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 이야기
한마디 표현 "귀여워~"
미디어에서 보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표현할 때 후광이 비치면서 종소리가 나기도 하고 여러 표현이 나오는데 저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화려한 느낌보다는 어느 날 남편의 모든 것이 귀여워 보였습니다. 같이 식사를 하다 옷에 밥풀이 묻은 모습조차도 귀여워 보였습니다. 그 무섭다는 '상대의 모든 것이 귀여워 보이면 게임 끝'이라는 이야기가 진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귈 때 남편만 보면 웃음이 나고 귀엽다고 생각이 드니 자연스럽게 "귀여워~"라고 많이 표현했고 결혼 후에도 사귈 때처럼 모든 것이 귀엽지는 않지만; 귀엽다는 표현을 습관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 귀여워~"라고 표현할 때 '우리 부부는 사랑하고 있구나'라고 자연스럽게 체감되는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서로 맞춰가야 할 게 많고 지친 일상에 잠시라도 부부가 사랑을 체감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마디의 작은 표현이지만 하나하나 쌓여 결혼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냉전시간 줄이기
우리 부부는 싸운 후에 화를 푸는 과정이 서로 다른데 남편은 혼자서 화를 풀어야 했고 저는 대화로 화를 풀어야 했습니다. 냉전일 때 대화를 하지 못하다 보니 대화로 풀어야만 하는 저는 냉전시간이 길어질수록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운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그래서 억울하지만 먼저 화해하자 말을 걸어야만 했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먼저 화해하자 말을 걸은 덕분에 냉전시간이 줄어 결혼생활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양가 부모님께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은 것
당연한 것이지만 저희 부부는 양가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양가 부모님께서는 며느리라면, 사위라면 과 같은 관습적인 것들이 있으셔서 결혼생활에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양가 부모님께 경제적 도움을 받았다면? 양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부부가 주체적으로 대응하기가 지금보다 더 불가능할 것이고 결혼생활을 이어가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결혼생활을 이어간다는 것은 부부가 매일매일 꾸준히 노력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결혼 전에는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 대부분의 갈등은 바로바로 해결되지 않는 것들 투성이었습니다. 표현 한마디, 작은 배려 하나하나가 결혼생활을 이어가게 하는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길고 괴롭지만 미래에 어느 날 우리 부부가 서로 "당신 고생 많았어.."라고 토닥여 주는 성숙한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