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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엌실험실 May 15. 2024

30. 밀가루 day 2.

so far so good

오늘은 밀가루 day 2.

빵순이인 나는 아침에 빵을 먹고 빵을 먹이려는 생각에 신나서 일어나자마자 부엌으로 향했다.


새로 주문한 성이시돌 우유식빵을 굽고, 달걀을 익히고, 요거트랑 과일을 준비했다.

elimination diet 에서 유제품, 달걀, 밀가루를 먹을 수 있다면 아마 힘든건 다 지나갔다고 봐도 된다.

이렇게 브런치스러운 아침을 즐길 수 있다니!


태오아침 : 요거트+치아씨드+바나나으깬것 / 식빵구운것 / 달걀지단 (코코넛오일) / 블루베리 매쉬한것

바나나가 아주 많이 익어서 너무 달아서 신맛나는 요거트랑 함께 섞으면 서로 중화가 되어 좋다. 너무 단것도 안좋고 신맛 나는 요거트를 태오가 잘 안먹으려 해서 섞어주니 태오 최애 메뉴가 됐다.


블루베리는 기도폐쇄 위험이 있어서 손가락으로 꾹 눌러서 준다.

올리브오일은 발연점이 낮아서 패스. 해바라기씨 오일은 유전자변형 가능성이 있어서 패스. 베이킹 하려고 사둔 유기농 정제 코코넛오일을 쓴다. 발연점이 높고, 정제한거라 코코넛 특유의 향이 없다. 다만 한여름이 아니라면 상온에서 굳어있어서 숟가락으로 퍼서 써야한다는 약간의 단점이 있다. 또 포화지방이 높아서 많이씩 쓰지는 않고 아주 소량 쓰기 위해 팬에서 녹인후 닦아서 쓴다. 닦을때는 키친타올 중에서도 대나무 100%인 키친타올로 유해성분 안 남도록....


아기가 생기니 생각할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나도 이렇게 되는구나 싶다. 나 먹는거 내 입에 닿는것은 이렇게까지 안하는데ㅎㅎ

내 아침 : 스크램블 에그, 사워도우 빵 (타르틴 제품), 태오 주고 남은 자투리 식빵, 요거트, 블루베리, 바나나, 치아씨드, 호박씨


내가 사랑하는 사워도우 빵을 다시 먹을 수 있게 됐다!

비싸지만 컬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타르틴의 사워도우 빵을 좋아한다. 성분도 모두 굿.

태오 주려고 산 유기농 그릭요거트ㅎㅎ 나랑 남편도 덩달아 먹는다. 그릭요거트 자체도 비싼데 유기농이라니! 아무튼 다른건 아껴도 나는 먹는것에 돈쓰는건 관대한 편이라 아기 주려고 샀지만 우리도 먹는다. 블루베리는 자식만 먹이는 집 얘기를 듣기도 했는데 이해는 가지만ㅎㅎ 나도좀 먹자ㅎㅎ

내 간식 : 모나카

오늘은 엄마가 태오를 봐주러 오시는 날이다. 엄마가 좋아하는 간식인 모나카.

모나카 중에서도 성분이 괜찮은건 내가 본 중 이게 유일하다. 다른 모나카들은 물엿이 거의 대부분 들어가더라. 물엿은 집에 하나씩은 있는 재료이지만 (우리집에도 있다) 얼마전 옥수수로 만든 물엿의 정체를 알고 난 뒤부터는 사용하지 않고, 성분에 들어있으면 안먹으려고 한다. 일반 물엿은 영어로 corn syrup 인데, 미국에서 과자 빵 등에 널리 사용되다가 설탕보다도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서 점점 먹지 않는 추세이다. corn syrup은 설탕보다 당뇨, 고혈압 등 기타 심장질환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아무튼, 옥수수 물엿 대신 국내산 쌀엿이 들어간 모나카. 내가 좋아하는 품목은 아니지만 태오를 보기 위해선 당충전은 필수니까ㅎㅎ

내 점심 : (엄마찬스) 김밥 (달걀, 시금치, 당근, 우엉, 당무지), 쑥 된장국

요즘 피로가 쌓여서 주말에도 길게 요리하지 못해서 엄마 음식에 의존도가 높아졌다. 밥이 좀 질려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마침 김밥을 말아서 오셨다. 소풍갈때 싸주셨던 김밥맛이 떠올라서 더 좋았고, 사먹는 김밥에서 나는 조미료의 쨍한 맛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집밥을 먹으면 먹을수록 밖에서 사먹는 조리료 맛에 예민해지게 된다.

태오 점심 : 서리태(검은콩), 칠분도미(백미와 현미 중간), 당근, 시금치, 우엉

엄마가 태오 이유식까지 만들어오셨다. 보통 먹는 것보다 질감이 묽은데 너무 lumpy 할까봐 만들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하셨다. 나도 이유식 만드는 초반에 겪었던 문제다ㅎㅎ 끓이다가 갈았다가 다른 재료 넣고 또 끓이다가 갈았다가를 여러번 반복하는 실수ㅎㅎ 이것도 넣고 싶고 저것도 넣고 싶은데 아기가 먹는 질감을 신경쓰고 또 덜 끓이면 덜 익을까봐 다시 끓이고 등등 10분이면 만들 수 있을것 같은 비주얼지만 이런 죽 같은걸 만드는데도 1시간이 훌쩍 넘어간다. 이제는 조금 적응이 돼서 빨라진 편이다.

내 점심 간식 : 라떼, 바나나브레드

집 근처 카페에서 배달시켜 먹은 디저트! 얼마만에 카페 디저트를 먹는단말인가. 견과류 안든 걸 확인하고 먹었다.

내 저녁 : 흑미밥, 닭도리탕, 호박찌개, 무 찐것 (태오 주고 남은것)

엄마가 만들어주셨던 것들인데 냉털을 위해, 그리고 요리하기에 기력이 없어서 데워먹기로 했다. 엄마찬스 없다면 elimination diet 는 둘째치고 먹고 살기 힘들었을거다.

앗, 태오 저녁을 찍지 못했다. 그치만 적어보자면.

태오 저녁 : 만들어 두었던 죽(닭고기, 브로콜리, 현미), 무 찐것, 브로콜리 매쉬한것


태오가 응가를 하긴 하는데 약간의 변비 기운이 있어서 죽과 함께 무를 쪄서 함께 줬다.

근데 무가 약간 덜 쪄져서 목에 걸려 콜록콜록 힘들어하다가 목에서 무가 튕겨져 나왔다. 어른이 먹기에는 부드럽긴 하지만 더더더 부드럽게 익혀야 한다는걸 다시금 깨달은 하루. 더 익히느라 못 먹이는 한이 있어도 더더 익히자! 자기주도식 하는 아기에게 특히 더 위험한 기도폐쇄는 부모가 주의하고 잘 관찰하고 대처방법을 익혀야 한다.


내 저녁 간식 : 당근케익바, 다크초콜릿

밥맛은 좀 덜하고 간식이 땡기는 날이다. 오늘 옷을 사러 갔는데 옷 핏이 살지 않아서 우울했다. 출산 후 돌아오지 않은 몸무게 + 늘어난 등 살 + 수유로 인해 사이즈 업 된 가슴 등등의 조합으로 핏이 별로다. 심지어 피팅룸에서 등에 생긴 튼살을 처음 발견하기도 했다.


이럴수록 마음먹고 자제해야 하는데 태오를 재우고 육퇴 후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었다... 감정에 따라 음식을 먹는건 안좋은 습관인데 알지만 자꾸 하게 된다... 변화가 필요함을 느낀다.


밀가루 day 2 이지만 점심 한끼 정도만 먹였는데 내일은 두끼정도 먹여봐야지 싶다.

내일은 파스타를 먹여볼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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