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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체리맘 Apr 01. 2024

부자가 되면 좋겠다

장난감을 많이 살 수 있으니까.

만 5세 첫째 아이에게 경제관념이라는 게 생겼나 보다. 숫자를 배우더니 어느새 무한대의 개념을 굉장히 자주 쓰고, 큰 숫자는 일단 무한대라고 생각을 한다.

나도 어릴 적에 일십백천 만 십만백만천만억십억 백억 천억조... 하면서 숫자를 배울 때의 희열감이 생각이 났다.

엄청 커다란 숫자를 알아갈수록 온 우주를 섭렵하는 느낌이 들었달까?

나 스스로가 굉장히 똑똑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은 기억이 난다.


우리 아이도 그런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첫째 아이의 소원은 두 개인데, 하나는 엄마 아빠와 함께 100년 동안 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딸기를 실컷 먹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겨울딸기가 500그람 한팩에 2만 원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봄이라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

그래도 딸기의 제철은 봄이 아니라 겨울이라는데, 겨울에 나는 그 비싸고 빨갛게 익은 설향 딸기의 맛은 봄 딸기는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아이에게 모든 것을 주고도 더 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은, 어리석게도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가 갖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을 해주지 못할 때의 미어지는 마음도 부모가 돼서야 절절히 느꼈다.

이와 동시에 나와 우리 아이들을 먹여 살리느라 먼 타지에서 일하는 남편의 어깨가 얼마나 무거울지 안쓰러운 마음도 드는 게 우리네 삶일까?


부자가 되고 싶다는 아이의 말.

나는 어릴 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되돌아봤다.

내가 잘못해서 아이들이 결핍 혹은 물질만능주의를 배운 건 아닌지 하는 걱정도 됐다.

그렇지만, 아무리 부자여도 세상에 모든 장난감을 살 수도 없는 것이고, 그렇게 낭비를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쳤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아이들이 돈이 꼭 많아야만 행복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물론 돈이 많으면 행복지수가 어느 정도 기준선까지는 높아진다는 것은 학술결과로도 증명이 되어있는데, 그 이상의 기준에서는 돈이 더 많다고 해서 더더더더더 행복한 건 아니라는 것도 증명이 되어있다.

어찌 되었든 간에 나는 우리 아이들의 매일매일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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