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 척 사는 성인
나는 이제 누가 봐도 중년인 나이지만 어른이라는 단어가 낯설다. 어른이라는 단어가 낯선 건 어른은 경제적인 건 물론이고 내면까지 독립을 이뤄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난 그냥 쫄보이기 때문이다.
이 나이 먹어보면 알 거다. 20대의 마음과 30대의 마음 그리고 40대의 그것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그저 노인네의 주책맞은 한탄이 아니다.
나이를 먹어서 달라지는 것을 찾자면 미묘한 입맛이나 아주 살짝 느슨해진 생각이나 피부의 처짐.... 그래도 사회에서 이리저리 체이는 횟수가 늘어난 만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노련해지기는 했다. 이 노련해 짐을 어른에 빗대자면 어른이 맞기도 하다.
성인. 이쪽이 더 거부감이 없는 건 19세 이상의 모든 사람을 지칭하는 분류상 단어이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43년 된 사람은 너무 기니까~
사실 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나를 스스로 돌봐야 하고 내 가족도 돌봐야 하고 다 돌봐야 하는 돌보미 인생의 책임감은 늘 버겁다. 마음 한 귀퉁이에 아직도 누군가에게 의존하며 살고 싶은 본능을 숨기고 오늘도 자립심 강한 능동적인 사람인 척 살고 있다. 티 내면 후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