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이 0.65명이며 역대 최저 기록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수치이고 우리나라는 소멸의 위험에 처해 있다는 내용들이었다. 거기에 부차적인 기사 중 아이 대신 강아지 키우는 한국이라는 기사를 보게 됐다. 그 기사에는 엄청난 악플들이 달려있었다.
기사가 쏟아져 나온 직후 해외 신문사의 기자에게 메일이 왔다. 나의 인스타툰을 보고 아이를 갖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면 인터뷰를 요청하는 글이었다. 한국 사회의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우리는 40대 중반의 부부고 아이 없이 강아지를 키우는 딱 거기에 부합하는 가정이다. 기사들에 달린 많은 비난들을 보고 난 직후 그런 인터뷰 요청을 수락하기에는 배포가 없을뿐더러 한국 사회에 딩크족을 대변하는 입장에 스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다. 며칠을 고민하며 답장을 미루다 결국 오늘 거절의 회신을 보냈다.
우리가 아이를 갖지 않은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늦은 결혼이었고 부모가 되기에 그만한 열정이 없었다. 이유를 깊숙이 들여다본다면 한국 사회의 문제까지 파고들 수 있겠지만 다른 것에 원인을 찾고 싶지 않다. 그저 우리가 품을 수 있는 책임이 현재 노쇠하신 부모님들과 반려견들이 최대치라고 인정했을 뿐이다.
최악의 출산율과 기사들을 보면서 지금, 이 글을 이 시기에 쓰는 게 맞나 고민이 되고 조심스럽다. 하지만 난 딩크족이나 펨펫족이 옳은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싶지 않을뿐더러 아이가 주는 행복과 감동을 평생 모르는 안타까운 사람일 수도 있다. 누가 어떤 입장에서 내 글을 읽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길 바란다.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단정 짓기에 삶은 사람 수 만큼 존재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