤가 구분이 가지 않는 사람이 존재하기는 할까?

     

우리는 모두 뒷면을 가지고 있다. 그 뒷면은 보이지 않더라도, 보여주기 싫을지라도 결국 자신을 이루는 한 표면이다.

     

마치 달의 뒷면처럼 말이다.

     

존중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안쪽에 있는 나를 내버려 둔다면 상처받는 것은 결국 자신일 뿐이다.

     

당신도 한 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앞면과 뒷면이 과연 뭐가 다른지, 그로 인해서 얻는 것은 무엇이고 잃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걸 본인이 알게 된다면, 사람을 대할 때도 더 편해지고, 힘든 상황이 와도 나의 앞과 뒤가 협력해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2024. 10. 28

      

PS. 이렇게 써 놓긴 했는데 전 생각보다 앞뒤가 다른 게 많이 없더라구요...?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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