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서 이어진 색채의 풍경
다정스러운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뜰로 나가
하루를 조용히 마무리하는 시간이 좋았다.
이날은,
차, 뽀송한 구름과 눈 밭 모두 하얗게 다가왔다.
지나칠 뻔했던 그저 시들어버린 잎사귀 같아도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었다.
조심스레 그리고 부드럽게,
길게 넓게 뻗어있는 구름이다.
피치 색으로 변해 갔다.
땅 위에 머물렀다.
발바닥으로 밟은 그 땅 위에서
숨을 깊이들이 마시고 온기를 느껴보았다.
진한 연필로 꽤나 힘을 주어
스케치한 듯한
나뭇가지가 눈에 띄었다.
차가운 바닥에 내동댕이 쳐있는
꺾인 나뭇가지를 저 멀리 던져볼까?
마라의 쓴 물이 단물이 될지,
이 행동이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이 하루하루 보이는
저녁노을 자체가 작은 기적인 것을 깨닫게 된다면,
무슨 기적을 더 기대할까?
허공을 가르며
Slowly but Surely
이동하고 있는 금빛의 구름은
꽤나 여유로워 보였다.
그리고 근사했다.
나에게 전혀 익숙하지 않은 노을빛이었다.
시들어버린 잎사귀들도
여전히 춤을 추고 있는 듯 보였다.
어느새 예측할 수 없던 이 도시의 하늘빛이
가로등과 만났다.
한낮의 따사로운 빛이 아닌,
온화하게 감싸주는 듯한 빛이
이 도심과 렌즈와 내 눈을 비추고 있었다.
깨끗하다.
나는 여러 장의 사진을 꺼내어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멋진 풍경을 회상했다.
약간은 기울어진 마음을 바탕이 되었지만,
다시금 감사하는 마음을 이끌어내고 바로 서보니
온전히 성장과 결실의 정수(精髓)로 이어진 듯하다.
빛의 엷은 허공을 가르던 그날,
그렇게
다시 그날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오늘이야말로
제일 빛나는 날이라 여기며
더 화려하게 빛날 생각도
더 어둡게 빛이 사라질 생각도 없이
그저 온전하게 깨끗하게 겸허히 마무리하고 싶다.
-미국 콜로라도의 2009로부터 삶 속에 저장된 또 하나의 색채를 기억하고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